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틀리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다름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다름과 차이'를 불편한 것으로 인식하는지, 왜 '나와 다른 것'을 '틀린 것, 잘못된 것'으로 여기게 되는지에 대해 문화사, 심리학, 환경, 종교 등 여러 측면에서 말하고 있는 에세이집이다. 아메리칸 인디언과 유럽의 만남, 1931년 중국인 배척 폭동 사건, 진정한 친구를 찾아 나선 여행, 한 지붕 세 종교가 있는 풍경 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다름과 차이'의 의미와 조화로운 삶에 대한 지혜를 밝히고 있다.
문명사학자인 주경철은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온 서로 다른 인류 문명과 그 의미에 대해 말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파괴가 자행되었던 문명 교류의 역사를 보여준다. 생태전문가 조홍섭은 고유종 멸종 문제와 잡종화에 의한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진단하고 자연선택이 아닌 '인간선택'에 의해 빚어지고 있는 역진화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을 나를 제약하는 고정된 틀을 부수고 나와, 구속도 제약도 없는 자유로운 나를 찾아 경영하는 법을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들의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이밖에 옛날 잡지 속에 인간군상의 모습을 탐색하는 전봉관, 신경정신과 임상심리학자 정승아, 작가 이우일, 심리학 교수 황상민, 종교전문작가 김나미 등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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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성이 파괴되고 획일화를 요구받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고, 다양성과 차이가 우리에게 왜 소중한지, 그 차이를 어떻게 인정하고 발전시킬 것인지를 논의한다.
★ 본 전자책은 루시북스가 만들어 판매하는 고즈윈 도서입니다.
나와 당신이 다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문화사, 심리학, 환경, 종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밝히는 우리 시대 다름의 의미.
오늘 우리를 살려낼 소중한 가치, 공존과 상생의 지혜를 말하는 여덟 편의 이야기.
<‘피마다지윈(pimadaziwin)’하게 산다>
북아메리카 동쪽의 인디언들은 자연계의 모든 존재를 감정이입, 동정, 상호의존, 성관계 등의 방식으로 서로 연결된 ‘친구들’이라 여겼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디언들이 하는 사냥은 짐승을 마음대로 죽이는 행위가 아니라 동물 친구들이 인간에게 음식과 옷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기 생명을 바치는 행위이다. 이런 방식으로 주변 세계에 대해 지켜야 할 룰을 잘 따르면서 자연계의 다른 존재들과 조화를 이루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인디언들은 ‘피마다지윈’하게 산다고 했다. 이런 독특한 심성을 가진 북아메리카의 인디언 세계는 16세기 이후 유럽인들과 만나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이후 ‘피마다지윈’하던 세계는 붕괴되고 말았다. 유럽인들은 처음 인디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을 때 그들을 아예 언어를 가지지 못한 존재라고 생각했고, 인디언들의 종교가 기독교와 다르다는 이유로 아예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단정했으며, 인디언들이 대지를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는 하느님의 선물인 자연을 방치하고 있으므로 그 땅을 식민화해도 괜찮다고 우겼다.
<‘우리’가 아닌 것에서 오는 불편과 불안의 이유>
생긴 모습이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고, 문화와 종교, 정치체계가 다른 인류의 역사에는 그 다름으로 인해 벌어진 많은 비극이 있었다. 임상심리학자 정승아 교수는 서로 다르다는 것 자체는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며, 오히려 “다른 것들을 다르다고 인식하기 시작하고, 그것을 분류하고 규정하고, 그것에 가치나 등급을 부여하고, 감정을 개입시키고, 장벽을 쌓고 방어하고, 그 장벽을 깨기 위해 공격하고, 공격에 대비하여 더 견고한 방어체계를 갖추고 준비된 무기로 전쟁을 치르면서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고 말한다.
<‘나답게’ 산다는 것>
나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고 그것을 하며 사는 사람은 당연히 행복하다. 그 삶이 바로 ‘성공한 삶’이다. 그러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기에는 우리 주변에 둘려 있는 ‘굵고 검은 선’이 너무 견고하다. 이 선은 정신의 무한한 공간 중 익숙한 일부만을 허용하면서 그 선 너머의 생각과 행동, 나와 다른 것에 대해서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으로 반응하게 만든다. 이 선을 없애기 위해, 남과 같은 내가 아닌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은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나서부터 죽는 날까지 외부 세계에 마음을 열어 놓아야 한다. 이것이 배움이다.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낯선 것들이 몰려든다고 해서 마음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배움은 우리를 현명하게 만들고, 현명함은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뱉어 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준다. 다양한 세상, 그것은 여러 색으로 어울려 활짝 핀 아름다움이다. 봄이 아름다운 이유는 여러 꽃들이 어울려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이다.”
