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하고 싶어요!’
아직도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다양한 SNS에 힘입은 이 혁명적인 ‘소통의 시대’에도. 아니 설령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SNS가 제공되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말하지 못한 채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를 흉내 내거나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목소리로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이 몸과 마음으로 겪었던 경험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소중하게 귀담아들어주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 더 깊은 공감을 원하기 때문이다.
‘영처클럽’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모임이다. ‘영처?處’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에게서 따온 말로, 이를테면 어린아이가 천성적으로 놀고 싶어 하듯이 마음속에서 말이 저절로 우러나오지만 처녀처럼 부끄러운 마음에 그 말을 어디서도 좀처럼 꺼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런 사람들이 한데 모여 각자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감의 흔적은 『인간의 기쁨』이라는 이름의 에세이 무크로 계속 발간될 예정이다. 그들처럼 또 어딘가에 숨어 있을 이런 간절한 목소리들을 위해. “나는 말하고 싶어요. 작아서 들리지 않아도, 아무리 무가치해도, 누구 하나 듣는 사람이 없어도.”
평범한 삶을 위한 멘토
영처클럽의 성원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며,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기에는 동기를 유발하는 성공 스토리도, 마음에 위안을 주는 감동 스토리도 없다. 다만 평범하면서도 결코 단순하지 않은 삶의 다양한 무늬들이 진솔하게 펼쳐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바로 그런 점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평범한 삶의 진정한 멘토가 될 수 있다. 오늘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 대다수는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목표를 찾고 어려운 사람들에게서 위안을 얻으려 할 뿐, 평범한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은 점점 더 잊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삶은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그 어려움과 복잡함은 성공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니 흔히 말하듯이 정말 다 괜찮아지고 다 잘되려면, 나와 비슷한 지점에 서 있는, 또는 조금 다른 지점에 서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배워야 한다. 그들을 멘토 삼아 솔직하게 말하고, 귀 기울려 듣고, 구석구석 돌아보아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비록 원하는 성공을 얻지 못하더라도 삶에 실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간혹 불행을 당하더라도 든든한 버팀목에 기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원하는 삶이요, 영처클럽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교감의 공동체를 꿈꾸며
영처클럽의 첫 번째 결과물인 『인간의 기쁨 1 : 영처클럽의 탄생』에는 모두 아홉 편의 글이 실려 있고, 그 가운데 일곱 편은 향후 동일한 제목으로 이어질 연재 글이다. 그리고 그 외에 ‘영처갤러리’라는 코너에는 ‘영처클럽의 탄생’이라는 책 부제에 걸맞게, 클럽 성원들의 백일·돌 사진을 담았다. 아예 기념앨범을 만드는 요즘과 달리 ‘백일 사진’ 혹은 ‘돌 사진’이라는 고유한 이름으로 딱 한 장밖에 촬영되지 않았던 3,40년 전의 그 사진들은, ‘영처’와 ‘탄생’, 그리고 ‘고유한 삶’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전해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서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평범한 시인들’을 위한 변명」에서, 일명 ‘영처클럽 대장’은 자신들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이렇게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 시인들의 이야기를 한데 엮어놓은 모음집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공동체이다. 따라서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시인들 개개인의 고유함뿐만 아니라 그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체의 교감 또한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아가 그런 교감이 독자들에게도 공유되어, 현실 속에서 보다 의미 있는 공동체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당나귀 아빠
저자 당나귀 아빠는 책을 너무 좋아하여 출판사를 차렸지만 책을 하도 못 팔아서 책이 점점 미워지려고 한다. 매일매일 대책 없는 낙관과 끝 모를 비관 사이를 헤매고 다닌다. 세상에 기적은 없다고 믿으면서도 매주 로또 당첨을 꿈꾸는 칠칠치 못한 아빠.
김현
저자 김현은 몇 해 전 어른께 호(별명)를 하나 받았다. 玄珉. ‘까만 돌’이라는 뜻이란다. 조약돌처럼 툭 놓인 두 글자. 설레어 그날 밤 잠이 안 왔다. 헌데 막상 쓰려니 내 알맹이에 비해 이름이 너무 거하지 싶다. 우선 한 글자만 살그머니 가져다 쓴다. 아직 단단히 여물지 못했으니 까만 것부터. ‘김’은 엄마와 외할아버지의 내림이다. 외가에 대한 사랑은 현재진행형 향수다.
유상석
저자 유상석은 서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으련다. 예고 없이 찾아온 성찰의 기회에 용기를 내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부단한 바람에 죄스러움을 느낀다.
주은정
저자 주은정은 책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한다. 눈이 무섭게 생겼다, 냄새 난다, 병균이 많다더라 하는 이유를 들어가며 동물 일체에 별 관심이 없다가 강아지 슈슈를 키우면서 동물을 좋아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식물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애정의 대상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로 확대되어 가는 중이다. 뒤늦은 사춘기를 맞이하여 질풍노도까지는 아니나 상당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있으며, 인생의 이후 행로를 찾기 위한 돌파구로 종교와 독서, 글쓰기에 의지하고 있다.
김유진
저자 김유진은 글을 쓰며 밥벌이를 하고 싶다는 오랜 꿈이 있었다. 잠시 기자질을 했지만, 지금은 글쓰기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 글을 통해 사적인 표현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공적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알고 싶다. 그러려면 우선 잃어버린 글쓰기의 감각을 되찾아야 할 것 같다.
정용선
책 읽기를 좋아하고, 유독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사람에 대한 행동이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아픈 사연에 함께 마음을 앓아 눈이 부옇게 되기 일쑤다. 장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양철학이 던지는 성찰적이고 역사적인 함의를 풀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배진한
대학 졸업 후 온갖 직업을 전전하다가 현재 수원에서 프린터·복사기 임대업을 하고 있다. 술·담배를 안 하고, 등산·마라톤·고전음악·동양화·한시·동양철학 등 온갖 돈 안 되는 것들만 좋아하는 남자.
김지영
모 출판사의 북마케터로 일하다가, 드디어 ‘책 권하는 아이’라는 별명에 딱 어울리는 도서 MD가 되었다. 현재 춘추전국시대 같은 전자책 시장의 최전선에서 총알받이 노릇을 하고 있다. 쏟아지는 총알을 다 받아내고 살아남아 전설적인 MD가 될 예정이다.
‘평범한 시인들’을 위한 변명
생활 불량자 _ 사랑과 결혼
곱게 굽기 _ 바늘의 노래
관찰자 시점 _ 이방인
영처갤러리 _ 백일·돌 사진전
까만 머리 앤 _ 할머니의 장례식
틈바구니 _ 질문은 계속된다…
만남 _ 프리모 레비의 이상한 미덕 1
한시 일기 _ 초월
너는 무슨 재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