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신성장동력이 될 메콩강
강(江)이 사람에게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우리가 잘 아는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황하,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인더스강, 나일강 등이 모두 강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21세기를 기록할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할 또 하나의 강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바로 인도차이나반도를 가로지르는 메콩강(Mekong River)이다.
중국 남부 칭짱(靑藏)고원에서 발원한 메콩강이 관통하는 지역은 중국 윈난성(雲南省)을 시작으로 광시장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를 거쳐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으로 이어진다. 강의 길이만 총 4,000㎞를 넘는 이들 지역은 아직까지도 극빈국이 대부분이라 유엔(UN)에서도 세계 최빈국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성장 속도와 잠재력을 감안한다면 머지않아 메콩강의 기적을 만들어낼 충분한 저력을 갖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누구보다 먼저 메콩강 경제권 현장을 가다
중국과 베트남 국경도시 핑샹을 지나 국경검문소에서 출국 수속을 마쳤다. 짐을 끌고 천천히 언덕을 넘었다. 베트남으로 향하는 이 언덕이 두 나라의 국경이다. 넘어가는 동안 수많은 환전상들이 달라붙었다. 대형 트럭들이 일으키는 먼지 탓에 속이 시커매지도록 먼지를 마셨다.
국경을 넘자 베트남 택시기사들이 에워쌌다. 불법 자가용 영업 승용차도 있었다. 이들은 하노이까지 3시간 내로 달려가는 일종의 총알택시다. 400위안을 주고 택시에 올랐다. 머지않아 이곳도 유럽연합(EU)처럼 역내 국경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위안화를 더 받고 싶어 하는 베트남 상인이나 택시기사를 생각하면 경제 통합은 이미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확신도 들었다.
메콩강 경제권(GMS)의 성장은 이미 시작되었다
GMS 국가들의 최근 10년간 경제 규모(중국 제외)는 이전에 비해 3배 가까이 커졌다. 메콩강 5개국 경제 규모는 2001년 1,600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에는 4,470억 달러로 10년간 2.8배나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들이 향후 5년간 연간 5~1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성장에 더욱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국가가 위치한 인도차이나반도는 아세안(ASEAN)을 중국, 인도와 연결하는 관문이라는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인프라스트럭처만 보강된다면 30억 명의 인구를 가진 아시아 거대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풍부한 지하자원 역시 강점이다. 베트남(원유 동남아시아 3위), 미얀마(천연가스 남아시아 4위), 태국(고무 세계 1위), 라오스(목재, 수력) 등이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어 잠재력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이후의 세계 강자, 대한민국의 파트너는 누가 될 것인가?
중국 경제가 이미 정점을 찍은 이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늦기 전에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기존 거대 경제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상대적으로 향후 성장 여력이 큰 신흥국 경제와 협력관계를 돈독히 해둬야 할 필요가 있다. 지역적으로도 가까운 메콩강 유역 국가들이 우리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나라가 메콩강 경제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다소 늦었지만 그렇다고 기회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더 깊숙이 이 시장을 들여다본다면 남들보다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특히 메콩강 국가들은 중국에 의한 경제 주권 침해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 일본은 비교적 일찍 메콩강 지역에 진출했지만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혁훈
저자 정혁훈은 똑같은 일상보다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기자다.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매일경제에 입사했다.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 담당을 시작으로 정보통신, 증권, 산업, 경제정책, 정치, 국제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다. 2008년 미국 델라웨어대학교 에너지환경정책연구소의 방문연구원에 이어 2010년 ‘아그리젠토 코리아’ 농업 혁명 프로젝트 팀장으로 활약했다. 현재 베이징특파원으로 발령받아 중국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박용범
저자 박용범은 움직이는 교통수단에 몸을 맡길 때 가장 행복한 기자다.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2년 매일경제에 입사했다. 정치일선과 산업 현장, 정제정책을 담당했다. 현재는 주로 금융 전책과 자본 시장을 취재하고 있다. 열매를 맺을 씨앗이 숨어 있는 신흥국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있다. 특히 앙골라 같은 아프리카 신흥국에 매료되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짐바브웨·잠비아 일대 7,000km를 직접 차를 몰고 탐방했다.
메콩강 르네상스를 기대하며
PART 1 21세기 新실크로드, 남방 실크로드의 부상
01. 걸어서 넘은 중국·베트남 국경
02. 메콩 부르주아의 등장
03. 메콩강에 몰리는 세계의 시선
04. 미래를 위해 준비된 도약
05. 6개국 연대해 국경 문턱 낮추기 시동
06.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바라보는 메콩강 경제권
메콩프리즘) ASEAN과 메콩강 경제권
PART 2 메콩강에 흐르는 부(富)의 물결
01. 한국식 자본주의 붐이 불고 있는 라오스
02. 탈베트남 추구하는 캄보디아 신흥 부유층
03. 상전벽해 개발 속 폭등하는 부동산
04. 메콩 경제권에 침입해 들어오는 차이나 머니
메콩프리즘) 중국 깡촌에 부는 고급 화훼산업 바람
05. 한류 열풍은 또 다른 기회
06. 메콩강 전도사를 자처한 한국인 대사
PART 3 메콩강 천연자원의 재발견
01. 메콩강 불태우는 미얀마 가스 개발
02. 아마존이 부럽지 않은 삼림은 아시아의 허파 역할
03. 새로운 식량 수출 공급원 캄보디아의 부상
04.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 위원장의 야망
05. 수력발전 메카로 떠오른 라오스
06. 라오스 수력자원부 장관의 포부
메콩프리즘) 메콩강 호랑이를 사수하라
PART 4 관광과 비즈니스 메카로 부상
01. 관광 신천지로 부상하는 라오스
메콩프리즘) 라오스의 착한 역사
02.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톤레삽 호수
03. 철도로 남남공정(南南工程) 나선 중국
04. 싱가포르까지 육로로 남하
05. 미개척 하늘길이 열린다
06. 한국대사가 보는 라오스의 잠재력
메콩프리즘) 캄보디아와 폴포트
PART 5 메콩강에서 황금맥 캐는 비법
01. 포스코 베트남의 무모한 도전
02. 각오해야 할 열악한 인프라
03. 캄보디아 한국경제인협의회 회장의 노하우
04. FTA 활용한 생존 전략 시급
05. 태국 총리실 장관의 제언
06. 라오스 산업통상부 차관이 말하는 라오스
메콩프리즘) 라오스의 최신 외국인 투자유치법
07. 인내심 필요한 미얀마 시장
PART 6 메콩강 공략, 여기에 기회가 있다
01. 메콩강 개발 사업 86%는 교통
02. 넘치는 원조 사업, 한국은 최적의 파트너
03. 외국인 투자 빗장 여는 캄보디아
04. 베트남에 대한 5가지 오해
메콩프리즘) 한·메콩 외교장관급회의 정례화
05. 활짝 열리는 라오스 자본 시장
부록
01. 미얀마의 변신 아웅산 수치 여사 인터뷰
- 아웅산 수치 인터뷰
- 아웅산 수치 여사는
메콩프리즘) 버마? 미얀마?
02. 라오스 최대기업 일군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인터뷰
03. 국가정보(Country Summ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