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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 다산책방
  • 등록일2017-02-16
  • 파일포맷pdf
  • 파일크기1 K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 보유현황보유 1, 대출 0, 예약 0
  • 평점 평점점 평가없음

책소개

영국 문학의 제왕, 맨부커상 수상 작가
줄리언 반스의 죽음에 대한
가장 솔직한 에세이!
영국 문학의 제왕, 맨부커상 수상 작가 줄리언 반스의
인간의 영원한 숙제, 죽음에 대한 유쾌한 한판 수다!

작가이기 전에 인간일 수밖에 없는 그, 줄리언 반스. 예순을 넘긴 시점에 그는 고민에 빠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결론, 죽음에 대하여.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신이 그립다. 누가 신에 관해 물으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옥스퍼드, 제네바,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쳐온 형에게 내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형은 딱 한 마디만 했다.
“질척해.”
- 본문 9쪽
‘보이지 않으면 믿지도 않는다’는 불가지론자로서 내세에 대한 어떠한 희망도 기대도 품을 수 없었던 그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 죽음에 대해 유쾌한 토론을 벌인다. 신을 그리워하는 태도를 질척하다고 일갈해버리는 철학과 교수 형, 무신론자이자 공산주의자 어머니, 전신을 지배하는 병마와 싸우다 병실에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까지…….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누군가의 아들이자 형제인 줄리언 반스와 영국 문학의 제왕으로서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죽음을 면밀히 파헤친 줄리언 반스가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해낸 에세이다.
줄리언 반스는 사생활을 공개하기를 극도로 꺼리는 작가이지만, 이 책에서만은 다르다. 줄리언 반스의 가족은 멀리서 봤을 때 평범하고, 누군가의 눈에는 훌륭해 보이기까지 하다. 교장을 지낸 할아버지, 프랑스성애적(?) 고상한 품격을 갖춘 할머니, 온화하고 관대한 아버지, 노동당 출신의 어머니, 철학과 교수 형까지. 그러나 가까이 들여다봤을 때 반스의 가족은 괴팍하며 쩨쩨하고 뒤틀린 면 또한 있다. 우리의 가족이 그러하듯이.
줄리언 반스가 기억을 더듬어 캐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작가, 작곡가, 종교인,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자유주의자나 냉소주의자 등의 에피소드들로 한데 얽혀 천태만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술자리 수다 같은 일화들과 고금을 통해 전해오는 주옥같은 경구들이 섞여 있는 매우 독특한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쥘 르나르, 쇼스타코비치, 몽테뉴, 플로베르, 스탕달……
역사 속 위인들의 경구를 통해 깨닫는,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줄리언 반스는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에서 작가, 작곡가 등 역사적 위인들의 한마디를 되새긴다. 죽음에 대한, 죽음을 코앞에 두었을 때 할 만한, 작가나 작곡가가 아닌 일정한 생의 주기를 마무리할 운명에 처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내뱉은 한마디를. 그는 자신의 이런 작업의 이유를 『홍당무』로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 쥘 르나르의 말로 대신한다. “죽음과 마주할 때 우리는 어느 때보다 책에 의지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반스는 작가와 작곡가 들이 남긴 기록들을 샅샅이 파헤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한 예로, 줄리언 반스는 작가 아서 케스틀러의 『죽음과의 대화』의 한 장면을 든다.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냐고 묻는 비행사에게 케스틀러는 “난 한 번도 죽음을 두려워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죽어가는 것을 두려워했을 뿐이죠”라고 답한다. 이에 반스 또한 죽기 전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던 자신의 부모처럼 될까봐 두렵다고 고백한다.
줄리언 반스는 샤를 뒤보스의 ‘르 레베일 모르텔’이라는 문구를 ‘죽음의 숙명을 알리는 모닝콜‘이란 말로 옮겨낸다. 이는 낯선 호텔 방에서 이전에 묵었던 투숙객이 맞춰놓은 자명종이 울리는 바람에 야심하기 그지없는 시간에 느닷없이 잠에서 깨어나 암흑과 공포 속에 내던져진 채, 현세가 잠시 세 들어 사는 세계임을 통렬히 자각하게 되는 것과 같은 상태를 말한다.
몽테뉴는 “죽음에 반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시도 놓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줄리언 반스는 “다른 이에게 죽는 법을 가르쳐준다면, 기실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과 같다”고 한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시도 놓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삶을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예전에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얘기를 거리낌 없이 하는 편이었다. 죽음과 장차 맞이하게 될 인생이 아니라, 죽음과 절멸의 이야기 말이다. 이에 반스는 플로베르의 한마디를 빌려온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절망의 종교를 가져야만 한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신의 운명을 감당해야 한다. 말하자면 자신의 운명처럼 무감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군! 그런 거군!’ 하고 말함으로써, 그리고 발아래 놓인 검은 구덩이를 응시함으로써 사람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이다.” (본문 47쪽)
한밤중 갑자기 걸려온 전화처럼 찾아오는 죽음,
그 죽음에 대한 줄리언 반스의 가장 솔직한 에세이

죽음은 줄리언 반스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주제다. 소멸에 대한 생각으로 ‘온몸이 마비되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소년이 등장하는 그의 첫 소설, 『메트로랜드』(1980)부터 죽음은 작가로서의 그의 의식을 사로잡아왔다. 이후 노년을 주제로 한 단편집 『레몬테이블』(2004), 자살과 기억의 문제를 소재로 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2011), 사별과 살아남은 삶의 슬픔을 다룬 에세이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2011) 등으로 이어져오면서, 죽음이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큰 강령이 되었음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2008년 그가 발표한 에세이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반스의 ‘죽음의 계보’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죽음에 대한 사유의 지평을 작가뿐만 아니라 그 개인과 주변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줄리언 반스는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에서 작가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대해 깊이 고뇌한다.
우리가 예술을 탄생시키는 이유는 죽음을 무릎 꿇리려고, 안 되면 최소한 반항이라도 해보기 위해서일까? 죽음을 초월하기 위해서? 죽음에게 제 분수를 알게 해주기 위해서? (…… ) 취향은 변한다. 진실도 클리셰가 되어버린다. 모든 예술의 형태들은 사라진다. 심지어 죽음을 뛰어넘은 위대하기 그지없는 예술의 승리조차 실소가 나올 정도로 단명한다. 소설가는 다음 세대의 (운이 좋다면 2세대나 3세대의) 독자들에게 희망을 걸지 모르며, 그러는 것으로 죽음을 비웃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사형수 독방의 벽을 긁어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그러는 이유는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도 여기 있었다, 라고.
- 본문 331~332쪽
영국 문학의 제왕으로 불리며 맨부커상, 메디치상, 구텐베르크상 등 명망 있는 상을 줄줄이 받아온 그도, 결국은 작가이기 전에 한 인간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영원히 산다는 말이 있지만, 작가 자신에게는 언젠가 찾아올 절멸을 상상했을 때 두렵긴 마찬가지다.
줄리언 반스는 작가로서, 또 인간으로서 죽음이라는 주제를 한 번도 놓아본 적이 없었다. 그가 처음으로 고백한 죽음에 대한 솔직한 에세이인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영원한 숙제인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소개

줄리언 반스

저자 줄리언 반스 Julian Barnes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1980년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하여,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용감한 친구들』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등을 펴냈다.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독일 구텐베르크상,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최세희

역자 최세희는 국민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세스의 『약해지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인생이야』,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과 『킵』,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렛미인』, 폴리 호배스의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앤서니 도어의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크레이그 테일러의 『런더너』, 의 『힙스터에 주의하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9
옮긴이의 말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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