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단편 소설 ‘A D I O S'
<비포 선라이즈>의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의 아릿한 기억이 담긴 단편, ‘아디오스’
“있잖아.. 사람은 말이지.
자기 사람을 한 눈에 알아보는 법이야.
같은 냄새가 나거든.“
800킬로미터가 넘는 산티아고 가는 길. 누군가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이 길을 걷고, 누군가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병을 치유하기 위해 걷는 순례자의 길. 이 길에서 서로 다른 사연을 품고 온 두 남녀가 만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가 ‘같은 냄새’가 나는 자기 사람임을 알아보고 함께 길을 걷고 사랑을 나누고 기억을 공유한다.
작가는 단편 ‘아디오스’에서 영화 <비포선라이즈>에서 볼 수 있었던 여행지에서의 낯선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사랑을 감성적으로 담아낸다. 호기심 많은 그를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주인공에 비유하기도 하고, 서로가 닮아버린 사소한 습관을 소소하게 이야기하기도 하며 치명적인 끌림의 정체를 알았을 때의 순간을 열정적으로 묘사한다. 스치듯 지나칠 수 있는 여행지에서의 만남이지만 서로가 너무 닮아 있음에 밀어내려고 해도 다시 만날 수밖에 없었던 그들. 그들은 인생을 숨 쉬게 만드는 경험을 한다.
나는 다시 가스레인지 불을 힘없이 켰다. 넘쳐 버린 물 때문인지 불이 붙지 않았다. 가스레인지 손잡이에 힘을 주자 다시 미간이 좁혀졌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고 손잡이를 돌리는 사이에도 기억은 멈추지 않고 나를 향해 밀고 들어왔다. 내가 쏟아낸 말은 정확히 기억이 났지만 료가 내 말을 듣고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료의 얼굴이 뭉그러진 채로 내 앞에 둥둥 떠다녔다. 악몽의 연속이었다. 그 날 일이 어느 순간 악몽으로 대신해버렸다.
- 단편 ‘ADIOS’ 중에서
그러나 두 남녀의 현실은 영화와는 달리 그리 쉽지 않다. 한번 맺어진 인연은 아무런 상처없이 끝맺어지지 않았고 현실은 조금 더 냉혹하다. ‘나’는 여행길에서 만난 그와의 만남 그리고 기억 속에서 자유롭지 않았고 도망치듯 도쿄로 떠나와 그와의 추억을 하나 둘 떠올린다.
사랑할 것 같은 마음에 두려워
먼저 도망쳐 왔지만
난 또 다시 내게 묻는다.
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일 년 전 여름, 그들은 사랑을 했고, 일 년 후 여름, 그들은 이별의 고통을 고스란히 겪어야만 했다. 산티아고 가는 길과 도쿄에서의 일 년 전, 일 년 후의 여름이 오버랩 되며 펼쳐지는 단편 ‘아디오스’는 짧지만 여운이 깊다. ‘나’는 과연 산티아고의 황량한 길 위 돌에 써져 있던 courage라는 단어처럼 이 길 위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글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사랑. 번뇌와 현실의 냉정함을 지니고 작가와 함께 산티아고와 도쿄 안을 걷고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Chapter 2. 아주 사적인 고백
서른 살, 처음으로 떠난 150일 동안의 유럽여행의 사진들.
일상에서 즐긴 삶의 여행, 유럽 포토 에세이 ‘아주 사적인 고백’
“당신의 일상이 되고 싶어요.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오후처럼.”
서른 살이 되었을 때 떠난 유럽에서의 사진들을 사랑에 대한 단상과 함께 엮어놓은 ‘아주 사적인 고백’. 작가는 스페인의 한 골목에서 어린아이 사진을 찍으며 생의 발랄함을 노래하
고 반고흐 영혼의 편지를 인용하며 고흐가 느꼈던 절망과 희망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싶다고 토로한다. 이렇게 작가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프랑스 파리, 포르투갈 리스본, 영국 런던, 네덜란드 델프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의 도시를 걸어다니며 보낸 순간의 기억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우연에 관한 진실, 불안과 행복, 기억과 상실 등을 그려냈고, 에리히 프롬, 산도르 마라이, 박민규 등 작가의 글을 인용하며 자신의 감성에 덧붙인다.
단편 ‘아디오스’에서 느꼈던 여운들을 마음에 간직하고 인생과 사랑에 대한 인용글과 함께 작가가 던지는 짧은 물음 그리고 단상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짧은 휴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클래식 라디오 방송작가를 꿈꾸던 그녀, 이제는 평생 글을 쓰며 살기를 소망한다.
9년간의 라디오 방송작가 경력을 가진 저자는 사랑과 이별, 생의 발랄함, 꿈과 희망, 사소하지만 뚜렷한 기억들이 만들어 낸 단상을 여행의 사진들을 통해 마음의 한 줄 한 줄을 담아냈다. 여행지에서의 찰나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사진을 바라보며 마음이 열리길 기다리는 시간을 그 어떤 순간 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추억하는 저자는 ‘아주 사적인 고백’을 담담하게 풀어 놓는다.
