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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걷다

최성현 | 조화로운삶
  • 등록일2012-08-31
  • 파일포맷pdf
  • 파일크기1 K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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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천 년의 순례 길, 동양의 산티아고를 거닐다
“나는 사찰에서 사찰로 가는 길, 그 길을 걷는 것이 좋았다.
내 영혼은 그곳에서 깊어졌고, 크고 작은 깨달음도 그곳에서 주어졌다.”
‘온전한 자연주의 철학을 지니고 있으면서 자신의 삶과 생각을 아름다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극히 드문 사람 중의 하나’로 알려진 자연주의 농부작가 최성현의 도보 순례에세이.

일본 열도 네 개 섬 중 가장 작은 섬, 시코쿠에는 모든 일본인이 일생에 한 번은 걷고 싶어 하는 길, 전 세계에서 한 해에 15만 명의 순례자들이 찾는 동양의 산티아고 길, 88개의 사찰을 차례로 참배해 가며 마침내 하나의 원圓을 이루면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천 년 전통 1200킬로미터의 순례 길이 있다.
작가는 2010년에 농한기를 이용하여 총 56일간 1200킬로에 이르는 그 길을 걸었다. 잃어버린 몸의 활기와 삶에 대한 감사를 되찾기 위해 길을 나선 작가에게 걷기 순례의 은혜는 컸다. 그 길은 작가에게 '보행 선walking meditation'과 같았다.
작가는 순례 길에서 지인들에게 보내는 엽서에 썼다. “정말 좋다. 그대여, 더 망가지지 전에 떠나라.” “낮만이 아니라 밤이 있는 것처럼 우리 삶에는 휴식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잘 사는 비결이다.”
그 길에서 최성현은 물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나?”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나?” 그 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바다, 산, 하늘, 바람, 나무, 풀, 새, 벌레, 노을 등이 거기에 답했다. 최성현은 그것을 가슴에 받아 적었고, 그것은 34가지 이야기로 이 책에 담기게 됐다.
시코쿠 섬에 대하여
“섬 자체가, 섬 전체가 사원이었다. 경전이 따로 필요 없었다.”

시코쿠는 일본 열도 4개 섬 중 가장 작은 섬이다. 그곳에 가면 88개의 천년고찰을 차례로 참배해 하나의 원圓으로 완성하는 순례 길이 있다. 1200년 전 일본 불교 진언종의 창시자인 구카이 스님이 이 길을 걸으며 수행한 것이 시초가 되었으며, 오늘날 연간 전 세계 약 15만 명의 순례자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주로 해안을 따라 걷는 것이 제주의 올레 길과 비슷하며, 종교적인 의미의 순례지이면서 동시에 일본인들도 일생에 한 번은 꼭 걷고 싶어 하는 여행지로서 동양의 산티아고라고 불릴 만하다.
88번 사찰까지 1200킬로미터의 순례를 모두 마치면 소원 한 가지가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난치병이 낫고, 오랜 갈등이 풀어지고, 새로운 길이 보이고………. 순례는 도보, 자전거, 개인 승용차, 단체 버스, 대중교통 등 여러 형태로 이뤄지며, 도보 순례일 때는 대략 40일에서 60일 정도가 걸린다. 단번에 걷는 이도 있고, 형편에 따라 일주일 혹은 열흘씩 여러 차례에 나눠 걷는 이들도 있다.
지친 영혼에게 휴식과 깨우침을 주는 순례에세이
“일 년에 최소한 한 달가량은 누구나 여행을 해야 돼. 그리고 그것을
이 나라 헌법으로 정해야 돼. 사람은 쉬어야 착해지는 법이거든”

