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 차원에서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한국인에게 있어 영어학습은 하나의 ‘사명’이요 ‘의무’가 된 느낌이다. 이를 위해 개인 차원에서나 사회적 차원에서나 한국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 노력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투여(input)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output)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영어학습이 이토록 비효율적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영어교육 방법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 한 가지 주요 요인이다.
흔히 영어학습을 독해(reading), 청취(hearing), 말하기(speaking), 작문(writing) 등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는데 한국인은 다른 것은 몰라도 독해는 잘한다, 독해 위주로 학습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는 가장 그릇된 선험적 주장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독해가 아니라 ‘(영어라는) 암호 해독법’이다. 언어학습을 암호 해독식으로 한 것이 과거 일본 영어교육의 가장 큰 오류였는데 한국이 이를 그대로 따라했다. 암호 해독을 위해 문법을 가장 먼저 가르쳤고 많은 문법 용어가 나왔다. 문법은 외국어 학습에 필수이나 외국어 표현을 어느 정도 익히기 전에는 가르쳐서는 안 되는데 처음부터 가르치고 어려운 문법용어를 써서 학습자의 학습 의욕을 크게 떨어뜨렸다. 그 암호 해독 방법의 하나가 ‘5형식’인데 한때 모든 영어문장을 해독할 수 있는 비법인양 알려졌지만 사실은 영어학습을 망친 가장 큰 원흉이다.
그릇된 암호 해독법을 6년간 배운 세대에게 영어는 지겨운 것이고 독해수준은 형편없을 수밖에 없다. 한국인의 영어 실력은 모든 영역에서 보잘 것 없다.
전통적인 한국의 외국어 학습법은 해당 언어로 쓰인 고전을 암송하는 것이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고려와 조선의 사대부들이 한문고전에 대한 이해가 중국 지식인 못지않았고 한문학사에 길이 빛날 뛰어난 시와 문장을 남긴 것을 보면 이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요즈음 자칭 타칭 ‘영어 도사’, ‘영어 전문가’는 많지만 어디 영문학사에 남을 명시와 문장은 그만두고라도 영시 비슷한 것이라도 지을 수 있는지.
고전 암송이 효과적이었던 것은 한문 학습참고서가 전혀 발행되지 않은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모든 시험 답안을 한문으로 작성해야 했던 시절이므로 한문 학습의 필요성은 지금의 영어보다 수십 배는 더한데도 한문 학습참고서는 전혀 없었다. 한문, 한시 이해와 작문, 작시에는 요령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답안을 한문으로 썼던 세대가 요즘의 영어시험에서 영어문장은 고사하고 영단어 하나 쓰지 않고 사인펜으로 ①, ②, ③, ④ 숫자 위에 먹칠하는 것을 보면 “이런 기괴한 외국어학습법과 시험방식도 있나” 하고 정말 놀랄 것이다.
두 번째는 어휘를 제대로 익히지 않기 때문이다.
본래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영단어는 1,500 정도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아는(안다고 믿는) 어휘’는 이를 훨씬 능가하는 데도 말하기나 독해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학습방법의 결함으로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므로 어휘 활용을 잘 하지 못하게 된다. 자주 쓰이는 단어일수록 의미가 다양하여 5개 이상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기껏해야 2~3개 정도 알면서 그 단어를 안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의 어휘 실력은 엄청나게 과장되어 있다.
쓸데없는 문법지식에(한국인의 영문법지식은 시험을 위한 것에 불과하지 정확한 영어 사용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어휘를 애매하게 알면서도 문법도 잘 알고 단어도 많이 아는데 영어가 안 된다는 가소로운 착각을 하는 일이 많다.
영어에서 막히는 것은 대부분 학습자의 불완전한 어휘력과 전반적인 지식의 부족 때문이지 문법지식의 부족 등 다른 이유인 경우는 많지 않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동네 아이들과 극성스럽게 놀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책 읽기'에 몰두했다. 한국 경제사를 공부하고 싶어 대학에 들어갈 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선택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학문 연구할 뜻을 접었다. 대학시절에는 팸플릿, 소책자, 자료집을 작성하기도 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지금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었다.
9·11 테러가 나자 정치 관련 도서를 출간하기로 출판 계약을 맺었던 출판사가 서둘러 요제프 보단스키의 [오사마 빈 라덴]을 번역 출판하려 하여 이 책의 일부를 번역하고 전문을 감수하게 되었다. 그동안 번역은 생각하지도 않다가 이 때문에 몇몇 번역서를 내게 되었다. 그리고 기존의 영어 학습용 도서 가운데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극히 적다고 생각하여 영어 학습서를 내기도 했다. 또한 저자는 기존의 역사서들이 '일국사一國史'적 시각으로 한국사를 기술하는 데 깊이 회의하여 한국사를 '세계사'의 일부로 서술하는 데 힘쓰고 있다.
1 영어, 모든 길은 동사로 통한다.
2 서문
13. Keep(kept, kept)
14. Turn
15. See(saw, seen)
16. Set(set, set)
17. Call
18. Like
19. Look
20. Know(knew, known)
21. Buy(bought, bought)
22. Think(thought, thought)
23. Feel(felt, felt)
24. Need
25. Stand(stood, stood)
27. Tell(told, told)
28. Change
29. Open
30. Play
31. Pay(paid, paid)
32. Work
33. Lose(lost, lost)
34. Carry
35. Win(won, won)
36. Drop
37. Try
38. Find(found, found)
39. Fall(fell, fallen)
40. Draw(drew, drawn)
41. Fly(flew, flown)
42. Expect
43. Show
44. Cover
45. Rise(rose, risen)
46. Raise
47. Start
48. Move
49. Meet(met, met)
50. Hear(heard, he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