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래, 그냥 살던 대로 사는 거야, 영악하게 사는 것보다 조금 어벙하게 사는 것도 좋은 게야, 따듯한 자리 내어주며 그렇게 사는 거야.”
2011년 등단한 수필가 조경희의 첫 수필집 <지나가는 이야기>(북랜드)에 나오는 구절이다. 골목 어귀의 참한 도예공방 주인이기도 한 오십대 중년 작가가 구워낸 이번 수필집에는 그녀가 빚어내는 도예품인 장물 종지나 찻잔, 자기 무릎을 끌어안고 앉은 조그만 인형들처럼 작고 소박하지만 따사로운 온기가 넘치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가 빚은 도자기 작품 사진도 함께 수록한 이 작품집에는 8부로 나눈 총 31편의 소담스런 작품이 들어 있는데, 아무 일 없이 온전히 살 수만은 없었던 지나간 시간과 지금의 소확행 같은 일상, 좋아하는 공방 일과 글쓰기 그리고 뜨겁게 사랑하는 가족과 만나는 사람들을 소재로 삼았다,
담백하고 편안한 문장으로 써 내려간 편 편마다 삶의 희로애락에 대한 작가의 진심이 먹먹하게 담겨있는데. ‘해마다 돋아나는 새순 같은 아픔’을 지워가면서 ‘강물 같이 밀려왔다’가 ‘화분에 물 빠지듯 밀려갈 하루’에도 날마다 행운을 찾아내어 “오늘도 좋은 날!”을 살아가려 하고 ‘인둣불 같은 열정은 없지만 가진 것을 가지고 놀 줄 아는 나이가’ 된 지금은 ‘아름답게 격하게 치러 온 나의 삶 나의 영혼이 어느새 따라와 옆자리에 앉아 턱을 괴고 웃는다.’고 여긴다. 결코 수월하지만은 않았던 삶을 담담하면서도 따스하게 바라보고 ’느리지만 뜨겁게‘ 남은 길을 걸어가겠다는 작가의 행보가 가슴 뭉클해지는 <지나가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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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첫 번째 / 뿌리
앞소리
아버지의 밭
장수
엄마의 시간
두 번째 / 약속
효목동 그 집
밑그림
약속
우란분절
삼천배
불빛
세 번째 / 신씨네
신씨네 이야기
동상이몽
버스야 달려라
기차와 남편
가지 마오
사람이 온다는 것은
네 번째 / 우정의 숲길
갱년기잖아
소풍
무늬
다섯 번째 / 기억을 따라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달구지와 새색시
낮술
방낮에
박실
지나가는 이야기
여섯 번째 / 천천히 그리고 바쁘게
하루
가짜 대학생
꽃이 된 날에
일곱 번째 / 빚고 싶은 건 다 빚는
여덟 번째 / 지금 나는
굴퉁이
공방 수다
문
얻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