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소개
- 1982년 봄 태생
- 명지대 일반대학원 석사 수료
- 114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중편소설 <행복한 집 - 2008년 7월호 > 당선
- 제5회 대한민국디지털 작가상 <리셋>으로 장려상 수상
◈ 작가의 말
그들처럼 나도 괴물이 되고 싶었다.
서점에 진열된 그들의 책을 볼 때면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움에 숨이 찼다. 번뜩이는 상상력과 예민한 감수성, 그리고 뛰어난 이야기 구성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소설이 나를 괴롭혔다. 괴물 같은 그들을 와드득와드득 씹어 삼켜버리면 나 역시 그들처럼 될 수 있을까.
<리셋>은 그들을 질투하는 `나`에서 시작됐다. 나를 똑 닮은 영과 그들을 닮은 야멘을 만나면서 나는 수백 번 좌절하고 수만 번 절망했다. 좌절과 절망의 연속선상에서 드디어 나는 포악하게 날뛰는 내 안의 짐승들을 맞닥뜨릴 수 있었다. 사나워진 야수들을 어떻게 조련해야 할지를 몰라 난감했지만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했다. 정말이지 글을 쓰는 동안은 내 안의 짐승들과 치열하게 싸웠다.
사실 나는 쓸모없음을 두려워한다. 쓸모없는 인간, 쓸모없는 작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소모품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를 학대하며 글을 썼다.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는 수고스러움까지 보이며 글을 읽어줄 누군가를 상상하며 지독히 나를 괴롭혔다. 이런 나를 두고 우리 가족들은 참으로 징그러워했다.
나는 이기주의로 가득 찬 사람이다. 이런 내가 유일하게 관대해질 수 있는 대상은 가족뿐이었다. 나의 이기주의조차 사랑해주는 가족들 때문에 나는 글쓰기 작업을 편히 할 수 있었다. 이름대신 코끼리라는 애칭을 사용해 부르는 우리 집 한씨 아저씨. 가끔씩 코끼리 사료 값 대느라 허리가 휜다며 툴툴 대긴 해도 나를 무척이나 걱정하는 양반이다. 내가 골방에 처박혀 있을 때면 빈 잔에 커피를 채워주기 바쁜 윤 여사, 그리고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퇴근할 때면 주전부리를 사가지고 오는 우리 집 막둥이. 어찌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랑합니다. 당신들을.
괴물들 틈 속에 낄 수 있는 영광을 주신 출판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책을 읽고 계실 당신께 감사합니다.
2011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