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영혼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곽재구 시인이 스무 살 무렵 섬진강가를 따라 여행할 때 달빛 속에서 시를 읽고, 편지를 쓴 기억을 떠올리며 엮은 시모음집. ‘달빛을 벗삼아 읽은 시’가 가장 아름다운 시이고, 그 속에서 우주에서 날아온 시간의 향기를 느꼈던 시인은 평소 시를 읽다가 받은 감동을 자신의 따스한 필치로 담아냈다. 황지우, 정호승, 장석남, 김용택, 안도현 등 현재 문단에서 사랑받는 시인들의 시와 백석, 신동엽 등 학창시절, ‘감동의 미학’을 일깨워준 시인들의 시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순수문학’에 목마른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이다. 밥이 수북이 담긴 밥그릇에서 삶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하고, 봉숭아꽃물을 들여 주시는 칠순 노모에게서 지난 삶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또한 이제는 맡기 힘들어진 간장 달이는 냄새에서 누구나 자신만의 지난한 삶을 견디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으며, 햇살 맑고 투명한 아침에 지붕에 쏟아지는 햇살에서 불현듯 삶의 따뜻함을 떠올리게 한다. 곽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잊고 살고 있었던 그리움의 원천을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또한 망각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곽재구 시인의 이 시모음집은 가을 호수에 던지는 파문처럼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들 것이다.
『곽재구의 포구기행』을 통해 대중에게 한발짝 더 다가선 시인. 이방인의 머리 속에, 고만고만한 배들이 들고나는 포구의 어스름은 스산함이나 적막함으로 각인돼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시인 곽재구는 먹빛 바다를 바라보며 술잔을 돌리는 거친 사내들의 왁자함이나 마치 등대처럼 노란 불빛을 밝히고 있는 여염집을 바라보며 어둠을 감싸고 있는 '인간의 따뜻함'을 발견해낸다. 『사평역에서』는 곽재구 시인의 눈에 비친 세상 이야기들로 가난한 냄새가 흠뻑 배어 있다. 암울한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동명동 청소부, 중동에 간 요리사, 창녀, 선생님, 용접공, 자전차포 점원 등-이 그의 시들의 주인공이다. “송화처럼 탄재가 날리는 용산역에서 새벽 김밥을 팔고” “가까운 고향도 갈 수 없는” 처지에 “일 년 반 동안 세 번을 이사”하기도 하는 그들에게 세상은 고되고 힘겹다. 그러나 그들은 `절망'에 대하여 노래하다가도 “사랑은 가고 누구도 거슬러올라 오지 않는/절망의 강기슭에 배를 띄우며/우리들은 이 땅의 어둠 위에 닻을 내린/많고 많은 풀포기와 별빛이고자 했다.” (「절망에 대하여」)며 희망을 싹 틔운다. 곽재구 시인의...『곽재구의 포구기행』을 통해 대중에게 한발짝 더 다가선 시인. 이방인의 머리 속에, 고만고만한 배들이 들고나는 포구의 어스름은 스산함이나 적막함으로 각인돼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시인 곽재구는 먹빛 바다를 바라보며 술잔을 돌리는 거친 사내들의 왁자함이나 마치 등대처럼 노란 불빛을 밝히고 있는 여염집을 바라보며 어둠을 감싸고 있는 '인간의 따뜻함'을 발견해낸다. 『사평역에서』는 곽재구 시인의 눈에 비친 세상 이야기들로 가난한 냄새가 흠뻑 배어 있다. 암울한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동명동 청소부, 중동에 간 요리사, 창녀, 선생님, 용접공, 자전차포 점원 등-이 그의 시들의 주인공이다. “송화처럼 탄재가 날리는 용산역에서 새벽 김밥을 팔고” “가까운 고향도 갈 수 없는” 처지에 “일 년 반 동안 세 번을 이사”하기도 하는 그들에게 세상은 고되고 힘겹다. 그러나 그들은 `절망'에 대하여 노래하다가도 “사랑은 가고 누구도 거슬러올라 오지 않는/절망의 강기슭에 배를 띄우며/우리들은 이 땅의 어둠 위에 닻을 내린/많고 많은 풀포기와 별빛이고자 했다.” (「절망에 대하여」)며 희망을 싹 틔운다. 