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설계자에 의해 움직인다!
화려한 강남에서 비열하고
무정한 존재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한겨레문학상 수상, tvN 드라마 〈아르곤〉 작가
주원규 신작 장편소설!
“화려함 이면에 존재하는 욕망의 어두운 그늘”
『열외인종 잔혹사』 『반인간선언』 등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삶의 표면 위로 끌어 올리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주원규의 신작 장편소설 『메이드 인 강남』. 이번 작품은 우리 사회의 모든 자본과 욕망이 몰리는 강남을 배경으로, 헤어날 수 없는 욕망의 덫에 빠져 좀비처럼 도시를 떠도는 사람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오늘’을 이야기한다. “철옹성처럼 보이는 그들만의 리그가 견고하게 자리 잡은 곳도 강남이며, 배금주의가 낳은 자본의 노예들이 괴이한 동경과 애증을 갖고 모여드는 곳도 강남”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욕망과 천민자본주의로 점철된 강남의 모습을 화려하지만 어두운 색채로 그려내고 있다.
“누가 찔려 죽든, 목매달아 죽든 관심 없어.
그냥 돈이 중요하다고.”
강남 초고층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발견된
시체 열 구에 숨겨진 추악한 비밀!
강남 중심에 있는 초고층 호텔의 펜트하우스에서 자행된 살인사건. 마치 점묘화를 그린 것처럼 핏방울이 산발적으로 흩뿌려져 있는 대리석 바닥에 속옷 하나 걸치지 않는 전라의 남녀가 뒤엉켜 있는 채로 발견된다. 그들은 소위 대한민국의 상위 0.1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비밀리에 조직한 멤버십 회원들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유명 아이돌 가수 ‘몽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참혹한 살인사건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경찰이 아닌, 국내 1위 로펌의 ‘김민규 변호사’이다. 그가 하는 일은 법의 맹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상위 0.1퍼센트 로열패밀리들과 관련된 사건들을 그들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는 일이다. 어떤 의견이나 판단도 내놓지 않는 무색무취한 성향에, 어떤 비윤리성에 대해서도 무감각을 유지하는 김민규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실질적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들에게 최고의 설계자이다.
강남 중심가에 위치한 로펌 Y.
이곳에 소속된 변호사는 (…… ) 특별관리 사건이란 이름으로 분류된 사건들을 처리하는 일을 담당한다. 사건 처리의 의뢰인들은 실체도 조직도 불분명하다. 하지만 견고한 비밀 유지와 일사불란한 응집력을 가졌다. 상위 0.1퍼센트들과 연결고리를 갖고 점조직처럼 일종의 흐름을 갖고 움직이는 의뢰인들. 그 의뢰 조직으로부터 명명된 특별관리 사건 변호사를, 설계자라 부른다. _24쪽
비열함과 악랄함 그리고 쾌락으로 뒤섞인
진짜 강남의 민낯을 들여다보다!
“강남에 의한, 강남을 위한,
강남의 잉여들이 좀비처럼 떠도는 대한민국의 오늘”
강남경찰서 강력계 형사 ‘조재명’은 경찰 조직 안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비자금으로 도박을 벌이고, 그로 인해 막대한 빚을 얻게 된다. 하지만 위기에 몰린 그에게, 어느 날 부활의 기회가 찾아온다. 늑대 같은 후각으로 강남 초고층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설계자에 의해 디자인되고 있다는 정보를 알아차리고, 김민규 변호사를 찾아간다. 이 참혹한 살인사건의 배후에 엄청난 자본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재명은 설계자인 김민규 변호사와 공조하며 더 큰 욕망에 휩싸인다.
경찰 생활을 통해 재명은 밑바닥 인생과 최상층 인생 사이를 오가면서 진정한 비루함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목격해왔다. (……) 현장에서 검거되어도 돈이 있다면 풀려날 수 있는 게 강남의 법칙이기도 하다. 이러한 강남의 밑바닥을 목도해온 재명에게, 돈으로 연결되는 거래에는 결코 배신이 없다는 법칙이 삶의 신념이 된 것은 자연현상과도 같은 것이다. 그와 같은 체질을 익숙하게 흡수해온 재명에게 이미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된 15억의 위력은 그 어떤 의심, 불안도 말소해버릴 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_158쪽
반면, 최고의 설계자로 인정받으며 이번 살인사건을 디자인하던 ‘민규’는 도대체 언제부터 자신에게 이런 식의 무류한 감정과 이성 세계가 형성되었는지 궁금해한다. 그리고 자신 역시도 상류사회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강남으로 몰려든 사람들과 결국 같은 부류라는 것을 깨닫고 깊은 수치심을 느낀다. 그리고 그 수치심마저 극단의 화려함과 세련됨으로 위장해버리는 지극히 위선적인 강남의 생존 방식 앞에서 깊은 절망감에 빠진다. 이처럼 『메이드 인 강남』은 화려함 이면에 존재하는 욕망의 어두운 그늘을 ‘강남’이라는 화려하면서도 냉혹한 공간 안에서 구현해내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부터 소설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열외인종 잔혹사』를 비롯해 장편소설 『반인간선언』 『크리스마스 캐럴』 『망루』 『너머의 세상』 『광신자들』, 청소년 소설 『아지트』 『주유천하 탐정기』, 에세이 『황홀하거나 불량하거나』, 평론집 『성역과 바벨』, 번역서 『원전으로 읽는 탈무드』 등이 있으며, 2017년 tvN 드라마 〈아르곤〉을 집필했다.
메이드 인 강남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