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마술은 이 보다 더 귀족적이라고 할 수 있지. 몇 사람밖에는 볼 수 없기 때문이야. 어쨌든 두 마술 모두 카드 마술이 기본이라네. 중요한 것은 스탠딩 마술과 테이블 마술은 마술에 대한 사상이 다르다는 것이지. 스탠딩 마술이 개방적, 서민적, 환상적이라면 테이블 마술은 폐쇄적, 귀족적, 현실적이라고 할까? 뭐 그런 거야.]
박성택의 감각기관은 각기 다른 일을 하느라 바빴다. 눈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카드 마술에 쏠려 있었고, 귀는 진 노인의 마술 강의에 그리고 머리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 곧 밤 9시가 되면 일이 시작된다. 하지만 그 때까지는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해야 의심을 받지 않을 것이다. 마술사는 입에서 카드를 토해내고 있었다. 어찌 보면 엽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소 희미한 조명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진 노인은 입을 다물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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