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 오리지널 각본을 만나다
영화 각본이 선사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촬영과 편집을 마친 최종 결과물과의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다. 『헤어질 결심 각본』은 특히 이런 발견의 즐거움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서래가 직접 지어낸 『산해경』 이야기는 서래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열쇠를 하나 더 제공하며, 이포로 떠난 해준이 전해 듣게 되는 질곡동 사건의 후일담은 불길한 기운을 풍긴다. 이렇듯 편집 과정에서 삭제된 부분들 역시 하나같이 〈헤어질 결심〉의 세계를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어서, 이 책의 독자들은 자신만의 ‘관객판’ 편집본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영화 속의 명대사들을 그대로 재확인하는 즐거움도 크다. 〈헤어질 결심〉은 이 ‘확인’의 즐거움이 각별한 작품이기도 하다.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서래의 한국어 대사는 활자로 읽었을 때도 특별한 매력을 풍기며, 해준의 대사 역시 단어 선정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천천히 톺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어 대사에는 원문이 함께 실려 있어 그 의미를 더 깊이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렇게 영화의 안과 밖을 충실히 담은 각본을 읽고 나면 〈헤어질 결심〉의 여운을 더욱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정서경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했으며, 〈모두들, 괜찮아요?〉를 통해 작가로 데뷔했다. 〈친절한 금자씨〉를 시작으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에 이르기까지, 박찬욱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집필해 왔다.
저자 : 박찬욱
〈달은… 해가 꾸는 꿈〉을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3인조〉,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여섯 개의 시선 :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올드보이〉, 〈쓰리, 몬스터 : 컷〉,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파란만장〉, 〈스토커〉, 〈고진감래〉, 〈A Rose Reborn〉, 〈아가씨〉, 〈격세지감〉, 〈리틀 드러머 걸〉, 〈일장춘몽〉, 〈헤어질 결심〉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지은 책으로 『박찬욱의 몽타주』 『박찬욱의 오마주』 『박쥐 각본』 『아가씨 각본』 『친절한 금자씨 각본』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각본』 『박쥐 각본』 『각본 비밀은 없다』 『아가씨 아카입』 『미쓰 홍당무 각본집』 『아가씨 가까이』 『너의 표정』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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