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하지 않은’ 기쁨을 찾아서
“평범한 사람들의 에세이 무크”를 표방하는 『인간의 기쁨』의 두 번째 책이다. 『인간의 기쁨 1: 영처클럽의 탄생』이 일종의 출생신고였다면, 『인간의 기쁨 2: 성숙하거나, 또는 디스토피아』는 이 에세이 무크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보다 구체적으로 그려 보이기 시작한다. “성숙하거나, 또는 디스토피아”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이, 그 길은 우선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기준을 뒤집어보는 데서 시작된다. 말하자면 ‘니들이 짜맞춰놓은 그 따위 세상 이치를 우리한테 들씌우려 하지 마. 우리는 그런 데서 기쁨을 찾는 사람들이 아니니까’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막상 구체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처음의 이 선언이 무색해지는 자기모순과 맞닥뜨릴 가능성도 있다. 아니, 십중팔구는 그러리라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그러나 설령 그럴지라도 의미가 퇴색하는 것은 아니다. 직접 걸어보아야 길이 막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래야 자신의 막연한 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수 있으니까 말이다. 비록 그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지라도. 그러므로 『인간의 기쁨』의 필자들은, 위험한 자기 탐험에 나선 용감한 모험가들인 셈이다.
먼저 「대장의 테마 개 같은 네 인생」은 주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성숙’ 내지 ‘성장’이라는 개념과 ‘디스토피아’라는 개념을 서로 연결 짓는다. 그리고 이로써 성숙함이나 어른스러움, 또는 이른바 ‘세상 이치’라는 것이 다른 한편으로는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또한 뒤이은 「영처갤러리 내 마음속의 디스토피아」에는 그런 끔찍함의 구체적인 실례들이 담겨 있는데, 필자들이 직접 사진을 찍고 설명을 붙인 이 갤러리 꼭지는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끔찍함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세상에서 느끼는 끔찍함이 사람들마다 얼마나 제각각 다를 수 있는가를 알게 해준다.
그런가 하면 「생활 불량자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른바 고액 연봉과 멋진 자동차, 고급 주택 등으로 대표되는 ‘폼 나는 어른’의 기준에서 벗어나, 그런 것들 없이도 폼 나는 어른이 되고 폼 나는 아빠가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그리고 「우리 이야기 먹고 토하기」는 이른바 ‘여자’라는 사회적 기준에 짓눌린 진짜 여자들의 기형적인 현실을 들춰내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인 폭식증이 정말 끔찍하리만큼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이 밖에도 「틈바구니 그들에게도 이야기가 있다」는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던 김순자 씨의 이야기와 홍콩 가사노동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억눌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이야기들이 얼마나 큰 힘을 지니고 있는지를 일깨운다. 또한 「삼국지로 보는 역사 이야기」는 이른바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틀에서 벗어나 당당히 ‘비전문가’의 해석을 견지하는 것이 마땅함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당나귀 아빠
저자 당나귀 아빠는 1인 출판사 운영을 한다 책을 너무 좋아하여 출판사를 차렸지만 책을 하도 못 팔아서 책이 점점 미워지려고 한다. 매일매일 대책 없는 낙관과 끝 모를 비관 사이를 헤매고 다닌다. 세상에 기적은 없다고 믿으면서도 매주 로또 당첨을 꿈꾸는 칠칠치 못한 아빠.
단팥빵
저자 단팥빵기자는 줄곧 꿈을 꾼다. 서로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을 만나 같은 곳을 바라보고 딱한 마음 없이 살아가는 꿈을 꾼다. 그래서 기자가 되었지만, 진지하게 이직을 고려 중이다. 태어났던 그대로, 소 한 마리 키워다가 밭을 갈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도 있다. ‘오늘이야말로’ 결심하다가 눈을 떠보면 문득 서른을 코앞에 둔 나이, 서울 한복판.
김유진
저자 김유진은 연구자이자 활동가이고 싶은 월급쟁이이다. 글을 쓰며 밥벌이를 하고 싶다는 오랜 꿈이 있었다. 잠시 기자질을 했지만, 지금은 글쓰기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 글을 통해 사적인 표현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공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알고 싶다. 그러려면 우선 잃어버린 글쓰기의 감각을 되찾아야 할 것 같다.
조성미
저자 조성미는 레스토랑 경영 도전자이다. 모범적이고 순종적으로 자랐고, 자라서도 그랬다. 순종적이다 못해 폭탄주와 사회생활의 폭탄을 싫다 하지 못하고 그저 들이킬 뿐인 내가 싫어 통신사 기자라는 직업을 내려놨다. 어쩌다 서양요리를 배우게 되었는데, 손목관절이 가끔 시큰한 것 빼고는 아직까지 만족하고 있다. 새로운 양식당, 잔치 뷔페, 마트 식품코너 건설에 관심이 많다.
유상석
저자 유상석은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서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으련다. 예고 없이 찾아온 성찰의 기회에 용기를 내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부단한 바람에 죄스러움을 느낀다.
주은정
저자 주은정은 전시 기획자이다. 책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한다. 눈이 무섭게 생겼다, 냄새 난다, 병균이 많다더라 하는 이유를 들어가며 동물 일체에 별 관심이 없다가 강아지 슈슈를 키우면서 동물을 좋아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식물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애정의 대상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로 확대되어 가는 중이다. 뒤늦은 사춘기를 맞이하여 질풍노도까지는 아니나 상당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있으며, 인생의 이후 행로를 찾기 위한 돌파구로 종교와 독서, 글쓰기에 의지하고 있다.
김지영
저자 김지영은 도서 MD이다. 모 출판사의 북마케터로 일하다가, 드디어 ‘책 권하는 아이’라는 별명에 딱 어울리는 도서 MD가 되었다. 현재 춘추전국시대 같은 전자책 시장의 최전선에서 총알받이 노릇을 하고 있다. 쏟아지는 총알을 다 받아내고 살아남아 전설적인 MD가 될 예정이다.
생활 불량자 어른이 된다는 것
우리 이야기 먹고 토하기
틈바구니 그들에게도 이야기가 있다
대장의 테마 개 같은 네 인생
영처갤러리 내 마음속의 디스토피아
인생의 맛 어쩌다가 서양요리 탐구기
관찰자 시점 단순한 열정
까만 머리 앤 슈슈에게
『삼국지』로 보는 역사 이야기
내 입에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