< ‘한 지붕 세 종교’가 있는 풍경>
뉴욕 교외의 작은 도시 밀포드에 사는 미셀은 프랑스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가톨릭 신자, 어머니는 불교 신자였기에 어려서부터 성당에도 가고 절에도 다녔고, 십 년 전 결혼한 남편은 이란인 2세로서 이슬람 신자이지만, 미셀은 자칭 무교인(無敎人)이다. 그러나 미셀에게 세상 모든 종교는 곧 그녀의 종교이다. 미셀이 매달 준비하는 행사는 무척 다양하다. 프랑스인 아버지의 가톨릭 축일, 프랑스혁명 기념일, 바스티유감옥 탈취 기념일 같은 날도 챙긴다. 또 어렸을 적부터 엄마를 따라 다니며 중국 사찰에서 초파일과 음력설, 중추절을 보내곤 했는데 지금까지도 이 전통을 이어 가고 있다. 결혼한 이후부터는 이슬람 경축일과 라마단 금식도 지켜 왔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게 되면서 행사는 옆집 사는 유태인 가족의 하누카와 로쉬하사나로도 확대되었다. 아일랜드 국가 수호신인 세인트패트릭데이에는 초록색 옷을 입고 퍼레이드에 참가한다. 축일 하나가 끝나면 또 다른 축제를 준비하는 기간이 되기에 미셀의 가족은 늘 흥겨운 기분으로 살아간다. 종교전문작가 김나미는 2년여에 걸쳐 국내외 다양한 종교 현장과 신앙공동체를 찾아다니며 여러 이름의 신을 만난 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름이 다른 각각의 신을 섬기는 이들 종교는 그 본질에 있어서는 결코 서로 다른 것이 아니었다. 이들이 추구하는 핵심 가르침은 바로 사랑과 평화, 이 한 가지로 통했다. 나는 이 같은 사실을 깨닫고는 모든 종교의 ‘뿌리는 하나’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하나의 가르침 안에서 다름은 결코 다른 것이 아니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모든 것의 가치는 ‘~중심주의’에서 벗어날 때 빛을 발한다. 나 중심, 우리 중심에서 벗어나 상대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배우려 노력할 때, 나와 다른 것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각이 생기고 우리 자신과 이웃의 삶을 더욱 존중하게 되는 것이다
주경철
근대 세계의 형성 과정에 관심을 두고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테이레시아스의 역사』,『문화로 읽는 세계사』,『신데렐라 천년의 여행』등의 책을 썼고, 페르낭 브로델의『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찰스 P. 킨들버거의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등을 번역했다.
조홍섭
환경운동과 자연사, 전통생태학에 관심이 많으며, 자연히 생태 탐사와 사진 촬영에 취미를 붙이게 됐다. 언젠가 인간과 자연에 관한 통찰을 동물의 눈으로 풀어 놓은 소설을 써 보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에서 환경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생명과 환경의 수수께끼』,『프랑켄슈타인인가 멋진 신세계인가』,『인간과 환경』등이 있으며,『현대 과학기술과 인간해방』을 편역했다. 환경유공국민포장, 환경운동연합 녹색언론인상, 교보생명환경문화상 환경언론부문 대상을 수상하였다.
구본형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으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어제에 갇히지 않고 오늘다운 생각과 행동을 시도하고 모색할 수 있도록 조직과 개인을 돕는 일을 즐겨 한다. 7년 동안 10권의 저서를 통해 인문학과 경영학의 다양한 접점을 모색한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10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한국과 세계’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어울림의 방식을 다루어 보려 하고 있다. 저서로『익숙한 것과의 결별』,『낯선 곳에서의 아침』,『월드클래스를 향하여』,『떠남과 만남』,『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사자같이 젊은 놈들』,『내가 직업이다』,『일상의 황홀』,『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코리아니티』등이 있다.
전봉관
사변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인문학을 넘어 사람 냄새 나는 인문학을 찾기 위해 문화 현상과 사건, 인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다양한 문화 현상을 연구하고 있으며, 전공인 문학뿐만 아니라 살인 사건, 스캔들, 투기, 가정 문제 등을 문화사적으로 조망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30년대 한국 의 금광 열풍을 다룬 『황금광 시대』, 근대 조선의 살인사건과 스캔들을 통해 식민의 아픔과 근대의 혼돈을 그려낸 『경성기담』, 『럭키경성』등을 펴냈다.
정승아
마음의 미세한 움직임들이 어떻게 거대한 마음의 문제들과 고통으로 이어지는지 관찰하는 데 관심이 많다. 현재 한양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임상심리학자로 일하고 있다.
이우일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직장생활을 잠깐 하고 프리랜서로 독립해 지금까지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쓴 글과 그린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이 들어 있는 책으로는 『노빈손 시리즈』,『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 2』,『김영하 이우일의 영화 이야기』,『호메로스가 간다 1』,『도날드 닭』등이 있다.
황상민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심리학과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하버드대 사이언스센터와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현재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사이버 공간에 또다른 내가 있다』,『대한민국 사이버 신인류』,『너 지금 컴퓨터로 뭐하니』등이 있다.
김나미
20여 년간 구도하는 마음으로 전국과 세계 각지를 다니며 종교의 벽을 넘어 수도자, 성직자, 명상가, 종교인, 성자, 은자, 도인들을 만났고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글을 써 왔다. 성직에 있다 옷 벗은 사람들을 만나『환속』을 쓰고, 특별한 성자들과의 만남을 담은『파란 눈의 성자들』을 펴냈다. 다양한 종교현장과 공동체를 소개한『이름이 다른 그들의 신을 만나다』, 전국의 영적 안식처를 소개한『하늘 아래 아늑한 곳』, 오랫동안 인도를 다닌 결과물로『갠지즈 강가에서』를 내놓았다. 만학도로서 동국대 불교대학원, 연세대 국제학대학원과 철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스탠포드 대학 종교학과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종교학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