곽재구 시인의 시들은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도시 노동자들의 삶을 노래하면서도 그는 비루한 그들의 삶에 피어 있는 조그만 들꽃을 발견해내는 섬세한 눈을 가지고 있다. 『사평역에서』에서 시작하여 『서울 세노야』에 이르기까지 그는 현실에서 억압 받는 삶에 대하여 서정적으로 노래해왔다. 80년대를 노래한 시들은 많다. 80년대를 겪은 이들에게 분노는 `근본 감정'이다. 그 분노를 비판 의식으로 끌어내 새로운 힘을 만들어내야 사회는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를 노래했던 많은 시들은 그저 분노에 찬 절규와 외침으로 끝나버리기도 했다. 이러한 때 곽재구 시인의 시들은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의 분노는 아름다운 시어들을 통해 가슴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남루한 현실, 힘겨운 현실을 노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사랑' 때문일 것이다. 그는 근본적으로 현실과 세상을 사랑하고 있다. 그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그는 어쩌면 더 심한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사람을/사랑할 날은 올 수 있을까/미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은 채/그리워진 서로의 마음 위에/물 먹은 풀꽃 한 송이/방싯 꽂아줄 수 있을까......”(「바닥에서도 아름답게)). 『사평역에서』에서는 이제 막 시인의 길에 들어선 젊은 글쟁이의 현실에 대한 고뇌가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사랑의 편지를 쓰는 와중에도 용접공인 동생이 건네는 때묻은 만 원권 지폐 한 장에, 팔 년 만에 졸업하는 대학과 어머니가 사 들고 오는 봉지쌀에 묻은 가난을 외면할 수 없는 젊은 글쟁이였다. 시집『사평역에서』(1983)『전장포 아리랑』(1985)『한국의 연인들』(1986)『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199년) 등과 기행산문집『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1993), 창작장편동화『아기참새 찌꾸』 (1992) 등을 펴냈다.
1부 / 오래된 사진관 벽에서 만나다 봉숭아꽃 (민영) 첫사랑 (진은영) 빵 (류시화) 분홍색 흐느낌 (신기섭)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김선우) 검정 고무줄에는 (김영남) 민들레꽃 필 무렵 (김소영)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박철) 동해남부선 (백무산) 목욕탕에서 (고형렬) 봄밥 (김경주) 하나씩의 별 (이용악) 2부 / 산 세바스티안 가도를 걷고 싶었지 오래된 여행가방 (김수영) 네모난 삼각형 (김중) 코스모스 (김진경) 촛불 (김귀례) 하마단 (현담) 초승달 (나희덕) 쇠똥구리 (이산하) 내 살던 옛집 지붕의 갸륵함에 대해서 (장석남) 벨기에의 흰 달 (황학주) 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 (장석주) 함남 도안 (백석) 달밤에 (이시형) 3부 / 심야영화관의 외로운 맥주파티 강 (황인숙) 지하철에서1 (최영미) 밥 먹는 법 (정호승) 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사발을 들어올릴 때 (고정희)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강제윤) 책꽂이를 치우며 (도종환) 사람들 (천양희) 네가 그 위에 앉아 있을 때 (이선영) 길의 세탁소 (이찬) 13평의 두 크기 (유안진) 종이학 (노향림) 거룩한 식사 (황지우) 자, 케이크 나눠드릴게요 (김윤이) 4부 / 은하수가 머무는 호숫가 그림엽서 (김승희) 추억 (김규동) 봄 (최윤진) 고슴도치는 함함하다 (신현정) 3월에서 4월 사이 (안도현) 좋은 언어 (신동엽) 파안 (고재종) 시를 쓰다가 (김용택) 까치밥 (김형오) 눈 덮인 마을 (신위) 그리운 날 (최하림) 이름이 그 남자를 밀고 간다 (한명희) 고요 (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