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구라치 준의 강렬한 여운을 선사하는 소설!
제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작가 구라치 준의 장기와 내공이 유감없이 발휘된 여섯 편의 웰메이드 미스터리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지적 자극과 통렬한 블랙유머와 아이러니, 치밀한 논리에 더하여, 무엇보다도 제목처럼 기상천외한 발상이 돋보이는 개성적인 미스터리 작품집이다. 묻지마살인의 사회적 문제와 고도로 발달된 정보 시스템이라는 현대 기술의 맹점, 사이코패스의 광기, 전쟁이 주는 황폐함, 일상에 침투하는 죽음의 영묘한 기운 등 작가적 기량과 주제적 깊이를 겸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A지역에서 A로 시작되는 이름의 인물이 살해되고, 이어서 B지역에서 B로 시작되는 이름의 인물이 살해된다. 이에 주인공은 완벽한 살해 계획을 세우는데 이윽고 예상외의 사건이 닥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할 파국이 펼쳐지는 《ABC 살인》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ABC 살인사건》의 소름 끼치는 변주곡으로, 스타카토로 끊어지는 속도감 있는 단문이 상당한 몰입도를 선사하며 묻지마 살인의 공포감을 고조시킨다.
시신과 파, 케이크의 조합이 초현실주의 회화처럼 기괴하게 각인되는 《파와 케이크의 살인 현장》, 제2차 세계대전 말, 군 특수과학연구소를 무대로 한 밀실 상황에서 괴사(怪死) 사건, 즉 두부의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것처럼 보이는 사건이 그려지는 표제작 《두부 모서리에 머리 부딪혀 죽은 사건》 등 코믹한 필치, 허를 찌르는 논리, 심상치 않은 여운으로 미스터리 팬들을 매료시키는 구라치 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ABC 살인
사내 편애
파와 케이크의 살인 현장
밤을 보는 고양이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네코마루 선배의 출장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