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후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문학상’, ‘대산문학상’, ‘미당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한국의 대표 시인 최승호의 신작 시집. 3년 만에 발표하는 『북극 얼굴이 녹을 때』에는 총 71편의 시작 속에서, 현대 도시의 존재와 무(無)의 경계를 탐색하면서 고독의 순간과 허무함을 형상화하고, 신체 감각을 자극하는 것들로 범벅된 도시 욕망의 진흙탕 속으로 뛰어드는 현대인의 초상을 날카롭게 직시한다.
또한 자본주의의 타락이라는 어두운 현실 안에서 적극적 관찰과 치열한 사유, 자연에 대한 교감, 극도로 절제된 언어로써 시 세계를 선보이고, 강력한 에너지와 활력을 지닌 자연 안에서 인간의 실존적 현상에 대한 탐구는 상처 입은 우리 삶의 재생과 회복 가능성을 제시한다. 치유력을 지닌 자연과 물질·도시 문명에 타락한 인간이 어우러지고자 하는 바람으로 삶의 재생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시 쓰기와 삶의 방향을 자연과 교감 나눌 수 있는 곳으로 이끌어 나가는 시인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교육대를 졸업하고 사북 등 강원도의 벽지 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1977년 「비발디」로 지의 추천을 받고 시단에 데뷔해 1982년 「대설주의보」등으로 제6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첫 시집 『대설주의보』를 간행했다. 1982년에 오늘의 작가상, 1985년에 김수영문학상, 1990년에 이산문학상, 2000년에는 대산문학상, 2003년에는 미당문학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등단한 이래 지난 이십 년 동안 열 권이 넘는 시집을 꾸준히 펴낸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Ⅰ
여름
가슴의 서랍들
검은 잉크병
그로테스크
이름 붙일 수 없는 것
눈다랑어
순록
지하철에서 이 잡는 여자를 보다
먼지흡입열차
황혼의 시든 창녀, 혹은 박쥐들
맨홀 속의 인어
독신녀와 개들
검정과부거미의 고독
취한 밤
고로쇠나무 아래 동화
멕시코로 가는 버스
고래
황량한 해안의 하룻밤
오후 세 시의 등대
늠름한 왕게
Ⅱ
펼쳐진 늑대
수족관/미용실
남자에게 온 이상한 고통
무의 사냥꾼
분실물보관소
쓰레기고양이
라일락
시간의 인질
시체들을 위한 아파트
벙어리 개
리모콘
마야 프로그램
늙은 도마뱀의 발걸음
아프리카
개미에게 물리다
러시아워
타워 크레인 아래서
야광충
마왕의 꿈속에서
수렁
장터의 두절새우
코뿔소에 관한 농담
개미핥기 영감
거머리
시간 죽이기
물뱀座
변질
말 한마디에 죽은 남자
빈대떡
병목현상
나도꼬마하루살이
외계인
Ⅲ
노을지도
이름 붙일 수 없는, 새
천둥소리
붕대
낮잠
부서진 벽돌의 냄새
지네
생일
버려진 전화기
침묵의 분할
칸나
분수
송장헤엄치개
메기
물무늬
삽
북쪽 하늘
단풍
굴뚝새의 기나긴 겨울
작품해설
`최후의 인간`을 후려치는 `햇빛` / 이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