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소개
흥미진진한 문체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 소설이다. 일상을 거울로 바라보는 듯한 이야기속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그동안 일상속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다. 반전의 묘미가 있어 눈을 뗄 수 없는 내용으로 소설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 줄거리
고등학교 교사인 민엽은 부인, 두 아이와 단란하게 살고 있다. 어느 초여름, 네 식구는 오랜만에 놀이공원에 다녀온다. 약간 나른하면서도 행복한 기분으로 아파트에 들어서자 아내인 혜린은 습관대로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꺼낸다. 여러 개의 우편물을 훑어본 그녀는 그중 하나를 민엽에게 내민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우편물을 받아 서재의 책상 위에 올려둔다. 그런 다음 샤워를 하고 나서 확인한 결과 어느 금융회사에서 보낸 독촉장임을 알게 된다.
민엽은 최근에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린 적이 없다. 아주 오래 전에 아파트를 구입할 때 빌린 대출금은 이미 상환한 상태이다. 또한 금융회사 이름도 자신이 거래한 은행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잘못 보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틀 후에 다시 독촉장이 온다. 그제야 그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고, 아내의 종용으로 금융회사에 연락을 취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뜻대로 연락이 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그 문제에 사로잡히게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학교 업무와 가정에 소홀해지기 시작한다. 그 후 또다시 독촉장이 오게 되고, 참을 수 없게 된 그는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금융회사를 찾아간다. 마침내 담당자를 만난 그는 자신의 이름이 금융 전산망에 올라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다소 마음이 놓인 그는 업무와 가정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직원의 확인과는 달리 여러 날이 지난 후 독촉장은 다시 오게 되고, 그는 또다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데…….
전광섭(全光燮)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였고 계간지 ‘자유문학’에 중편 ‘항구’와 ‘진정한 용기’로 등단하였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원이며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라나무 숲 이야기’, 장편소설 ‘자새미 마을의 역’, ‘크림케이크’, ‘죽은 자를 위한 기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