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초의 거대 로봇, 그 로봇을 쓰러뜨린 사상 최초의 해커!
지구 위를 걸어 다닌 최초의 로봇은 탈로스라는 이름의 청동 거인이었다. 이 놀라운 기계는 MIT 로봇 공학 연구소가 아니라 그리스 신화 속 발명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 거대한 로봇을 혼자서 쓰러뜨린 마녀 메데이아는 사상 최초의 해커에 해당한다. 영토를 더욱 완벽하게 방어해야 한다는, 즉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더 잘 수행해야 한다는 탈로스의 ‘욕망’ 또는 알고리즘의 맹점을 파고든 메데이아는 그 거인을 공격하지 않고 설득한다. “네가 불멸하는 존재가 된다면 이 영토를 영원히 지킬 수 있지 않겠는가? 내가 너에게 영생을 줄 수 있다.” 의외의 제안에 흔들린 탈로스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해킹이 막 성공한 것이다. 탈로스는 그때부터 메데이아의 말에 따라 스스로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신과 로봇』의 저자 에이드리엔 메이어는 탈로스에 관한 신화에서 인공 지능에 관한 딜레마를 발견한다. 탈로스는 왜 영생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졌는가? 만약 이 로봇이 죽음 혹은 소멸을 두려워했다면, 그를 ‘인간적인’ 존재로 보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그렇다면 ‘인간적인 존재’와 ‘인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신과 로봇』은 탈로스 신화를 비롯한 여러 옛날이야기 속에 숨겨진 과학적 상상력을 살펴보면서 자유 의지, 노예제, 악의 기원, 인간의 한계 등 기술과 윤리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재미있는 신화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접하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에이드리엔 메이어
Adrienne Mayor
세계적인 고전학자로, 현재 스탠포드대학에서 고전 역사와 과학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마존: 고대 여성 전사들의 삶과 전설』, 『화석 오디세이』, 『독약 왕: 로마의 불구대천 원수 미트라다테스의 삶과 전설』 등이 있다. 『독약 왕』은 내셔널 북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화석 오디세이』는 히스토리 채널과 BBC 등 여러 과학 다큐멘터리 영상에 인용되었다.
역자 : 안인희
번역가이자 인문학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밤베르크대학에서 수학했다. 저서로 『북유럽 신화 1 · 2 · 3』,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 등이 있고, 역서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세계 역사의 관찰』, 『히틀러 평전』, 『중세로의 초대』,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광기와 우연의 역사』 등이 있다.
들어가는 말
1장 로봇과 마녀: 탈로스와 메데이아
2장 메데이아의 회춘 가마솥
3장 영생불사와 영원한 젊음의 탐색
4장 자연을 넘어: 신들과 동물에게서 빌려 온 강화된 힘들
5장 다이달로스와 살아 있는 조각상들
6장 피그말리온의 살아난 인형과 프로메테우스의 최초의 인간
7장 헤파이스토스 신의 장치들과 오토마타
8장 판도라 아름다운, 인공의, 사악한
9장 신화와 역사 사이: 고대 세계의 진짜 오토마타와 실물 같은 인공품
에필로그 / 경외감, 두려움, 희망: 딥 러닝(Deep Learning)과 고대의 이야기들
용어 해설
주석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