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칠 수 없다.
딴지일보 종신 총수. TV, 라디오, 신문 등등 전방위 활약. 그리고 팟캐스트 1위에 빛나는 나꼼수까지 힘입어 아주 귀하신 몸이 된 김어준.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요즈음, 그가 말한다. 닥치고 정치.
출판경력도 없고, 정치경력도 없는 37세의 남자. 집사람이랑 애 하나 있지만 다니던 직장을 몇 번씩 옮겨다니다 그만두고 사업하겠다고 나와 손가락 빨고 있는 남자. 서울은 꿈도 못꾸고, 경기도에 자리를 잡았지만 그마저도 대출을 끼고 있는 참 별 볼일 없는 남자.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 강영섭이, 가진 거라곤 몸뚱이밖에 없는 소시민으로서 인터넷 라디오 방송으로 거대한 힘을 가진 남자에 맞서 외친다. 네 바람대로 닥칠 수 없다!
쫄지마 씨바!
김어준은 그랬다. 쫄지 말라고. 가카를 씹으면서도 쫄지 말라고 뒤에는 강렬하게 욕까지 날려주시는 그이기에, 강영섭은 쫄지 않는다. 37년을 묵혀놨던 그의 폭넓은 지식을 마구 풀어놓으며 김어준을 씹어주신다.
격하게 표현해서 ‘씹는다’라고 했지만 이 책은 김어준과 그의 책에 관한 꼬투리를 잡거나 비난만 하지 않는다. 보수, 진보, 좌파, 우파, 통일, 북한, BBK, 검찰, 재벌,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그 외의 수많은 정치인들을 거론하며 한 개인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부조리한 사실들에 대해 거침없이 대담을 펼쳐나간다. 평범하다고 말하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그의 지식을 쫓다 보면 한 편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본 것 마냥 쉴 틈이 없이 몰랐던 사실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뒤집어 보자, 으?!
씨름에는 뒤집기라는 기술이 있다. 거의 질 뻔했던 선수가 순간적으로 허리를 유연하게 구부리면서 상대방의 힘을 이용하여 자신의 뒤로 넘겨버리는 기술이다.
기득권을 씹는다고는 하지만 이미 나꼼수로 하나의 기득권이 되어 버린 ‘김어준’에 맞서는 ‘강영섭’이라는 남자는 김어준을 상대하기에 버겁기만 한 소시민이다. 김어준의 커다란 힘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유연함을 바탕으로 한 뒤집기가 필요하다.
닥치고 내 말을 들으라고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김어준을 유연한 사고로 뒤집는 강영섭의 통쾌한 뒤집기를 구경하고 싶다면 이리 오라. 꽤나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보게 될 것이다.
강영섭
딴지 총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내세울 것 없는 37세의 평범한 대한민국 시민이다.
뜻한바있어 시작한 사회생활이지만 그 뜻이 계속 바뀐다고 직장 몇 곳을 거친 뒤, 얼마 전부터 자신의 일을 하겠다며 적잖은 땀을 흘리고 있다.
출판경력과 정치경력도 없다. 그뿐인가 요즘 사람들이 기를 쓰고 하는 SNS도, 아니 그 전에 유행했던 블로그 조차 운영하지 않는, 어쩌면 시대 감성에 뒤떨어진 아저씨지만, 김어준의 저서 《닥치고 정치》에 대한 의문과 실망으로 주경야독하며《닥치고 정치하라고?》의 집필을 시작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많은 이들이 《닥치고 정치》가 교과서인 듯 생각하고 글을 쓴 김어준이 대단한 것처럼 떠받들며 정말 "닥치고" 따라가는 것을 걱정해, 그 이면에 숨겨진 것을 캐내어 일반 독자들이 한쪽의 소리만 듣고 오판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선택이 옳으니 "닥치고" 따라오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으로서 세상에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고, 결국 선택은 개개인 각자가 "닥치지"말고 치열하게 따진 뒤 내려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글을 썼음을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