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가 각인해야 할 역사가 담겨 있는 책이다.
나는 고스란히 젖어드는 슬픔에 책장을 넘기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기꺼이 우리 후손들이 감당하고 이겨내야 할 기록들을 읽노라니 심장은 더 격하게 요동쳤다.
_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의 추천사 중에서
“우리가 강요에 못 이겨 했던 그 일을 역사에 남겨 두어야 한다.”
살다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이해되는 순간이 온다. 슬픔은 하나의 과정이고 그 과정을 통과하게 될 것이라고들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가슴에 남아있는 것들이 있다. 잊지 못할 이름들, 지우지 못할 기억들…. 그리고 그 안에 꺼지지 않는 삶에 대한 희망도, 나를 믿어준 친구들이 준 소명도 있다.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은 보물 같은 순간,
힘겨운 삶속에서 슬픔조차 흡수하는 법도 배우지만 살아있는 역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믿음이 우리 고통을 덜어주지 못할 수도 있다. 믿음이 우리를 악에서 보호해주지 못할 수도 있다. 오롯이 누군가를 믿는다고 해도 우리는 그것이 옳은 것이고, 그것이 행복한 것인지 모를 수 있다. 믿음이 죽음이라는 공통된 운명에서 우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믿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수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변화의 가능성, 깨달음의 가능성, 그리고 살아야할 이유까지. 어찌 보면 아침드라마에서 보는 신파처럼 남자는 강제징용에 천형(天刑) 같은 한센병까지, 또 지고지순한 마음으로 남자를 기다리던 여자는 위안부로. 이렇게 기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이들의 엇갈린 운명은 우리 역사가 빚어낸 슬픈 현실임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고, 우리가 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누구나 자신들을 위한 전쟁도 아닌 타국의 야욕에 희생되고 싶었을 것이며, 누구나 오순도순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을 꿈꿨을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이 너무 간절하여 70년이 넘는 시간 내내 가슴 속에 꺼지지 않는 그리움으로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재앙처럼 충격을 주는 책, 깊이 슬프게 만드는 책!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을 닮아서 소록도라고 이름 지어진 장소. 그러나 이름과 달리 고립무원의 그곳에선 식민지배의 국민인데다, 천형 같은 나병까지 짊어진 이들이 살고 있었다. 병을 앓는 환자들의 고통에, 가족 곁에 있겠다고 남은 그들의 가족까지 감내해야할 고통은 아름다운 섬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살 수 있었고, 때론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때가 있었다. 공장에서 일을 해 헤어진 정혼자를 구하겠다고 나선 소녀가 이름 모를 곳에서, 그 소중한 모든 것들을 참혹하게 빼앗기고, 선물 같은 죽음을 기다리는 때가 있었다.
그래도 삶은 계속되었고, 그 안에서 그리움과 기다림이라는 것이 인연을 맺는다. 그렇게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의 가슴속에 있는 순정을 믿는 것이다. 하나, 둘 소중한 사람들이 생기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생기고…. 그 이유가 운명처럼 느껴질 때 그들에게 닥친 가혹한 현실은 우리시대가 잊지 않고 직시해야 하는 역사의 모습이다. 아니, 지금부터라도 바로잡아야 할 소명이다. 이제 우리는 평생 순정을 간직한 이들의 애틋함에, 별 하나하나에 친구의 이름을 새기며 묵묵하게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끊임없는 부드럽지만 강한 용기에 가슴에서 우러난 박수를 보낼 때다.
소재원
26세에 첫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그의 첫 작품은 〈비스티보이즈〉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영상으로도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그 작품은 사회의 어두운 내면을 리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로 이어졌으며 그 후 세에 쓴 28『소원-희망의 날개를 찾아서』가 이준익 감독의 영화 〈소원〉으로 만들어지면서 2013년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고발하는 『아비』, 『밤의 대한민국』, 『형제』, 『터널』 등 다수의 소설을 출간했다. 자전에세이 『살아가려면 이들처럼』은 삶이 주는 인생의 교훈을 진솔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감동적인 가족소설 『아버지 당신을』,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함께 절망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청춘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청춘』을 발표했다.이제 서른두 살이 된 작가는 2년 6개월의 공백기 끝에 열 번째 작품을 들고 우리 앞에 찾아왔다. 그는 이 책 『그날』에 대해 자신이 현재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작품이라 말하며, 현실과 작가적 상상력 양쪽 모두에 충실한 작품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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