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민
하이텔에서 "갇뎀" 이란 아이디로 유머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자신의 유머를 가지고 ‘유머비스타‘의 운영했으며, 동시에 작가 활동을 했다.
2001년부터 유머글이 아닌 호러소설 ‘흑옥‘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흑옥‘에 매달려 2011년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는 ‘흑옥‘을 창작했던 날들을 악몽 같았던 시간이라고 회고하면서, ‘흑옥‘이 있었기에 작가로서 자신이 완성되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호러 소설은 인간사의 한 단편이며 기록이다.‘
호러라는 장르가 현실과 역사에 반(反)할 수도 있지만, 결국 현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되고 만들어진 장르임을 많은 이들이 알아주기를 원하는 작은 바람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검은 레인코트를 입은 남자를 만났다.
마흔다섯 살의 택시기사인 은택은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막무가내인 여성 승객을 태우고 강원도에 왔다. 승객을 내려준 뒤, 서울까지 어떻게 가야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하릴없이 서울로 향하는데 검은색 레인코트를 입은 남자가 그의 택시를 불러 세웠다.
"인천공항까지 부탁드립니다."
"상당히 먼데……."
"두 배 드리죠."
은택은 인천공항까지 가는 길이 고된 것보다 운임을 두 배나 준다는 소리에 마음이 동하여 남자를 택시에 태웠다. 그런데 은택은 남자의 모습이 이상하게 낯익었다. 조심스럽게 남자를 살피던 은택은 불현듯 뉴스에 나왔던 연쇄살인범에 대한 기사를 떠올렸다.
그리고 전혀 생각도 못했던 사건이 일어난다.
공포, 유머가 적절히 배합된 소설집
유동민 작가의 <레인코트>는 작가가 그동안 집필한 6편의 공포소설과 2편의 단편소설을 갈무리한 공포소설집이다. <흑옥>과 여러 편의 단편공포소설로 독자들에게 다가섰던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공들여 집필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들은 각각 다른 공포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의 물음으로 귀결된다.
‘공포는 어디에서 오는가?’
작가는 이 질문을 던지며 공포의 여러 가지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꿈과 환상 속에서, 우중충하고 어두운 현실의 모습에서,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서 시시각각 찾아오는 공포를 마주한다. 그들이 공포를 마주하는 모습은 각각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는 멋지게 극복하고 다른 누군가를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고 삼켜져 파국으로 치닫는다.
공포와 대면하는 작품이라 해서 마냥 무겁거나 진중한 느낌은 아니다. 무겁고 어두운 작품들이지만 이야기 중간 중간 위트있는 유머를 통해 읽는 이가 웃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보인다. 혹은 하나의 작품 전체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보여줌으로써 한껏 긴장된 마음을 여유롭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호러소설 역시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
작가 유동민은 호러소설에 대한 대중들의 눈빛이 따뜻하게 변하기를 원한다. 원하는 사람만 찾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대중적인 작품이 되기를 원한다. 결국 ‘호러’라는 장르도 사람들의 생각 속에 존재하는 인간의 단면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쏘우’와 같이 잔인하면서 인간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는 영화들이 대중적으로 흥행하고 많은 사랑을 받듯 ‘호러’ 장르도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길 원하는 작가의 바람이 잘 드러난 여섯 편의 공포소설과 함께 인간의 어두운 면을 살피는 여행을 떠나보자. 아마 인간에 대한, 공포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여러분에게 다가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