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의 신라, 그곳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경주로 향하던 1117호 무궁화 열차가 서악동 들판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열차 파손으로 인한 물질적 손해가 생겼다. 380여명이 탄 열차의 전복은 많은 사람들을 당혹시켰다. 그 중에서도 가장 당황스러운 일은 식당칸이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렸다는 것이다. 그 안에 타고 있던 4명의 사람들과 함께.
문무왕은 아버지 태종무열왕을 기리기 위해 왕릉 앞에 지은 신궁(神宮)에서 천지신명에게 힘을 달라는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그가 열성적으로 천지신명에게 빌고 있을 때, 하늘에서 뇌성병력이 치고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연기와 안개로 뒤덮인, 모양 사나운 쇳덩어리가 나타났다. 쇳덩어리는 사람들을 토해놓았고, 이를 보는 문무왕과 백관들은 이 상황에 놀라 바라보기만 했다. 왕은 그들을 보낸 것이 하늘의 뜻이라 생각했다.
한국대 고고학 교수 이태진, 와세다대 사학과 교수 시미즈, MBS 드라마 조연출 박은비는 서기 668년의 신라로 떨어졌다. 그들은 미래에 기록된 문헌들의 내용을 가지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 시미즈는 출세의 야욕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가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는 비문을 새긴다. 휴대전화를 통해 21세기와 연락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한 태진과 그의 친구 정훈은 시미즈의 계획을 눈치 채고 그의 계획을 수포로 돌려놓고, 독도에 문무왕이 정벌했다는 비문을 새겨 길고 긴 독도 분쟁에 마침표를 찍는다.
과거의 시간 속에 남겨진 이태진과 박은비는 다시 현대로 돌아오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하는데…….
이석화
학업 성적이 우수하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성실하며 예의 바르다. 학창 시절 그의 성적표에 담임 교사들은 그런 평가를 달아 주었다. 그는 모범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난 후 그는 자신에 대한 그런 평가가 허구라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든 그는 자기 자신이며 자신의 생각대로 살기를 고집하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은 포장된 모습일 뿐이다. 그것이 바로 작가의 천품임을 깨달은 것은 애석하게도 중년이 지나서였다. 그는 자신의 언어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세계를 구축하는데 흥미가 있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그것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에게는 뛰어난 스승들이 많이 있었다. 윌리엄 포크너, 스티븐 킹, 폴 오스터, 미셸 우엘벡 같은 작가들이 그에게 소설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다. 그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신라의 역사를 소재로 첫 장편소설에 도전했다. 21세기의 한국인이 신라에 가게 되었을 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것은 생각만 해도 흥미진진한 일이었고 한달음에 장편소설 한 편을 써냈다. 아직도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늦게 시작했다는 생각도 없다. 머지 않아 그의 다음 소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