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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길이다

루쉰 | 예문
  • 등록일2012-08-31
  • 파일포맷pdf
  • 파일크기1 K  
  • 지원기기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PC
  • 보유현황보유 2, 대출 0, 예약 0
  • 평점 평점점 평가없음

책소개

루쉰 아포리즘, 새로운 시도
동양권에서 세계 문단의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에겐 《아Q정전阿Q正傳》으로 유명한 중국의 루쉰은 그 많지 않은 작가 중의 한 명으로, 뛰어난 문학가이자, 위대한 사상가, 현대목판운동의 선구자로서도 높은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가 서거한 지 70여 년이 지나도록 루쉰의 진면목을 밝히고자 하는 시도는 중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출간된 저서들을 살펴보면 루쉰의 생애와 사상을 심도 있게 다룬 평전을 비롯하여 루쉰의 선집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읽어내기에는 중국 역사를 이해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녹록치 않은 문장으로 인하여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이번에 이욱연 교수(서강대 중국문화전공 교수)가 정성스레 모아 엮어낸 아포리즘 ≪희망은 길이다≫는 루쉰이라는 위대한 사상가와 대중과의 만남을 꾀하려는 시도이다. 루쉰 평론을 비롯한 선집들이 전공자나 연구자를 위한 학술서라면, ≪희망은 길이다≫는 루쉰과 대중들의 만남을 보다 친숙하게 이끌어내 독자들에게 루쉰을 알리려는 것이다. 수많은 산문 중에 골라 엮어낸 이 작품집은 단순히 루쉰의 산문을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편역자가 시공을 뛰어넘어 루쉰과의 대화를 통해 만들어낸 끝에 이루어졌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서, 사소한 일상을 살아내는 한 생활인으로서, 또한 암흑의 중국 근대사를 보낸 국민으로서 살아간 루쉰의 고뇌와 흔적은 외침이 되기도 하고, 유머가 되기도 하고, 날카롭게 번득이는 독설은 투창과 비수가 되어 우리에게 날아온다.
이철수 판화와 루쉰 아포리즘의 만남
편역자 이욱연 교수가 20여 년 동안 루쉰을 읽어 오면서 메모해두었던 것들을 중심으로 하여 감명 깊었던 구절과 명구들을 모은 ≪희망은 길이다≫는 루쉰의 산문과 사상의 요체를 모아놓은 것이다. 이것은 추상적 이론이나 사상을 담은 다른 책들과 달리, 루쉰 스스로가 극심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세대간·계층간 갈등을 겪는 중국의 구체적 현실 속에서 어떤 삶의 태도를 취하여야 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여야 하는가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사고한 뒤 나온 글들이다.
‘불평하되 비관해서는 안 되며, 늘 싸우되 또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라고 했던 것같이 루쉰에게 있어 희망은 좌절감 위에서 다져진 자기 확인과 같은 것이었다. 루쉰이 목숨을 다하는 날까지 말하고자 했던 것은 희망이다. “희망이 없으면 존재도 없고 미래도 없고 현재도 없다”라는 그의 소신은 목각판화운동으로 연결되었다. 문맹자가 많은 근대 중국에서 국민을 교화하고 계몽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기 때문이다.이처럼 루쉰에게 판화는 하나의 예술작품일 뿐만 아니라 대중과 만나는 수단이기도 했다. 이번 책을 통한 한국의 대중적인 판화가 이철수와의 만남은 가히 ‘한 줄의 글로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촌철살인의 힘으로 독자들의 가슴에 힘 있게 다가설 것이다.
서문 말미에 판화가 이철수가 “루쉰의 글처럼 군더더기 없이 진실과 직면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새로운 시도로 엮어낸 ≪희망은 길이다≫는 진실과 맞선 날카로운 직관의 정수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루쉰의 글과 이철수의 판화가 어우러져 서로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갈리면서 나오는 두 사람의 현실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육체적 질병보다 정신적 병으로 죽어가는 중국의 시대상황을 안타까워했던 사상가 루쉰의 외침은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절망에 저항하면서 희망을 찾아가는 길을 열어주고, 청년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어른들에게는 삶에 대한 통찰을 주고, 진보주의자들에게는 지혜로움을 주고, 지식인들에게는 겸허함을 가져다줄 것이다.
희망을 노래하다
루쉰은 소설에서나 평론에서나 ‘과거의 일로써 오늘과 지금의 일을 설명하고 미래의 일을 예언’하는 방법을 쓴 문학가이다. 루쉰의 글에 담긴 미움 속의 사랑, 과거 속의 오늘의 현실, 웃으면서 우는 그의 마음은 역설의 힘을 보여준다.
편역자 이욱연 교수는 책을 엮으며 “한국에서의 루쉰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보다 더 정확하며 제대로 루쉰의 면모를 발견하고 있다. 그것은 중국처럼 루신을 신화 속에서 읽거나, 일본처럼 철 지난 골동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우리 삶에 되비추어 루쉰을 읽어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물론 루쉰이 중국 근대라는 지평을 떠나 동아시아의 보편적 의미를 획득한 것은 이미 오래되었지만, ≪희망은 길이다≫에 실린 글들은 루쉰이 지닌 동아시아의 보편적 의미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는 점을 입증한다. 루쉰은 일제 시대 이래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우리의 삶과 우리 현실을 반성하는 기제로서 읽혀 왔다. 7, 80여 년 전의 글을 읽다보면, 그것이 과거 중국 현실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여전한 울림을 지닌다.

