유민(遺民)의 사전적 의미는 “없어진 나라의 남아 있는 주민”이다. 평양성 함락 이후 고구려 유민의 거주에는 심한 변화가 있었다.
당이 고구려의 전 영역이 아닌 평양지역과 요동 일대만을 점령할 수 있었던 상황도 사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고구려 영역은 농경, 삼림지대 및 초원지역을 포함하고 있었고 고구려인의 생활양식도 다양했던 점이 이주를 촉진시키는 원인의 하나였다. 일부는 고구려 부흥운동을 벌이기도 했고, 당에 의해 강제로 이주된 주민도 있고, 전란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주민도 있다.
이들의 동향은 동북아지역에 적지 않은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는데, 일부 유민은 대조영의 지도하에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기회를 잘 포착해 발해를 건국하는 데 성공했다.
고구려 계승을 표방하였던 발해는 역시 고구려 주민의 하나였던 말갈족을 포용하여, 고구려 계통이 지배층을 형성하였고, 말갈족이 피지배층을 형성하였다.
돌궐과 당이 대립하는 국제환경 속에서 꾸준히 국세를 성장시킨 발해는 9세기에 들어서는 '해동성국(海東盛國)'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력을 떨치게 되었다.
발해는 고구려 계승국으로서만의 의미가 있는 나라가 아니다. 발해 주민을 이룬 여러 종족의 하나였던 말갈족은 훗날 여진족으로 불리게 되는데, 이들은 발해 유민과 더불어 금을 건국하게 된다.
이 책은 발해의 건국 과정을 다른 책에서 보다 상세히 다루었고 발해 멸망 후의 유민의 활동의 의미를 다른 각도에서 조명했다.
이윤섭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동네 아이들과 극성스럽게 놀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책 읽기'에 몰두했다. 한국 경제사를 공부하고 싶어 대학에 들어갈 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선택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학문 연구할 뜻을 접었다. 대학시절에는 팸플릿, 소책자, 자료집을 작성하기도 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지금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다.
9·11 테러가 나자 정치 관련 도서를 출간하기로 출판 계약을 맺었던 출판사가 서둘러 요제프 보단스키의 [오사마 빈 라덴]을 번역 출판하려 하여 이 책의 일부를 번역하고 전문을 감수하게 되었다. 그동안 번역은 생각하지도 않다가 이 때문에 몇몇 번역서를 내게 되었다. 그리고 기존의 영어 학습용 도서 가운데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극히 적다고 생각하여 영어 학습서를 내기도 했다. 또한 저자는 기존의 역사서들이 '일국사一國史'적 시각으로 한국사를 기술하는 데 깊이 회의하여 한국사를 '세계사'의 일부로 서술하는 데 힘쓰고 있다.
번역서 : 오사마 빈 라덴(명상, 2001)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창해, 2003) 대중의 미망과 광기(창해, 2004) 세계는 평평하다(창해, 2005)
저서 : 역동적 고려사(필맥, 2004) 쉽지만 깊이 읽는 한국사- 삼국시대편 (백산서당, 2004) 객관적 20세기 전반기사(필맥, 2010) 박정희정권의 역사(필맥, 2011) 세계 속 한국근대사(필맥, 2012)
1. 서문
2. 1장 고구려 부흥운동과 신라?당 전쟁
3. 2장 발해 건국
4 .3장 발해의 성장과 당과의 전쟁
5. 제4장 안록산의 난과 발해의 대응
6. 5장 발해의 멸망
7. 제6장 발해 유민의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