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를 잃은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
살아 있었다는 단 한 가지 증거,?
그 증거를 고요히 감싸 안는 침묵 박물관이 열린다
아쿠타가와상, 서점대상, 다니자키준이치로상, 요미우리문학상 등 일본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하며 특유의 작품세계로 독자들을 매료시킨 일본의 대표작가 오가와 요코. 현실성이 결여된 몽환적인 공간 속에서 흔들림 없이 고요하게 자신의 본분과 열정 속으로 침잠하는 인물들을 그려내는 오가와 요코 세계관의 정수를 선사하는 소설 『침묵 박물관』이 출간된다.
『침묵 박물관』은 죽음에 따른 상실감과 이를 침묵으로 애도하는 유품, 그 유품을 보존하려는 박물관 사람들의 고투를 통해 비록 세상에 거창한 이름을 남기지 않는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생과 죽음은 언제나 고유의 존재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은 마을에 새로 도착한 박물관 기사 ‘나’와 유품 수집에 생을 바친 괴팍한 노파, 투명하면서도 평온한 성품의 소녀, 그리고 충실한 정원사가 ‘침묵 박물관’을 개관하기까지, 세상과 외따로 떨어진 독자적 세계 속에서 죽음과 유품에 관련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마을은 형언할 수 없는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과 불안 속으로 빠져든다.
고즈넉한 마을, ‘나’는 한 노파가 세운다는 박물관의 기사로 일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평범하고 소소한 박물관을 예상한 것과는 달리 노파가 내민 것은 그간 마을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유품이다. ‘나’는 당황하였으나 이내 미신을 신봉하는 노파의 지시 아래 노파의 양딸인 어린 소녀, 그리고 저택을 관리하는 친절한 정원사와 가정부의 도움을 받아 이내 작업에 빠져든다.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는 마을에서 죽음으로 떠난 자들의 유품을 수집하는 것.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응축된 유품들을 하나하나 수집해가던 어느 날, 마을에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박물관은 확장된다. 직접 말하지 않아도 조용히 삶을 내보이는 물건들, 이 물건들을 고요히 품고 있는 박물관에 마침내 ‘침묵 박물관’이란 명패가 걸리고, 침묵 박물관은 관람객의 방문을 기다린다.
저자 : 오가와 요코
1962년에 오카야마 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제1문학부 문예과를 졸업하고, 1988년 『상처 입은 호랑나비』로 가인엔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1991년 『임신 캘린더』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2003년 『박사가 사랑한 수식』으로 제55회 요미우리문학상 소설상, 제1회 일본서점대상 등을 수상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브라흐만의 매장』으로 이즈미교카문학상을, 2006년 『미나의 행진』으로 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 2012년 『작은 새』로 문부과학대신상을 수상했다. 『약지의 표본』과 『호텔 아이리스』가 프랑스에서 영화로 제작되었고, 『박사가 사랑한 수식』과 『인질의 낭독회』는 일본에서 각각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2007년 프랑스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수여받기도 했다. 이외에 『식지 않는 홍차』 『부드러운 호소』 『바다』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 『원고 영매 일기』 『완벽한 병실』 『미나의 행진』 『슈거 타임』 『안네 프랑크의 기억』 『호텔 아이리스』 『우연한 축복』 『귀부인 A의 소생』 『언제나 그들은 어딘가에』 등의 작품이 있다.
역자 : 이윤정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과 도쿄외국어대학 대학원 일본어과 연구생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인도방랑』 『티베트방랑』 『동양방랑』 『마리카의 장갑』 『고독한 늑대의 피』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하게타카』 『국수와 빵의 문화사』 등이 있다.
이 책은 목차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