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극작가 유진 오닐의 진면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밤으로의 긴 여로』.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오닐이 자신의 사후 25년간 발표도 하지 말고 무대에도 올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작가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이야기하는 자전적인 작품이다. 1912년 8월의 어느 여름날, 별장의 거실이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가족들 간의 갈등과 고백, 화해의 이야기를 일상적인 대화와 독백을 통해 풀어나간다.
저자 유진 오닐 (Eugene O`Neill, 1888~1953)
유랑극단의 유명한 연극배우였던 아버지 제임스 오닐과 부유한 중산층 가정의 딸이었던 어머니 엘렌 사이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극단을 따라다녔던 어머니는 힘든 방랑생활에 더해진 둘째 아들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마약중독자가 되었으며, 호텔에서 태어난 오닐은 유년 시절을 호텔방, 열차, 무대 뒤에서 보내며 훗날 어린 시절의 악몽 같은 불안감을 한탄하고 인간 혐오자라는 오해를 받기에 이른다. 오닐은 프린스턴대학을 1년간 다니다 중퇴한 후 부에노스아이레스, 뉴욕 시 선창에서 부랑자 생활을 했고, 술독에 빠져 살며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스물네 살에 잠시 건강을 되찾아 잡지사에서 기자 겸 기고가로 일했으나, 얼마 안 되어 결핵에 걸렸다. 그 후 요양소에서 스트린드베리의 작품을 읽고 연극에 흥미를 느꼈으며, 희곡을 쓰기 시작했다. 1914년 가을 하버드대에서 습작 활동을 했고, 1916년 여름 진보적인 예술가들과 ‘프로빈스 타운 플레이어스’를 조직했으며, 자작극〈카디프를 향하여 동쪽으로(Bound East for Cardiff)〉(1916)에는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1920년에는〈지평선 너머(Beyond the Horizon)〉가 브로드웨이에서 상연되었는데 이 작품으로 그해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극작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 후로〈애너 크리스티(Anna Christie)〉(1922),〈기묘한 막간극(Strange Interlude)〉(1928), 〈밤으로의 긴 여로〉등의 작품으로 모두 합해 네 번이나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1936년에는 미국 극작가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오닐은 1953년 11월 24일 급성 폐렴으로 보스턴의 어느 호텔방에서 아내 칼로타만 지켜보는 가운데 65년간의 생을 마감했으며 〈밤으로의 긴 여로 〉는 죽은 지 3년 후에 발표되었다. 그 밖에도〈느릅나무 밑의 욕망(Desire under the Elms)〉(1924),〈위대한 신 브라운(The Great God Brown)〉(1926),〈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Mourning Becomes Electra)〉(1931) 같은 작품을 남겼다.
역자 박윤정
한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 졸업.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 주요 역서로는 《사람은 왜 사랑 없이 살 수 없을까》, 《그렇다고 생각하면 진짜 그렇게 된다》, 《디오니소스》, 《달라이 라마의 자비명상법》, 《틱낫한 스님이 읽어주는 법화경》, 《식물의 잃어버린 언어》, 《생활의 기술》, 《생각의 오류》, 《플라이트》,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 《만약에 말이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