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불온하지만 솔직한 욕망을 엿보다!
‘쾌족’은 《대학장구》에 나온 말로, 원래는 ‘내가 느끼는 유쾌한 만족감’을 의미하지만 이 책에서는 ‘소설의 불온한 일탈성에서 맛보는 희열’로 표현하고 있다. 사상과 생활이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의 신분 사회에서 하층민이나 여성들이 꿈꾸었던 세상을 소설 작품에 담아냄으로써, 당시의 독자들은 책에서나마 비로소 자유와 해방을 맛보고 욕망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쾌족’을 누릴 수 있었다.
『쾌족, 뒷담화의 탄생』은 고소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통찰한다. 남장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남성 못지않은 능력을 펼치는 여성을 그려낸 《방한림전》을 비롯하여, 신분과 나이는 물론 생사의 벽마저 개의치 않는 사랑의 욕망을 강렬하게 담아낸 《운영전》, 이데올로기에 의해 변화된 《심청전》과 《춘향전》 등 잘 알려진 고소설 속 인물을 조선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한 개인으로서 들여다본다.
저자 : 이민희
저자 이민희(李民熙, Lee Min-Heui)는 강화도에서 태어나 자연과 역사 속에서 천방지축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연세대 국문학과에 입학, 대학교 1학년 때 미 대륙 횡단 여행을 떠났다. 그 후 국문학과 비교문학, 인접학문의 소통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서울대 국문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고전 비교문학으로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폴란드로 건너오라는 꿈을 꾼 뒤, 바르샤바 국립대학교에 가서 5년 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고전소설과 구비문학, 문학사 교육, 비교문학 연구에 골몰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과 폴란드의 교류사를 다룬 『파란?폴란드?뽈스까!-100여 년 전 한국과 폴란드의 만남, 그 의미의 지평을 찾아서』(소명출판, 2005), 고소설 유통과 소설사회사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서적중개상과 소설 유통에 관한 연구서들인 『16~19세기 서적중개상과 소설?서적유통관계 연구』(역락, 2007), 『조선의 베스트셀러』(프로네시스, 2007), 『조선을 훔친 위험한 책들』(글항아리, 2008), 『마지막 서적중개상 송신용 연구』(보고사, 2009), 『백두용과 한남서림 연구』(역락, 2013) 등이 있고, 『역사영웅서사문학의 세계』(서울대출판부, 2009), 『고전산문교육의 풍경』(강원대출판부, 2011) 외 10여 종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머리말 불온한 욕망을 허하라
제 1부 사랑의 욕망을 허하라
제 1장 자유연애를 향한 불온한 일탈 / 운영전
제 2장 우리 시대의 담장을 엿보다 / 이생규장전
제 2장 앵혈,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대하장편소설
더 읽을거리 - 고소설 속 성 풍속도
제 2부 여성들에 의한, 여성들을 위한 세상을 꿈꾸다
제 1장 스스로 지위를 얻는 여성영웅 / 방한림전
제 2장 마음의 곁문을 연 내조의 여왕 / 김안국 이야기
더 읽을거리 - 조선시대 화장 이야기
제 3부 박제된 고전 다시 읽기
제 1장 열다섯 소녀의 ‘행복을 찾아서’ / 심청전
제 2장 누가 계모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 장화홍련전
제 3장 팜므파탈에서 열녀로 둔갑한 여인 / 춘향전
더 읽을거리 - 진화심리학의 관점으로 보는 고소설 -추가
제 4부 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 1장 사라진 기억을 재구성하는 것은 누구인가 / 강로전, 김영철전
제 2장 때로는 ‘아름다운 착각’도 필요하다 / 홍길동전, 춘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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