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샐러리맨에서 졸지에 무일푼, 막노동꾼이 된 한 남자.
그가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직 글쓰기였다.
세상에 글쓰기 책은 많다. 유명한 작가, 교수, 정치인들의 책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전형적인 패배자에 불과한 저자가 책을 냈다. 그는 왜 글쓰기를 세상에 말하려고 하는가. 우리는 또 왜 그의 책을 읽어야 하는가.
저자의 글쓰기는 감옥에서 시작되었다. 10년 넘게 다니던 국내 최고의 대기업을 퇴사하고 시작한 그의 사업은 6개월 만에 망했고, 그를 기다린 건 감옥행이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시작한 글쓰기는 4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보지 못한 저자였지만, 글을 쓴다는 행위로부터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되고 마음을 내려놓는 방법을 배웠다. 그렇게 글쓰기로 얻을 수 있었던 평온함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썼다.
그가 말하는 ‘나만의 글쓰기’에 어떤 독특한 방법은 없다. 누구 보여줄 생각은 하지도 말고 누가 봐도 개의치 말고 쓰는 것이다. 뻔뻔하게,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쉽게, 많이, 자유롭게, 남김없이, 매일매일, 부담 없이, 잘 쓰려고 하지도 말고 혼자의 힘으로 말이다. 별것 아닌 방법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펜을 들어 글을 써보라. 글을 써야 할 이유가 딱히 없거나 글쓰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느껴지리라. 하지만 이 책 한 권을 완독한 후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절망에 빠진 한 남자를 살아갈 수 있게 한 글쓰기의 힘을 느끼고 싶어질 테니까.
무일푼, 막노동꾼 주제에 책이라니!
이 책을 집어 든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컨대 아마도 이럴 것이다. 원고를 투고 받았던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세상을 울렸던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처럼 ‘과거에’ 막노동을 하다 성공했다면 모를까, 저자의 막노동은 ‘현재진행형’이었다. 심지어 그는 전과자라는 별까지 달고 있었다. 그뿐인가, 글쓰기 책이라면 으레 책을 몇 권쯤은 내본 작가들, 아주 저명한 사람들만이 낼 수 있다는 (혹은 그래야 책이 잘 팔린다는?) 고정관념까지 그의 원고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런데도 궁금했다. 그가 말하는 글쓰기라는 게 도대체 뭔지.
그를 살게 한 것은 글쓰기였다.
누구나 선망하는 국내 최고의 대기업 출신인 그가 모두가 피하고 싶은 수많은 경력을 덕지덕지 달고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한 건 글쓰기였다. 저자는 다른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글, 소위 ‘팔리는’ 글이 아니라 하얀 백지 위에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쏟아부음으로써 자신을 치유하는 ‘안정제’로서의 글쓰기를 말하고 있다. 복잡한 인간관계에 상처받고 쉴 틈 없는 일상에 지쳐가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기회도 없고, 방법도 잘 모르는 우리에게 말이다. ‘온라인 대나무숲’이라는 익명의 SNS 공간에서 고민을 말하기도 한다지만, 조회 수와 공감 수에 신경 쓰다 보면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토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만의 글쓰기’가 필요하다.
내 마음을 다스리고 가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글쓰기의 이유다.
학생 시절, 책상 앞에 ‘하면 된다.’ 따위의 다짐을 붙여놓기만 해도 정신이 곧추섰던 적 없는가? 머릿속으로 떠다니는 번잡한 생각들이 몇 줄의 글만으로 정리되었던 적은? 글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내 마음을 다스리고 가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을 흔한 성공담을 통해서가 아니라 저자의 지뢰밭 같은 인생사에서 이 책은 찾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와 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말한 후에 글쓰기의 열세 가지 비법을 내놓았다. 글 쓰는 데 비법이 있을 수 없다며, 그저 쓰는 것이라고 하며…. 그 쉬운 비법을 읽고도 여전히 글쓰기가 쉽지 않다고 할 독자들을 훤히 꿰뚫어보며 핑계 댈 출구마저 막았다. 이유도 알았고, 방법도 알았고, 핑계도 못 대고…, 이제 독자들에게 남은 건 오직 글쓰기뿐이다.
이은대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 다니는 ‘잘나가는 샐러리맨’이란 유일한 수식어에서 한순간에 전과자, 파산자, 알코올 중독자, 막노동꾼이라는 최악의 경력(?)을 갖추게 되었다. 세상의 뒤편에서 만나게 된 글쓰기를 시작으로 내면의 나를 만나고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으며, 마음의 평온을 찾았다. 돈이 인생의 전부라 여겼던, 그리고 수도 없이 자살을 결심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나만의 글쓰기’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4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다.
들어가는 글_이런 처지에도 글을 쓴다
제1장. 나에게 글쓰기는 살기 위한 도구였다
나에게 글쓰기는 한 줄기 빛이었다
나는 감옥에서 글쓰기를 배웠다
술 없이는 못 살 것 같던 나와 이별했다
모두가 글쓰기 판을 떠나도 나만은 남겠다
쓸개를 핥는 심정으로 현실을 버텨냈다
세상과 한 판 붙어볼 자신감이 생겼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때면 늘 글을 썼다
못난 ‘나’라도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백지가 채워질 때 절망은 사라졌다
제2장. 글쓰기가 필요한 13가지 이유
모든 문제는 글쓰기를 통해 실체를 드러낸다
단지 적는 것만으로 현실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면?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는 일, 도대체 언제까지
사소함과 중요함, 글쓰기로 뒤집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게 하는 힘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후회가 아닌 반성으로 지금을 살아라
생각은 손끝에서 만들어진다
세상 한가운데 나를 남기는 방법
못난 내 모습과 결별할 순 없을까?
긍정적인 생각으로 부정적인 생각 물리치기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자유
글로 쓰지 않으면 목표가 아니다 생각일 뿐이다
제3장. 글쓰기에 비법이 있을 수 없다
남 눈치 볼 것 없이 뻔뻔하게 써라
보이는 것을 구체적으로 써라. 보이지 않는 것에 닿을 수 있다
솔직해져야 진정한 나와 마주하게 된다
굳이 어렵게 쓸 이유가 있는가?
다독, 다상, 다작 중에서 꼽으라면 다작
위로받을 수만 있다면 형식은 의미 없다
찌꺼기를 남기면서 치유되길 바라는가
어떤 일보다 먼저 하고, 습관이 되게 하라
시작과 동시에 부담은 사라진다
항상 잘 쓰려고 하는 생각은 버려라
결국 배설은 나만의 힘으로 해내야 한다
제4장. 글쓰기를 방해하는 핑계들
시간이 없다
글을 써본 적이 없다
글재주가 없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의 비판이 두렵다
쓰다 보면 내용이 산으로 간다
문장력이 약하다
쓸 말이 없다
글쓰기가 힘들다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다
제5장.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들
마음에 상처를 입었는가?
철밥통 직장은 없다
사장님! 사장님!
이제 초등학생인데
취업 스펙 쌓기에 열중이라면
영업사원의 승부수
그리고 모든 사람들
마치는 글_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