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포크로 야채와 참치를 한데 휘저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있는 게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었지. 난 돈이라 했고, 당신은 법이라 했지. 이제야 깨달았어. 우리에게 강력한 힘을 행할 수 있는 건 돈도, 법도 아니라는 것을. 내게 가장 큰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건 바로 당신이요. 나의 온 신경과 정신을 붙들어 맨 당신이 나를 휘두르지. 그 힘을 성욕이라고 부르건 집착이라고 부르건 아무래도 좋아. 그 힘에 이끌려 난 굴복당하기를 선택했으니까. 운명도 선택인가 보군. 아니지. 난 당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어쩔 수 없는 운명이지.’
그는 옷을 갈아입고 이성을 유인한다는 페로몬 향수를 뿌렸다.
‘나는 내 운명을 하늘에 맡기지 않겠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당신이 어디에 사는지 알기 위해 거리를 헤매는 일이야. 설사 예기치 않게 우스운 꼴이 되더라도 주저하지 않겠어. 오늘 하루는 아주 짜릿한 날이 될 거야. 내 생에 큰 획을 그을 역사적인 순간이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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