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사랑의 시원始原에 관한 보고서
누구에게나 삶은 소중한 것이다. 수억 가운데 하나의 꼴로 세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허락된 존재라는 점에서 우선 그렇고,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사랑이 되고 소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잘 의식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가고 있다. 지치고 피곤한 일상에 찌든 우리들은 자기 존재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삶이 그런 것이기만 하다면 얼마나 서럽고 억울한 일인가?
생명과 사랑의 문제에 천착해온 작가 김하인은 동심과 환타지가 뒤섞인 새로운 상상력을 통해 삶과 사랑이 왜 소중하고 존귀한 것인가를 캐묻는다. 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도 아니고, 한 가족의 아름다운 생활사도 아닌, 남루한 집안에 태어날 운명에 처한 한 마리 정충과 태아의 눈을 통해 세상 풍경을 구경하고, 온갖 잡다한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삶을 선택하는 이야기를 통해, 삶이 어떻게 시작되고 사랑이 어디서 태어나는지를 곱씹게 만든다. 김하인 소설은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지레 짐작할 많은 독자들에게 이번 소설은 아주 특이하고도 새로운 이야기를 제공한다.
김하인 성인동화의 새로운 시도
김하인은 본래 동화로 등단한 작가이기도 하거니와 이미 여러 편의 성인동화를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게다가 판타지 소설을 통해 낯설고 기이한 상상의 세계를 드넓게 펼쳐 보인 작가이기도 하다. 『사랑의 기원』은 그런 김하인의 동화적 상상력과 판타지, 전작 『국화꽃 향기』에서 이미 빛을 발한 바 있는 현란한 미문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소설이다. 태아기는 물론 정충의 시절로까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는 판타지 스타일의 상상력과, 자기 비하와 혐오 속에서도 끝내는 삶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건져 올리는 김하인 특유의 아름다운 시선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이루어진 작품이다. 이야기의 끝에는 물론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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