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상을 등지고 사는 즐거움을 위한 발칙한 상상
나이 마흔을 훌쩍 넘어 지천명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세속의 먼지 털고 어디론가 훌쩍 숨어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곤 한다. 일과 가족, 친구와 놀이를 벗어버리고 아무것 치근대지 않는 너른 독방을 꿈꾸는 것이다. 가끔은 망상이고 때론 희망이지만 우리는 그런 탈출과 해방을 놓아버리지 못한다.
여기 그 공상을 글로 펼친다. 인생이라는 감옥에 갇혀 결코 실현되지 않을 것 같은 허虛의 세상, 그러나 저 산 넘어 분명 존재하는 날 것의 세상을 그려본다.
[목차]
시작하는 말
저만치 산등성엔 구름안개가 허리를 펴고
산은 산이 되고 물은 물이 되는 세상에 들어서서
첫날밤 산골 하늘엔 별빛이 그리움을 재우고
밤꽃향 너울대는 옛 밭두렁엔 새악시 마냥 수줍은 앵초가 피고
어디선가 짙은 더덕 냄새가 바람을 타고 소나무 밭에 찾아왔다
씨앗은 밭에 심고 마음은 바람에 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