낯선 지명에 대한 호기심, 둘이 마시는 커피, 하늘 바라보며 탄성지르기, 고요한 시간에 책에 빠지기, 훌쩍 떠나는 가벼운 여행, 열정과 꿈을 뺀 인생이 과연 재미 있을까하는 궁금증, 강아지와 대화하고 길고양이에 빠진 일상, 이어폰을 끼고 자전거 폐달을 밟는 일, 공항에서 전해지는 아련함을 가끔 추억하는 일, 한 장의 사진에 두근거림, 찰칵하는 순간의 짜릿함에 쉽게 반응한다. 책보며 글 쓰는 일, 그리고 삶을 관찰하며 살고자 하는 그녀는 여전히 꿈꾸고 소망하며 천천히 걸어가는 일을 기쁨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다.
노지혜
Caminostory.com
사춘기 시절, 아마 열 네 살쯤 이었을 것이다.
진로로 고민할 때 책의 어느 구절에서 발견한 문장이 있었다.
""자신이 갖게 될 직업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것을 잃을 수도 있으니...""
그래서 난 글쓰기와 피아노 둘 중에 피아노를 선택해
책을 펼쳐 드는 즐거운 순간은 맨 나중으로 미뤄두고,
한 평도 안 되는 연습실에 갇혀 피아노와 맞서며 10대를 보내왔다.
피아노를 전공하면서도 꿈은 클래식 방송작가,
글쓰기를 포기하지 못한 나만의 꿈이었다.
재능이 없던 탓이었는지... 진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피아노가 알고 있었던지...
어느 순간 피아노는 나를 어렵게 놓아주었고,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기다려 준 글쓰기가 나를 이끌었다.
오랜 꿈이었던 라디오 방송작가.
그렇게 라디오를 향한 열정으로 20대를 살아온 내게
또 다시 운명이라는 것이 나를 불러들였다.
서른이 되던 그 어느 날,
그래서 멈춰 서게 되었다.
내 안에서 또 다른 열망이 뚫고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으므로.
그런 마음을 발견한 순간, 나는 떠나기로 결심했고 그리고 소중한 시간을 만나고 돌아왔다.
그 후,
그 길을 가보기로 했다.
그 언젠가부터 내 안에서 조용히 자라온 열망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진짜 좋아하는 것을 평생 하기 위해!
그래서 난,
지금 이 순간이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감히 고백해본다.
그 행복한 순간에 첫 책을 내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경력: SBS 파워FM <허수경의 가요풍경>, <두시탈출 컬투쇼> KBS 쿨FM <황정민의 FM 대행진>, <홍진경의 가요광장>, <이현우의 음악앨범>
Part 1. A.D.I.O.S.
Part 2. 아주 사적인 고백
당신의 일상이 되고 싶어요
Prolog | Destiny | If | 생이란 것은 | 그대는 사랑이 필요하다 | 생의 발랄함 | 그럴 때는 | 꽃은 | 마음의 속도 | 희미하게, 불안하게, 반복적으로 | 빛과 어둠 | 그렇다 해도 | Pray | 나를 발견하는 일 | 변명 | 외로움 때문인가요? | 사랑의 속도 | 응시 | 견디는 힘이란 | 쉽게 절망하지 않는 일 | 기억과 상실사이 | 마음 좀 빌려줄래? | 언제나 그 자리에 | 희망이라는 것은 | 빈 의자 | 바람이 하는 말 | 그들을 위한 기도 | 여기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 미련 | 우연에 대한 진실 | 추측하지 않는 일 | 고집스러움 | 사소한 것 | 그럴 때면 | 환승대기 중 | 너에 대한 기억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 기억 | 리스본의 연인 | 아주 사적인 고백 | 사랑이 머무는 단계 | 손 끝 먼저 아는 슬픔 | 선 셋 | 러브레터 | 꿈같은 사랑 | 슬픈 놀이 | 배웅 | 슬픈 예감 | 어쩌면 | Present.1 | 거창 할 필요는 없다 | Present. 2 | 달콤한 휴가 | 비오는 토요일 밤 | 불안과 행복 사이 | 퍼즐완성하기 | 길 위의 연주자 | 오베르 쉬르 와즈 | 리스본 엽서 | 너와 닮은 골목길 | 안녕 | 어느 날 갑자기 | 똑같은 레퍼토리에 대한 환멸 | 우울한 놀이 | 모르겠다 | 걸음걸이에 대하여 | 미안한 마음 | 시시해져버린 모든 것들 | 치유의 눈물 | 언젠가는 분명 | 있잖니 | 뒤늦은 고백 | 시간과 순간
Epi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