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원시시대를 거쳐 역사시대를 통해 효과적인 사회체제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사회는 그 구조 자체가 안정되지를 못하다. 지도자의 자리는 항상 다툼과 경쟁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다. 흔히들 인간 사회와 비견되게 사회생활을 하는 생물로서 개미와 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들의 사회는 인간 사회나 여타의 집단생활 동물들과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집단사회의 중심은 힘에 의한 경쟁과 다툼의 승리자의 것이 아니다. 그들의 사회에서는 자식을 낳는 생명창조의 힘이 지배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흔히들 여성지배의 사회를 말할 때 아마조네스의 이야기 등을 거론한다. 그러나 그것은 겉모양만을 여자로 했을 뿐 그들의 전투적인 성향은 다른 남자사회의 이야기와 다를 것이 없다. 진정한 여성의 이야기는 여성의 본래특성 그 자체가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여성 그 자체의 능력이 바로 강력한 힘을 갖게 되는 것, 그것은 가장 발달된 사회라는 벌과 개미의 사회가 인간의 사회에 적용되었을 경우를 상상할 수 있다. 그것은 물리적 힘에 의한 통치가 아닌 모성에 의한 통치로서 다스려지는, 다툼과 경쟁이 없는 인간 이상사회의 한 전형을 말한다.
출판사 서평
미래를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그렇지만 마치 과거를 보는듯하다. 타임머신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소재가 다른 타임머신 소설이다. 남성중심사회가 아니라 여성중심 사회다. 여성중심 사회에서 다른 곳에서 개척해 나가는 것을 보면 개미사회에서를 보는 것 같다. 또한 과거 환웅이 태백산맥에 들어와 나라를 세운 것도 그림과 결합된다.
신비주의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우리와 다른 것을 꼭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모계중심사회며 마치 여황개미가 알을 낳을 개미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것과 같다. 다른 평론은 어쩐지 모르지만 개미사회와 타임머신 그리고 인간사회의 결합이 이미지로 형상화되었다. 여기에 많은 이야기가 결합하여 재미를 이끌고 있다. 대중적인 소재인 섹스도 빠지지 않는다. 인간이 권력을 잡고자 하는 본능도 더욱 흥미를 이끈다.
나라를 건국하면서 역사가 빠질 수 없듯이 정사와 야사를 교차한다. 역사로 기록되기를 바라면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한권의 책이다.
평론가 서평
박경범은 지적관념은 넓고 그의 문학적 기고는 첨단적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공상과학소설을 환상과학소설로 탈바꿈시켰다. 이 모험에다 그는 역사소설을 접목시켰는데 여기에서의 역사란 지나간 날의 기록의 장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환상의 역사성을 뜻한다. 과학과 역사와 공상이 만나는 교차롱서 형성된 이 작품은 우리문단에 새로운 도전장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 문학평론가 임헌영 -
디자인 특징(소설책을 영화처럼)
모든 소설이 그러하듯이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누가 말했는지 머리로 생각한다. 영화는 청각과 시각으로 받아들여 쉽게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은 문자언어로 인식한다. 두뇌로 받아들이는 시간과 속도가 늦는 것이 당연하다. 영화는 길어야 2시간이면 보지만 책은 몇 배 더 걸리는 원인이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 아림은 진한 붉은색, 아영은 청녹색, 희영은 진노랑으로 구분하였다. 문자언어에 시각언어를 결합했다. 독자는 시각을 결합하여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속으로
""강쇠와는 언제부터 알고 지내왔느냐?""
아림이 묶여있는 곳에서 탁자를 건너 맞은편에 앉아있는 자가 물었다. 그의 앞에는 약간의 메모를 위한 도구가 놓여 있었다.
""그건 내 사생활인데 너희들이 뭣 하려 알려 하느냐?""
아림은 힘없이 푸념하듯 말했다. 이 말에 취조원의 우두머리인 듯한 그는, 아림을 보아 오른편에서 서있는 자를 향해 고개를 살짝 돌리고 턱을 들어 무언가 신호를 했다. 곧 오른편의 자가 아림을 묶여있는 채로 걷어차 넘어뜨렸다.
""어서 바른 대로 대지 못할까?""
체포과정을 통해 받은 정신적 충격과 압송과정에서 얻은 피곤, 현재의 압박감과 초조함 등이 겹친 터라 아림은 이 충격에 곧 정신을 잃었다. 그러자 또 반대편에서 대기하던 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구석의 세면대 옆 물받이 통에서 한 양동이의 물을 퍼다가 아림에게 쏟아 부었다. 아림은 깨어났다. 그녀는 다시 일으켜 앉혀졌다. 상투적 양식의 취조를 그들은 계속했다.
""강쇠를 처음 만난 것이 언제냐?""
""지난해 봄 우량 종인(種人) 육성을 위한 학술발표대회 때 초청인사로 참석해 그때 종인 대표로 나와 있는 그를 처음 보았어요.""
이미 아림의 말투는 그들의 기세에 눌리어져 있었다.
""그때 종인들은 학회 참석자들에게 실례(實例)로서 보여지고 난 뒤 곧 돌려보내졌는데 어떻게 그와 이야기가 통하게 되었나?""
아림은 부끄러워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그들의 눈치가 험악해지자 서둘러 다시 진술했다.
""그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내 마음이 흔들렸어요. 그의 품에 안겨 내 속마음을 얘기하고 싶었고 그의 품에서 하룻밤이라도 잠들고 싶었고…""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순순히 불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도무지 알지도 못할 소리나 지껄이고…""
철썩.
주제어
천년여황, 박경범, 여황, 천년, 한국소설, 모성통치, 생산원, 자동출산시스템, 여가연구원
박경범은 다소 상투적이지만 고아한 일상어로 사회의 관념들과 다반사적인 실태를 조리 있게 '들려준다'. 특정 개인 및 집단이 주변환경 속에서 유동하는 작태들을 반(半)가시적으로 도말하고 또는 해체, 분산화시키는 기법을 구사하지만, 감상자들은 이후 오히려 짜임새 있는 하나의 생태와 현실상을 온전히 대면했노라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새삼 보았다'라는 관조자의 시선을 부여하는 것이 그의 작품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때로 가상적이기까지 한 주체를 선보이고 그 주체의 전기적 경험담들을 읊으면서도, 아찔한 위험이나 극단으로의 치우침 없이 실로 미동하는 감흥과 자기고백적 담론에의 절제된 몰입을 유발하는 것은 박경범 특유의 기술이라 사료된다.
서울大學校 自然科學大學 卒業
「환웅천왕의 나라」, 「은하천사의 7일간의 사랑」, 「대장藝魔」, 「잃어버린 세대」, 「베오울프와 괴물 그렌델」, 시집 「채팅실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