작가 최성현은 바위처럼 앉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며 움직이고 변하는 것들을 보는 ‘바위 여행’, 혹은 ‘앉은 자리 여행’ 예찬자였다. 그런 그가 20킬로그램에 가까운 배낭을 메고, 오직 자신의 두 발만으로 1200킬로미터를 걸어야 끝나는 순례를 마친 뒤에는 ‘걷기 여행’을 찬미하는 사람이 됐는데,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를 매료시킨 것은 무엇보다 대자연이었다. 그는 지구를 한 권의 경전이라 여기는 사람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노인 중에도 지혜로운 이가 있고, 책이라는 게 아예 없던 시절을 산 아메리카나 호주 등지의 원주민들이 하는 말에 우리가 감동하는 것은 그들이 대자연이라는 책을 읽기 때문이다.” 이렇게 믿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물과 사람을 신으로 보며 홀로 걷는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또한 귀한 가르침을 주는지 깨닫게 만든다.
비폭력 평화란 과연 무엇인지를 삶으로 여실하게 보여주는 이끼, 어떤 자세로 세상을 대해야 하는지를 싹이 트는 모습으로 보여주는 풀과 나무, 경고를 통해 불행한 일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길잡이 새 까마귀, 농사를 짓는 바다, 하늘이 숨을 통해 우리에게 하는 말 등은 최성현이 순례 길에 오르지 않았다면, 다시 말해 먼 길을 걷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자연의 놀라운 모습이자 값진 발견이었다. 또한 ‘가운데가 아니라 길가로 걸으면, 그 길에서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만나든 그 모든 것이 안내자이자 스승이 된다’고 보는 작가는 순례 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시코쿠 종합 대학’ ‘세계 최대의 수도원’을 경험한다. 작가에게 사람은 모두 ‘한 권의 움직이는 백과사전’이자 ‘사람의 모습을 한 부처’였다.
또한 작가는 시코쿠 순례 길만의 아름다운 풍습인 오셋타이에 큰 감명을 받는다. 오셋타이란 시코쿠 사람들이 순례자에게 주는 먹을거리나 마실거리, 돈, 하룻밤의 잠자리 등 자신이 줄 수 있는 것들을 무료로 제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인데, 우리에게도 있었으나 어느 절에 사라져버린 이 아름다운 정신은 그때마다 작가를 연금했다.
이런 바탕 위에서 56일간 3천 리를 걸으며 작가가 발견하고 감탄하고 깨친 서른네 개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그 이야기들은 마치 시코쿠 순례 길을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세파에 찌든 우리들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저자소개

최성현
저자 최성현은 20대 후반이라는 이른 나이에 달리는 기차에서 내린 뒤, 산골로 가서 지구에서 가장 온유한 방식으로 먹을 농사를 짓고, 그 안의 체험을 글로 쓰는 작가이자 번역가다. ‘온전한 자연주의 철학을 지니고 있으면서 자신의 삶과 생각을 아름다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극히 드문 사람 중의 하나’로 알려진 그는 시코쿠에 가기 전까지는 “여행? 그런 거 필요 없어. 저 바위를 봐. 어디 안 가고도 온갖 구경 다 하잖아. 제행무상이란 말 몰라? 일체가 변하고 있거든. 그걸 보면 되는 거야.”라고 말하는 ‘앉은 자리 여행’ 예찬자였다. 그런 그가 시코쿠 순례 길을 걷고 온 뒤로는 “얼마라도 좋으니 부디 걸어. 정말 좋아.” “여행이라면 당연히 도보 여행이지.” “일 년에 최소한 한 달 가량은 누구나 여행을 해야 돼. 사람은 쉬어야 착해지는 법이거든.”이라고 말하는 여행 찬미자가 됐다.
“하지만 내 영혼의 베이스캠프는 여전히 우리 마을, 그리고 땅을 갈지 않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내 논밭”이라고 말하는 그는 강원도 홍천의 한 산골에서 한 지붕 아래 3대의 삶을 감사해하며 살고 있다.
『산에서 살다』『좁쌀 한 알』『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와 같은 책을 썼고, 『어제를 향해 걷다』『짚 한 오라기의 혁명』『여기에 사는 즐거움』『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공역) 등을 우리글로 옮겼다.

목차

서문-죽기 전에 떠나라
1. 홀로, 먼 길을 가다
가로 걸어라
하늘에 저금하는 법
밥을 맛있게 먹는 비결
나무가 보고 있다
나의 길잡이 새
남의 무덤을 돌보는 남자
큰 창고를 가진 지구
내 가슴으로 온 한 시인
산을 가꾸는 바다
2. 시코쿠는 나의 병원
세상에서 가장 키가 작은 풀 이야기
단 한 가지 소원
그대의 일터가 교회다
극락행 티켓을 파는 절
새가 일러줬다
어려운 시기를 넘기는 법
길 밖의 길
하늘이 준 여덟 가지 보물
드디어 만난 스님
3. 대자연이라는 책
내가 만난 문수보살
좋은 날
달처럼 사는 사람들
평화로 가는 길
햇빛의 소리
내 영혼의 식물
어떻게 살다 가야 하나
하이쿠의 오솔길
4. 사람은 무엇으로 빛나나
자동차가 없는 섬
바다처럼 큰사람이 되는 길
누구나 그림이 되는 미술관
숨이 들고 나며 하는 말
바다거북이 가르쳐준 것
세계를 웃게 만드는 법
시코쿠의 자랑, 오셋타이
노래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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