저자소개

루쉰魯迅(1881-1936)
중국 근대의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작가, 문학사가. 본명은 저우수런周樹人이다. 일본 유학시절 의학을 공부하다가 병든 육체보다 중국인들의 병든 정신을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문학으로 전환한다. 봉건주의와 서구 근대라는 이중의 억압 속에서 일생을 중국 현실의 변혁을 위해 살았다. 새로운 역사,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위해 중국의 문명과 중국 현실을 철저히 해부하고 비판하는 한편, 봉건주의와 근대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독특한 시각을 지닌 문명비판을 전개하였다. 그런 글들은 ‘잡문雜文’ 혹은’잡감雜感’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창조하였고 총 20여 권의 산문집으로 묶였다. 또한 <광인일기>(1918)를 시작으로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하여 <고향>, <아큐정전> 등을 발표하였고, 그의 소설은 ≪방황≫, ≪고사신편≫ 등의 소설집에 실렸다. 루쉰은 중국 근현대인들에게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근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일제 시대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이래 우리 현실을 읽는 거울 역할을 해왔다.
이욱연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베이징 사범대학 대학원에서 고급진수과정을 수료했다. 헌재 서강대 중국문화전공 교수로 재직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노신의 소설 창작과 기억의 서사> < 광인일기 해석의 몇 가지 문제> 등이 있다.

