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고 슬퍼하는 모든 영혼을 위한 산문집이다. 가슴이 뻐근하도록 자신을 추락시키는, 뻥 뚫린 마음에 악마의 검은 얼굴을 심어준 그 절벽, 아니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 밑으로 떨어지며 아무에게도 손 내밀지 않고 혼자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모쪼록 이 책이 불 꺼진 마음에 은은한 촛불이 되고, 부서질 듯 건조한 슬픈 어둠에 촉촉한 위안이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글을 엮었다.
◆ 삶은 사랑이었고 그 사랑은 곧 삶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누구나 이별의 고통은 일상의 순간에 찾아오지만, 그동안 인기척을 내지 않았던 추억들은 부재의 그림자로 또다시 덮쳐와 그 이별의 아픔이 단 하루에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그 존재들의 이름을, 인생의 마디마디에 함께했던 찬란하고도 아련한 그들을 우리는 언제쯤 잊을 수 있을지 반문하며, 역설적으로 어쩌면 잊지 않고, 잃기 싫어 기억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리하여 믿고 싶지 않고, 믿을 수 없이 무기력해져 결코 직면하기 힘든 순간들. 자신이 생존해있다는 것이 때로 죄스럽고, 때로는 부조리해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되돌리고 싶은 순간들. 그런 후회의 기억들이 한번씩 우리 안에 슬픔으로 고여 묵직한 상처들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 마음을 뜨겁게 밝혀주었던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그들과 함께 나눈 일상의 평범하고도 결정적인 순간들이 우리를 또 버티게 한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다시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한다.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기에…….
저자 : 이청안
국문과를 졸업하고 드라마 작가를 꿈꾸었지만, 현재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 그녀는 엄마 친구들이 ‘쟤는 천생 여자’라고 해서 본인이 그렇게 다소곳하고 차분한 줄 알고 살았다. 서른이 넘어서야 아닌 걸 알았다. 독특하고 물불을 안 가리는 열정이 있으며, 감수성이나 상상력의 범주가 세상 사람들의 상식을 종종 벗어난다.
끊임없이 타인을 배려하고 친절하려고 노력해서 ‘저 사람 심하게 오지랖’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하는데 애정이 없는 상대에게는 절대 과하게 혜택을 베풀지 않는다. 그녀의 다정함은 오직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것들에 한정된다. 사람에도 물건에도 상황에도. 보이는 그대로가 전부가 아님을 잘 알기에 대상이 품고 있는 단편적인 시선에 머물지 않고 그 이면의 모습도 잘 살피려 노력한다.
때로는 가진 것을 모두 걸더라도 덜 후회하는 쪽을 택하는 사람. 일상은 달콤하지 않아도 소중히 쌓인 기록의 합이라고 믿기에 매일 섬세한 진심을 메모한다. 계속 글을 쓰는 이유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휴식’이 되어주고 싶어서다. 사실은 ‘진통제’가 되어주고 싶지만. 그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작가의 카카오브런치 brunch.co.kr/@baby/
SNS(인스타그램) instagram.com/chloe_lhj/
프롤로그
사랑이 당신의 인생을 절벽 앞으로 내몰지라도 ㆍ 011
1부
그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그 웃음이 좋았다 ㆍ 017
내 선택은 언제나 ‘후회가 덜 남을 쪽’이었어 ㆍ 019
덜 사랑하는 척, 가면을 썼어 ㆍ 022
사랑에도 졸업이 있었으면 좋겠다 ㆍ 025
고모의 죽음이 내게 남긴 것 ㆍ 029
그의 심장이 껍질을 벗기고 나와, 말을 걸었다 ㆍ 036
너무 아껴서 산천초목이 질투한대도 ㆍ 038
그 사람이 내 마음에 앉을 때 ㆍ 041
눈물이 다 말라야 여자는 이별을 고한다 ㆍ 043
처음 그 마음처럼 간절할 수 있다면 ㆍ 047
자격지심 ㆍ 050
율마에게 마음이 가도 고무나무를 고른다 ㆍ 052
하롱베이를 닮은 기억들 ㆍ 056
선물의 본질 ㆍ 063
힘을 빼고 끝까지 본다 ㆍ 070
옆에 있어도 그리운 것, 사랑 ㆍ 075
추석, 소원 ㆍ 079
인연의 힘, 여전히 사람이 좋다 ㆍ 085
비서의 마음 ㆍ 088
너는 소중하단다 ㆍ 092
나를 버티게 하는 것이, 나를 지배한다 ㆍ 094
나의 정의가 타인을 찌르지 않도록 ㆍ 98
우리 인생의 어떤 페이지 ㆍ 100
2부
바람 불지 않는 이별이란 없었다
차라리 당신이 죽었으면 좋겠어 ㆍ 105
술의 유혹을 뿌리친 아침에 ㆍ 108
무엇을 놓쳤기에, 돌이킬 수 없어졌을까 ㆍ 110
헤어진 다음 날에도 살아야 한다 ㆍ 113
들리지 않겠지만 생일 축하해 ㆍ 116
이로운 이별이라는 게 있지 ㆍ 118
기억은 한쪽으로만 흐른다 ㆍ 120
우산을 써도 막지 못하는 빗방울이 있었어 ㆍ 123
강렬한 사랑은 판단하지 않는다 ㆍ 125
가슴 울리던 음악이 나를 달래주면 ㆍ 129
새벽의 물웅덩이 ㆍ 132
여드름의 존재 이유와 모든 잡념의 귀결 ㆍ 134
내가 슬픈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는 이유 ㆍ 136
변하지 않을 것을 위한 시(詩) ㆍ 138
빈껍데기처럼 지내는 날이 많아졌다 ㆍ 140
그 말이 그렇게 쓰일 줄 몰랐어 ㆍ 143
제발 별일 없기를 ㆍ 146
우리를 집어삼킨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ㆍ 148
훨훨 날아가, 아프지 말고 ㆍ 150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를 살게 한다 ㆍ 152
내가 글을 쓰는 이유 ㆍ 157
3부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사의 찬미’는 ‘생의 찬란함’을 이기지 못해 ㆍ 165
시간을 되돌리는 가장 좋은 방법 ㆍ 168
내 베스트프렌드의 결혼식 ㆍ 172
영원을 기약할 수 없음은 오히려 ㆍ 183
내가 울 때, 같이 울어줄 사람 ㆍ 186
하루를 살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 ㆍ 188
소풍 끝나는 날 ㆍ 191
우리가 냉장고에 붙이는 것들 ㆍ 194
거리에서 고단함을 뱉어내는 사람들 ㆍ 198
쉬워도 어려워도 내 손에 달렸다 ㆍ 207
붕어 밥, 소여물 다 먹이고서 ㆍ 210
길치의 미시감(未視感) ㆍ 216
살리고 싶은 사람 ㆍ 222
사실은 신이 주신 최고의 사랑이었다 ㆍ 225
사람이니까, 누군가를 미워할 수도 있지 ㆍ 230
무심한 아버지가 다정하게 느껴질 때 ㆍ 232
약자를 위한 자리 ㆍ 235
떠나고 싶은 날의 유의사항 ㆍ 240
조언 반사 ㆍ 243
완벽한 존재는 완벽히 부존재 ㆍ 244
당신이 내게 살아서 뭐하냐고 묻거든 ㆍ 248
눈부신 월요일 ㆍ 250
그대의 커피 같은 하루에 ㆍ 257
에필로그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할 그 순간을 위하여 ㆍ 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