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1989년 출판된 마광수 교수의 첫 에세이지만, 누구나 한번쯤 그 제목을 들어봤을 정도로 베스트셀러였다. 이 책은 그 당시 우리 사회에 아주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아주 신선한 생각을 접하게 하여 읽은 게 보람 있었다는 칭찬을 들었다. 그렇지만 문인, 교수, 종교인 등에게서는 호된 비난을 받게 되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나친 쾌락주의로 서민들을 혹세무민(?)하여 우리 사회를 성적(性的) 향락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었다.”(‘작가의 말’ 중에서)
하지만 이 책을 자세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제목’과는 달리 이 책의 평가가 야한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의아할 것이다. 2012년인 현재 읽어도 이 책은 여전히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정신적 영역은 1989년 시계에서 그리 벗어나지 않았다는 슬픈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정치적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루어냈지만 문화적 민주화는 아직 멀고도 멀었다. 한국은 빨리 촌스러운 수구적 봉건윤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가 진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고정관념이라는 ‘트루먼 쇼’를 종결시키는 최고의 책!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이 사상서에 버금갈 만큼 철학적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의 니체처럼 우리의 꽉 닫힌 ‘정신 틀’에 망치를 든 사람처럼 나타난 마광수 교수의 사상서나 다름없다.
하지만 아주 쉬운 문장과 물 흐르듯 흐르는 자연스런 이야기로 쉽사리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마광수 교수는 교수답지 않게 현학적이지 않다. 그 점이 바로 마광수 교수만의매력이다. 그는 입심이 참으로 탁월하다. 입심이 얼마나 좋으냐 하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지식인의 허세가 전혀 없이, 장황하고 현학적인 구석이 한 군데도 없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마치 누군가가 내 앞에 앉아 인생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아직까지 21세기에도 우리 사회에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와 같은 우리의 닫힌 정신적 틀을 깨뜨리는 책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또 반면에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이 시대에도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반드시 꼭 읽어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고정관념이라는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교과서에는 절대로 없는 날것의 ‘인생수업’의 진정한 멘토
마광수 교수는 윤동주, 박진영과 함께 연세대학교의 3대 명물로 손꼽힌다. 그는 1989년 우리 사회에 문화적 충격을 주는『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에세이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폐쇄적인 우리 사회의 정신적 틀을 깨뜨리는 선구자적 사상서임에도 불구하고 책제목 때문에 ‘야함’에 대중적 관심의 무게중심이 옮겨져 그 핵심적 사상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 시대 방황하는 청춘들은 ‘아무도 똑바로 말해주지 않는 인생 속살의 진실’을 그에게서 발견해야 한다. 그는 ‘시대를 앞서간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너무 저평가되어 왔다. 그 이유는 우리의 지식인 사회에서 ‘백성들 위에 군림하며 뭔가를 가르치려 드는 문학’인 ‘훈민문학(訓民文學)’이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권위와 위선과 가식을 벗어던지고 시대를 앞선 솔직하게 야(野)한 주장을 펼친 죄로 표현의 자유를 구속당했다.
그의 지나온 이력을 살펴보면 젊은 문학적? 사상적 천재의 탄생이 우리 사회의 문화적 권력에 맞선 이단자로서 어떻게 족쇄를 차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윤동주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25세의 젊은 나이에 대학 강의를 시작으로 28세에 홍익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낸다. 또 26세에 벌써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한다. 이후 1984년부터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그러나 1992년 10월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으로 전격 구속이 된다. 그것도 수업 중 긴급체포라는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진다. 두 달 동안 수감생활을 한 후 95년 최종심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연세대에서 해직되고 98년 복직됐으나, 2000년 재임용탈락의 우여곡절 끝에 현재 연세대학교 교수로 있다.
새콤달콤한 사탕발림식 멘토가 아니라, 삶의 솔직한 맨살을 찢는 충격을 주더라도 현상 너머 실체로 안내하는 이 시대 진정한 멘토, 마광수 교수를 재평가하는 계기로 그의 작품들을 손쉽게 <책읽는귀족>의 전자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서시
개정판 서문
책머리에
제1장 잊혀지지 않는 여자
잊혀지지 않는 여자/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사랑의 상징으로서의 '불' / 제2의 사춘기/ 대학생 부부 / 일, 사랑, 놀이 / 결혼과 성/ 광고와 성/ 음악과 성/ 사랑과 용서/ 멋쟁이 만드는 교육/ 여름과 나/ 가을이 주는 의미/ 꿈과 쾌락의 가치/ ‘피의 시’ 와 ‘꿈의 시’
제2장 솔직한 배설을 위하여
사랑학 4장/ 바람/ 행복/ 교양 있는 여자/ 내가 부렸던 오기/ 4월/ 산이 있으니 바라본다/ 가을을 기다리며/ 가을, 자연, 인생/ 솔직한 배설을 위하여/ 내 사랑하는 어머니/ 어머니의 자녀교육 / 젊은 엄마들에게 주는 글/ 그리피스 조이너의 손톱
제3장 시와 성
시와 대리배설/ 마조히즘적 쾌락에의 동경/ 봄, 여인, 고양이 ― 그 고혹적인 화음/ 리비도의 전이/ 성적 쾌감과 죽음의 쾌감/ 관음증과 나르시시즘의 복합/ 육체적 고통에의 그리움/ 페티시즘의 시적 승화/ 정자들의 무서운 질주/ 외로움, 사랑, 손톱
제4장 정신주의와 육체주의
미(美)의 민주주의/ 정신주의와 육체주의/ 연극을 보는 심리/ 더위를 벗 삼은 조상들의 슬기/ 서울/ 에로티시즘과 센세이셔널리즘/ 불교와 기독교/ 청소년들에게 주는 신년 메시지/ 역설적 의도의 자기암시/ 신념의 공해/ 그때 책 읽던 생각/ 섭세론(涉世論)/ 한 여인의 성적 자각과정
제5장 작은 것도 아름답다
똥타령/ 빈센트 반 고흐/ 작은 것도 아름답다/ 성문학의 소개와 개발/ 아름다운 마조히즘의 연가/ 서울의 우울/ 나의 대학시절/ 여대생/ 행복에의 길/ 심리주의 비평과 문학/ 센세이셔널리즘의 극복/ ‘해설’ 전성시대/ 진정한 세계문학을 위하여/ 고전으로서의 전기(傳奇)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