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단기 하숙을 결심한 은주! 매의 눈으로 하숙생 후보자들을 살피던 중에 선택한 사람은 조금은 수상해 보이는 남자, 시건인데…….
“침대 있는 방은 없어요?”
은주는 마치 몰래 꿀을 훔쳐 먹다 들킨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 사실 이 집에 침대 있는 방이 딱 하나 있긴 했다. 바로 그녀의 방이다.
“하숙 내놓은 방에는 없는데…….”
그가 말없이 지갑을 열어 수표를 한 장 꺼내 내밀었다.
“돈 더 낼 테니까 그 침대 방을 줘요. 난 침대가 필요해.”
은주는 파들거리는 손으로 수표를 움켜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돈 십만 원이 귀한 때다. 삼 개월만 참자.
“그런데…… 그래도 십만 원에 내 방을 양보하자니…….”
그가 또 지갑을 열더니 만 원짜리 지폐를 다섯 장이나 더 꺼내 내민다.
“이거면 됐죠? 한 달에 침대 하나 빌리는 데 오만 원이면 비싸긴 하지만 나한테 꼭 필요해서 그럽니다.”
“당연히 되죠. 이쪽이에요.”
전혜진
위장약과 커피를 달고 사는 참을성 없는 30대.
현재 큰아들 같은 남편과, 생각 깊은 딸과,
미친 고양이 ‘마리’와 화성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다.
출간작
<바람난 여자>
<이대팔 교수의 연애학개론>
<푸른 수염과 사랑에 빠지다>
<팥쥐의 연인>
<옹주님 우리 옹주님>
<은주를 지켜라>
<그 여자의 이중생활>
<내기신부>
<S에 대한 즐거운 상상>
1. 미스 고 하숙집
2. 소 도둑질하던 거렁뱅이
3. 청바지를 깁는 여자
4. 비 오는 날의 수채화
5. 파블로프의 연구
6. 심심해서 미친 사람들
7. 이미 시작이었다
8. 도화 마을 오 총사
9. 10분의 묘미
10. 흉가에서
11. 떠난 사람, 돌아온 사람
12. 방앗간 노총각
13. 뒤로 가는 남과 여
14. 은주를 지켜라!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