목차

제 1 부 희망은 길이다
길/길·2/희망은 길이다/꿈과 길/인생 기로에서의 선택/청년과 스승/현재와 미래/현재의 미래/현세의 적들, 떠나라!/미래는 분명 있다/존재가 있으면 희망은 있다/절망/절망에 대한 반항/청년도 하나가 아니다/그래도 청년이다/독이 있어야 대장부다/천재와 흙/꽃을 위해 썩는 풀/들풀/사랑/애정/사랑하는 법/모두가 중간물이다/즐겁게 죽어야 하는 까닭/나이 든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죽은 자와 산 자/부모 은혜에 대한 다른 생각/어떻게 자녀를 해방시킬 것인가/부모/좋은 아버지의 조건/기억과 망각/웃음/참소리와 진정한 자기/자기됨/사람 사이의 장벽/사람은 서로 통하지 않는다/타인의 슬픔/노라에게는 돈이 필요하다/여성해방과 경제권/남녀평등의 길/여자 잘못이 아니다/고단한 여성들/경멸의 대상인 어머니/‘다수’라는 간판/오래 억압받은 사람/개의 본성/발바리의 근성/꿀벌과 시니스트/여우의 꼬리/비겁한 자의 분노/어떤 승리자/자살/어떤 정의파들의 위선/도덕/위대함/위험/수난/어떤 슬픔/자유와 위험/역사적 교훈/그래도 움직여야 한다/꼴찌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꼴찌를 진지하게 보는 관객/빛/불꽃/물과 바다/물의 위험성/성인군자와 도둑 사이/자본가의 주구들/명망 있는 학자와 대화하는 법/과학자/관과 도적 사이에서/지식계급/진정한 지식계급의 조건/지식인 계급의 약점/지식과 절대권력의 충돌/예언자의 운명/전사와 파리/참다운 강약/가지와 잎을 잘라내지 마라/교육
제 2 부 뒤집어진 뒤 다시 세워라
인간과 원숭이의 차이/세계는 어떻게 발전하는가/개인에게 맡기고 다수를 배격하라/국민과 세계인/문명은 편향되기 마련이다/문명의 뿌리/문명과 야만/노예를 어떻게 볼 것인가/노예의 만족/노예의 시대/이민족의 노예, 자기 민족의 노예/폭군의 신민/독재와 풍자/독재와 공화제/누가 복고를 원하는가/독재자와 노예/혁명은 희한한 것이 아니다/혁명은 낭만이 아니다/뒤집어진 뒤 다시 세워라/문제와 해결/돼지 이빨과 우리/대담한 투사가 필요하다/개혁의 시작/개혁을 막는 자들의 위선/어려울수록 개혁이 필요하다/혁명과 현실/혁명의 순환/영원한 혁명/혁명의 최후 승리/아큐식 혁명가/민중/민중 속으로/민중의 혼/보수와 혁신/낡은 것과 새것의 공생/구세력과의 투쟁/귀신의 벽/끝이 없는 기어오르기/민의 도둑과 관의 도둑
제 3 부 열렬히 사랑하고 열렬히 증오하라
정신개혁과 문학/철의 방에서 외침/나는 왜 문학을 시작했는가/내 사상은 어둡다/암흑과 허무뿐인 현실/내가 우상이 되었나/생의 기로에서 청년들에게/오늘의 청년과 진화론의 파멸/유명인/길을 찾아, 무덤에 이르는 길을 찾아/침묵하는 국민의 혼/현실, 중국의 현실/왜 혁명가가 못 되었나/왜 개인주의로 기우는가/질식/짜낸 글/번역과 남의 불 훔치기/내 붓이 날카로운 이유/번역의 어려움/승패를 불문한 전투/노예와 혁명/나는 남보다 나를 더 무정하게 해부한다/어린이를 태우는 소/나는 지금 기고 있다/유언/신화의 중요성/문학의 힘/창작의 동기/모든 색이 꽃은 아니다/문학과 땀/계급 사회의 작가/문제는 혁명가다/문학 예술과 국민정신/문인과 증오심/역사 공부/문인의 불행/문학이란/시인이란/시와 예언/소설의 기원/비극/문학가들의 운명/정치와 문학예술의 차이/작가의 무덤/열렬히 사랑하고 열렬히 증오하라
제 4 부 위대하고도 주스런 장성이여!
만리장성/인육의 잔칫상/중국 문명의 명암/중국인의 평화의식/중국인의 변화의식/중국식 평등/비겁한 중국인/중국인의 분노 해소법/중국인의 심리/중국인의 성격/의심 많은 중국인/중국인의 상상력/중국인들의 자만/소설로 본 중국 국민성/치통으로 본 중국인/기억력/중국인은 잘해야 노예였다/중국인과 노예성/맹수에게는 맹수의 방법으로/중국의 멸망과 인류의 진보/중국인과 개혁/시간이 정지된 중국/마비된 나라/개혁이 시급하다/중국의 대중/어리석은 백성/중국인의 육아법/민족성/중국요리는 세계 제일인가/실패한 영웅/지식인/한자와 근로 대중/공자와 권력자/민중과 공자/중용/중국인 소멸의 공포/중국과 새로운 사상/중국 책을 읽지 마라/세계는 어리석은 자들이 만든 것/중국은 되살아날 수 있는가/운명/국민병과 학생병/소리 없는 중국과 청년의 임무/상처투성이 중국 문명/주인 받들기의 중국문화/혁명, 혹은 낡은 의자 빼앗기/간판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국가를 넘어서서/피로 쓴 사실/식인 사회의 원리/아이들을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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