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이 언어 유행을 주도하는 것은 테크놀로지에 더 익숙하기 때문일까? 3D와 메타버스 기술이 훨씬 앞서 나가는 와중에도 왜 우리는 여전히 이모지에 열광할까? 인터넷 상용화 30여 년, 인터넷은 우리의 언어를 어떻게 바꿨을까? 언어학자 그레천 매컬러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언어학적 관습과 변화에 주목해왔다. 『인터넷 때문에』 에서 저자는 인터넷 언어에 나타난 주요 양상들을 살피며 현재 진행 중인 언어학적 혁신을 포착한다. 처음 읽는 인터넷 언어학이자, 최신의 언어학이다.
세대론과 인터넷의 사회사를 아우르는 저자의 접근은 우리가 익히 접해온 언어의 오용과 파괴라는 관점으로부터 거리를 둔다.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도구를 통해 좀 더 가깝고 정확하게 의사소통하고자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인터넷에서 일어난 언어학적 변화가 인간 언어의 놀라운 능력이라는 더 큰 그림에 어떻게 어우러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상대방이 보낸 말줄임표가 신경이 쓰인다면... 대화를 마치고 싶어서 ‘ㅎㅎㅎ’를 쓰고 있다면, 이미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Hello는 언제부터 영어권에서 인사말로 쓰였을까? 전화기가 발명된 19세기 이후다. 처음으로 비대면 실시간 대화가 시작되면서 누군지 불확실한 상대방의 주의를 끌기 위해 차용해온 단어가 hello다. 때문에 1940년대까지만 해도 hello라고 인사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인식이 남아 있었다. 저자는 이 에피소드에서 출발해 기기와 테크놀로지가 대화규범을 바꿔온 역사를 되짚는다. 책 전반에서 오용과 파괴라는 인터넷 언어를 둘러싼 주제를 우회해온 이유 역시 이것이다. 인간이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정확하게 소통하고자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그러한 변화를 가능케 한 인간 언어의 유연성이란 얼마나 놀라운지에 관한 이야기다. 바로 그 연장선에 인터넷이 있다. 현재 진행중인 언어 혁신을 그 혁신의 주인공들에게 전하는 처음 읽은 인터넷 언어학이자, 최신의 언어학이다.
Gretchen McCulloch
언어학자. 인터넷 밈, 이모지, 문자메시지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넷 언어를 연구해왔다. 〈와이어드〉에서 언어학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흥미진진한 언어 현상을 소개하는 팟캐스트 〈언어학 열정(Lingthusiasm)〉의 공동 제작자다. 맥길 대학교에서 언어학 석사를 마쳤다. 인터넷 언어 연구자인 동시에 그 사용자로서의 위치를 만끽하는 저자는 웹툰 〈xkcd〉에서 캐릭터화되는 등 인터넷 세상에서 즐겁게 살고 있다. 또한 1300만 구독자를 둔 교육 전문 유튜브 채널 〈크래시코스(CrashCourse)〉의 언어학 강좌를 함께 만들었으며, 2021년 미국언어학회에서 선정하는 ‘언어학·언어·대중상’을 수상했다.
홈페이지_gretchenmcculloch.com
트위터_@GretchenAMcC
서문: 언어사의 혁명적인 순간을 탐험한다는 것
비격식 글쓰기의 폭발
언어학자들이 인터넷에 주목하는 이유
인간은 언제나 패턴을 만든다
효율성, 비격식 문어를 이해하는 첫 번째 기준
이미지, 문자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규칙
1장 인터넷 시대의 사회언어학
우리가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이유: 지역
인터넷으로 지역어를 추적하는 방법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발견
네트워크
SNS와 청소년 언어의 숨은 상관관계
젠더 이분법 밖의 세계
왜 인터넷 이후 언어가 빠르게 변하는 걸까
태도
R 발음과 묵음의 권력 역학
디지털 텍스트 속 편향과 저항
사용자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언어 지형
키보드의 한계를 넘어 더욱더 나 자신이 된다
2장 인터넷 민족 연대기
첫 번째 물결: 언제 어떻게 인터넷으로 이주했는가
오래된 인터넷 민족: 기술에 능통한 소수 집단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인터넷 은어로
lol이 보여준 인터넷의 사회적 잠재력
두 번째 물결: 사회적 인터넷의 시작
온전한 인터넷 민족: 일상의 경계가 확장되다
온라인 삶에 익숙하되 기술과 멀어진 사람들
준인터넷 민족: “부모님이 페이스북에 가입했어요”
기술에 대한 양가감정과 오프라인 선호
세 번째 물결: 모두가 인터넷에 산다
인터넷 이전 민족: 어쩔 수 없이 이주한 사람들
20세기 말줄임표와 21세기 이모지의 공통점
인터넷 이후 민족: 삶의 완전한 일부가 된 인터넷
“SNS에 중독된 게 아니라 서로에게 중독”
lol은 30년간 어떻게 진화했을까
새로운 과제
3장 문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세계
활자로 표현된 어조
대문자로 고함 지르기
늘여 쓰기의 변천사
더 친절하고 온화한 인터넷
느낌표와 이모티콘의 사회생활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해시태그까지, 기호로 연대하기
반어법, 쓰지 않은 것을 읽는다는 것
물결표로 비아냥거리기
미니멀리스트 활자의 등장
알고 저지르는 불규칙의 미학
반어적 활자들이 보여준 가능성
서로의 목소리를 더 잘 듣는 미래를 위하여
4장 이모지의 언어학
이모지는 무엇을 위해 존재할까
엠블럼 몸짓의 인터넷 등가물
인터넷 독해력이 필요 없는 설명적 이모지
이모지 반복에 숨은 규칙
이모지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의 시작
기호를 넘어 그림으로
유니코드 컨소시엄의 개입
왜 이모지가 살아남았을까
고의적 신호로서의 이모지
무의미함이 건네는 메시지
우리는 말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5장 대화는 어떻게 변하는가
기술이 인사말을 바꾼다
전화기와 Hello 반대주의자들
이메일과 Dear의 종말
비대면 실시간 대화라는 개혁
초기 채팅 시스템의 한계
한계를 기능으로 바꾼 스트리밍 채팅
채팅이 만들어낸 새로운 규범들
제3장소로서의 SNS
그리스 아고라와 계몽주의 시대 카페, 그리고 인터넷
가상의 제3장소만이 가진 특징
공개와 은둔의 미묘한 줄타기
오프라인 관습과 규범의 확장
6장 밈과 인터넷 문화
밈의 탄생
‘고양이짤방’과 내부자 농담
‘동물의 조언’과 파편화된 밈
밈은 죽지 않는다 다만,
무엇이 밈을 밈으로 만드는가
태피스트리와 할아버지의 농담 모음집
해괴하고 엉성할수록 완벽해지는 21세기 민간전승
진화하는 인터넷 문화 속 밈
7장 언어에 대한 새로운 은유
감사의 말
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