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사랑이 비록
인간의 눈에는 죄짓는 일처럼 보일지라도
당신에게는 경건하게 보인다고 말씀해 주세요.''
앙드레 지드의 이 작품은 아름답지만 슬프고, 순수하면서도 부정(不貞)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평생 심미적이고도 도덕적인 글쓰기를 했던 지드는 이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자기애(自己愛)에 빠진 이기적이고 정직하지 못한 인간들의 자기기만적인 모습을 비판적으로 그리고자 했다.
귀머거리 노파의 임종을 지키러 갔던 목사는 그 집에서 하나뿐인 혈육을 잃고 오갈 데 없어진 눈먼 소녀 제르트뤼드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노파의 집에서 방치 상태로 자라나 눈이 안 보일 뿐만 아니라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녀를 온 마음을 다해 가르치고 돌보아 주던 목사는 앞이 보이지 않는 그녀에게 세상을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처럼 명랑한 새들의 노랫소리와 기쁨과 즐거움 가득한, 아름답기만 한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동정심과 의무감에서 시작한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가지만 모든 것을 기독교적인 이타주의와 애덕으로 포장함으로써 자신의 부정함에 눈감아 버린다. 하지만 제르트뤼드가 시력을 되찾는 순간, 자신이 사랑이라 믿어왔던 것의 진실과,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 세상의 모습에 그들만의 평화롭고 아름다웠던 교향악은 그 연주를 끝마치고 만다.
다양한 문학 형식을 실험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평론가다. 법학 교수의 아들로 파리에서 태어났으나 병약한 데다 규칙적인 학교 교육을 싫어하여 학교를 중퇴하고, 19세부터 창작을 시작했다. 아프리카 콩고에 다녀온 뒤로 자연과 인간의 본성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들을 썼다. 그는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니체 등의 철학서와 문학서를 통해 문학 수업을 했고, 로마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의 영향을 받았다.
문예지 《누벨 르뷔 프랑세즈》를 창간하여 상업주의에 물든 당시의 프랑스 문학계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음으로써 20세기 문학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대표작으로 『좁은 문』 등이 있으며 194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앙드레 왈테르의 수기』 『팔뤼드』 『지상의 양식』 『배덕자』 『이자벨』 『교황청의 지하도』 『전원 교향악』 『한 알의 밀이 죽지 않으면』 등이 있으며, 콩고 및 소련 기행 외에, 『도스토옙스키론』 등의 평론서도 냈다.
내면 일기Ⅰ
내면 일기Ⅱ
작품해설
아름다운 사랑 그 이면에 감추어진 인간의 진실에 관하여
작가 연보
옮긴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