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구시와 애민사상으로 한 시대를 앞서간
조선 최고의 실학자 정약전의 불꽃같은 이야기!!
소설 《자산어보》는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1801년 신유사옥 때 흑산도로 유배되면서 시작된다. 절해고도 흑산도로 유배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정약전은 한양에서 다 피우지 못한 ‘실학’을 펼칠 수 있으리란 희망을 안고 섬사람들의 삶 속으로 뛰어 든다. 이곳에서 제일 먼저 알게 된 창대와 정약전을 중심으로 흑산도와 한양, 베트남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19세기 초반의 조선은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 있었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오늘날의 재벌에 해당하는 사상도고가 등장했다. 돈만 있으면 정승재상이 부럽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물은 한쪽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빈익빈 부익부로 백성들은 더욱 빈곤해졌다. 개혁이 필요했다. 재벌이 등장하면 소상인들이 몰락하게 마련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 독점금지법을 정하면 재벌들은 다시 금력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다. 지금이나 이백년 전의 조선이나 마찬가지다. 소설 《자산어보》는 개혁을 추진하다 이른바 신유박해로 노론 벽파에게 밀려서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이 그곳에서 환경에 순응하고 시대와 저항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과정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생생하고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대장정의 드라마와 같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정약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물고기 사전인 《자산어보》와 《표류기》를 저술하고 서당인 복성재 復性齋를 설립하여 학동들을 가르치면서 정약전이 그토록 바라던 실사구시와 애민사상을 직접 실천한다. 이처럼 《자산어보》는 이러한 사실들을 소재로 19세기 초의 조선을 시대배경으로 해서 이야기를 꾸민 역사소설로 어둠 속에서 희망의 빛을 찾는 소설이다.
오세영(吳世永)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1993년에 《베니스의 개성상인》을 시작으로 줄곧 역사소설을 쓰고 있는데 그동안 발표한 책이 약 20여 권에 이른다. 역사적 사건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즐겼던 오세영에게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며, 소설은 역사를 풀어주는 수단이다. 그의 역사 소설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사학계에서 취급하기에는 사료가 부족하고 문단에서 다루기에는 어려운 소재를 시대가 원하는 이야기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즉 그의 역사소설은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해서 독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끔 소설로 꾸민 것’이다. 의미 있는 소재로 독자들을 새로운 이야기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해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고 있다.
작품으로는 《베니스의 개성상인》, 《만파식적》, 《타임 레이더스》, 《화랑서유기》, 《포세이돈 어드벤처》, 《창공의 투사》, 《콜럼버스와 신대륙 발견》, 《원행》 등을 집필하였다. 소설 《자산어보》는 ‘역사 발굴’과 ‘살아있는 이야기’를 두 기둥으로 하는 오세영의 역사소설에 제일 부합되는 이야기인 셈이다.
상(上)권
고도 孤島 007
잠녀 潛女 011
냉수괴 冷水槐 075
파시 波市 125
금령 禁令 187
표류 漂流 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