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명당 혹은 삶을 돌아보는 공간, 선인장 모텔을 찾은 그들의 사연.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세 가지의 다른 이야기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조리법에 따라 만들어지는 음식은 천차만별이다. 글 또한 마찬가지다. 크게 보면 한 가지 키워드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작가의 시각에 따라 나올 수 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이 책은 사회 문제, 그리고 우리 주변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자살’을 소재로 한 세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등장인물들은 ‘자살’하기 위해 한 곳에 모이고, 죽음 앞에서 각자의 상처를 털어놓고 서로를 다독인다. 그들에게 삶이란 무엇이며 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음’이라는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다시 삶으로 돌아 가기 위한 발단으로 그리고 있는 [그해, 겨울], [선택한 죽음]과 ‘죽음’의 1차원적인 느낌을 그대로 담아 공포스럽게, 그러나 때로는 공포 속에서 슬픔을 느낄 수 있게 풀어 쓴 [707부대]는 소재에 대한 접근 방식, 표현이 각각 다르다. 다양한 캐릭터를 비롯해 각 작품의 특징이 살아있는 문체와 흐름, 그리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자.
그 해, 겨울 ? 임소희 선택한 죽음 ? 강효선 707부대 ? 이기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