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남자가 펍에 들어오면서부터 그를 유심히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 남자가 앉은 자리에서 대각선에 위치한 테이블에 때가 많이 탄 칙칙한 잿빛 후드가 달린 로브를 걸치고 있는 어떤 이가 있었다. 후드를 깊게 눌러쓴 채 옆에 아무도 없이 혼자서 맥주를 홀짝였다. 여급을 불러줄까라는 마담의 제안에도 거절하고 그는 술과 마른안주만 근근이 비워냈다. 그러면서 눈치 채지 않게 남자의 테이블을 관찰하고 있었다. 마담도 은근히 그가 신경 쓰였으나 별다른 특이한 행동을 하지 않기에 가만히 놔두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치렀다. 가게를 나서는 그의 모습을 마담은 간간히 훔쳐보았다. 뭔가 이상하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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