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검은 안개를 헤매어 1

하동완 | 라떼북
  • 등록일2017-04-25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894 K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 보유현황보유 2, 대출 0, 예약 0
  • 평점 평점점 평가없음

책소개

술이란 참으로 묘하다. 그토록 심란하던 마음이?이토록 편안해질 수 있다니. 내 꼴이 참 우습다. 또 눈물이 나온다. 하지만 각오가 되었다. 시간을 확인했다.
- 5 :?32 -
이 시각 이후?10분?정도가 더 지나면 나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안개가?더욱 짙어져 있었다.?어느 순간부터 내 주위를 얼쩡대는 까마귀 한 마리. 죽음의 냄새를 맡은 것이리라. 나는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각오가 되었다. 한 번에 가겠다. 나를 기다리는?투명한 통로 속으로 머리만 집어넣으면 된다. 그러면 단단한 매듭이 지어질 것이고, 내?삶은 완결을 맺는 것이다. 6월의 고요한?산속에서 하나의 불꽃은 사그라질 것이다. 그림자만 남는 것이다. 몸이 떨린다. 등골이 오싹해지고 온몸의 털이 곤두선다.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다. 평평한 돌멩이 몇 개를 찾아 돌아다니던 순간도.?그 돌멩이?세 개를 쌓아?밟고 올라선 지금도.?나를?기다리며 차갑게?씩 웃고 있는 밧줄 매듭마저. 아까도 확인했지만 밧줄의 면은 거칠다. 여기에?목을 맨다면 먼저 살갗이 벗겨지겠지. 발밑의 돌멩이도 그럴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내?몸이 벌벌 떨리고 있는 탓이다.?일단 밧줄에 목만 걸면 나는 돌멩이를 뒤로 차 보낼 것이다. 그러면?뒤늦게 마음이 바뀐다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걸로 끝이다. 매듭 안으로?턱을?조금 밀어 넣었을 뿐인데 온몸이?얼음이라도 된 것처럼 차갑게 굳어졌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새벽의 하늘에서 나뭇잎 하나가 내려와?내 볼을 살짝?어루만지고 갔다. 나뭇잎이?무슨 조화를 부린 것일까. 과연 이래야 하는 걸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다. 여자가 생각나서였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여자. 항상?가슴에 지니고 다니는 여자. 내 보물. 내 전부.
내 딸, 다희…….
- 1권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저자 : 하동완
하동완
커피 때가 진 키보드 자판을 아래로 밀어 넣을 때마다 새겨지는 나와 당신과 그들 그리고 세상을 전지적인 시점에서 바라보곤 한다.
1단위의 지폐에 쫓기는 일이 많고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할 때는 그보다 더 많다. 건강식은 질색이지만 인스턴트 음식에 관해선 억척스럽다. 그래선지 늘 마음이 춥다.
언젠가의 소중한 추억이 먼지 쌓인 나무틀의 액자 속에서 바래져 없어지듯, 변치 않는 것은 없다.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지 못하는 비밀들이 한두 가지 쯤은 있다. 그것만은 시간이 자나도 계속 그렇게 있다.
그런 소설을 남기고 싶다.
책을 덮은 뒤에 찾아오는 감정이, 감동이나 여운이 아니라 극심한 혐오와 치가 떨릴 만한 경멸이 될지도 모르지만.
『루돌프랜드』《3권 완결》
『도깨비가 사는 산』
『대체 내가 왜 여기에』 외 5종이 있다.
현재는 필명으로 공포소설을 써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목차

1. 산
2. 검은 집
3. 죽은 아내
4.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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