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지식인, 타임머신을 타고 현대 독일에 오다!
송나라 지식인 가오타이의 현대 유럽 방문기『천년의 여행자』. 20세기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인 헤르베르트 로젠도르퍼의 작품으로,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는 철학적인 질문들로 가득하다. 중국 송나라의 고위관리이자 시인인 가오타이는 타임머신인 시간나침반을 타고 천년 뒤 중국으로 가려다가 실수로 천년 뒤 독일에 도착한다. 낯선 세상에 떨어진 그는 친구도 사귀고 연애도 하면서 현대문명을 좌충우돌 접하게 되고, 그러한 이야기들을 편지에 담아 시간나침반을 통해 송나라에 있는 친구에게 보낸다. 천년을 건너 옛 중국으로 간 서른일곱 통의 편지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1934년 이탈리아 티롤의 보젠에서 태어났다. 전후 20세기 독일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첫 작품인 '폐허의 건축가DER RUINENBAUMEISTER'(1969)는 독일 소설의 명작으로 평가받을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뒤이어 높은 평가를 받은 그의 작품 '스테파니STEPHANIE'(1995)는 독일의 권위 있는 상인 슐레겔 티크 번역상THE SCHLEGEL TIECK TRANSLATION PRIZE 최종 후보에 올랐다. 1969년 이후 다수의 장단편 소설을 발표했고, 그의 소설들은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작품으로 '아마존의 밤' '로마로의 초대' '시적인 혼돈에 대한 보고' 등이 있다.
첫 번째 편지-부디 자네가 이 편지를 잘 찾을 수 있기를
두 번째 편지-하늘마저 끝없는 연무와 검댕으로 이루어진 저 아득한 세상
세 번째 편지-계절은 천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름이었고
네 번째 편지-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다섯 번째 편지-우리보다 좀 더 행복한지 불행한지
여섯 번째 편지-마치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된 것마냥
일곱 번째 편지-마법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여덟 번째 편지-파랗고 노란 구명보트를 바라보며
아홉 번째 편지-인식욕은 두려움과 공포보다 더 크다
열 번째 편지-익숙하고 정이 든 환경에서 앞으로 나아간다면
열한 번째 편지-반짝이는 눈빛이나 정력은 아직도 변함없네
열두 번째 편지-장군들은 이빨을 드러내놓고 손에는 곤봉을 든 채
열세 번째 편지-모든 것을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것만이
열네 번째 편지-마치 시간이 물처럼 손에서 빠져 나간다
열다섯 번째 편지-내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열여섯 번째 편지-샤오샤오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애태우며
열일곱 번째 편지-두툼한 장막을 옆으로 밀치고 창가에 서면
열여덟 번째 편지-마치 딴 세상에서 온 사람처럼
열아홉 번째 편지-내가 이곳을 여행하는 것이 평범한 일은 아니지만
스무 번째 편지-파오렝 부인과 사랑에 빠진 뒤부터
스물한 번째 편지-신분이 낮은 사람들의 질투가 지배하며
스물두 번째 편지-낯선 곳에 가면 그곳 풍습을 따르고
스물세 번째 편지-한참 동안 잠에 들지 못한 채
스물네 번째 편지-조그마한 텃밭을 일구고 사랑을 실천한다면
스물다섯 번째 편지-죽은 슈베트의 정신과 내적으로 합일되는 느낌이
스물여섯 번째 편지-다 갉아먹어서 무너져 내린 침대와 장롱 속에 벌레처럼 앉아
스물일곱 번째 편지-자네도 모테 샹동을 알게 된다면
스물여덟 번째 편지-올가을 마지막 새 달이 떴네
스물아홉 번째 편지-내가 얻은 많은 깨달음을 비밀로 할 수밖에
서른 번째 편지-중국에서 온 키 작은 연인
서른한 번째 편지-한 번 빠지면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만큼
서른두 번째 편지-아무도 그를 믿지 않는 것 같았네
서른세 번째 편지-두 눈으로 현실을 똑똑히 보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서른네 번째 편지-인간의 현재 모습이 어떠한지
서른다섯 번째 편지-이곳 세상과 나와의 인연이 차례차례 풀리고
서른여섯 번째 편지-우리는 이별에 대해서 더 이상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서른일곱 번째 편지-집 마당에 목련꽃이 피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