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손님》은 《어린 왕자》, 《동물농장》, 《갈매기의 꿈》,
그리고 안도현의 《연어》와 함께
이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우화이다!”
―HUNGER MAGAZINE
전 세계 24개국 출간, 영어판 20만 부 판매,
최고의 현대 우화 5편(Top Five Modern Fables)에 선정된 우리 시대의 고전!
일본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노벨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시 안에서 새로운 산문을 만들어내는 시인’이라 극찬한 바 있는 히라이데 다카시의 대표작 《고양이 손님》이 출간되었다.
《고양이 손님》은 급진주의 시 운동의 선구자로 활약한 시인 히라이데 다카시가 발표한 첫 소설로, 2001년 출간 당시 시와 산문과 소설의 경계를 지우며 사소설의 한계를 넘어선 걸작으로 평가받았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의 작가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마지막 한 줄까지 시선을 뗄 수가 없다”라고 했으며 프랑스문학 번역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이와야 구니오는 “일반적인 사소설이 아닌, 하나의 사건이라 칭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상찬한 바 있다. 이외에도 “고양이를 대하는 두 사람이 실로 아름답다. 정말로 따뜻하고 살뜰하며 슬프면서도 근사한 소설”(도요자키 유미, 서평가) “이것이 문학의 힘이라 하는 것이리라”(하기와라 사쿠미, 영화감독) 등 동료 작가와 예술인, 수많은 평자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고양이 손님》에 대한 진정한 열광은 해외에서 비롯되었다. 이 소설의 진가를 알아본 눈 밝은 해외 문학가들에 의해 소개되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핀란드어, 체코어, 중국어, 폴란드어, 베트남어, 헝가리어 등으로 일본 소설로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언어로 옮겨져 전 세계 24개국에 출간되었다.
《고양이 손님》을 향한 해외 언론의 찬사도 놀라웠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아름다움과 호사로운 독서, 철학적인 관찰, 유머, 그리고 지성으로 충만한 작품”이라 평했으며 <뉴욕타임스>는 “대단히 신중하고 우아하며 아름답다”고 했으며 <가디언>은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 기적”이라고까지 최고의 칭찬을 보냈고 영문판은 20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고양이 손님》은 《어린 왕자》, 《동물농장》, 《갈매기의 꿈》, 그리고 안도현 시인의 《연어》 함께 ‘최고의 현대 우화 5편’에 뽑히며 이제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 작품은 일종의 하이쿠 소설이다!
―스에쓰구 엘리자베스(《고양이 손님》 프랑스판 번역자)
“운명이라는 단어를 즐겨 쓰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옆집 새끼고양이의 방문이 빈번해짐에 따라 아무래도 이 단어가 아니고서는 말할 수 없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라이데 다카시의 《고양이 손님》은 쇼와에서 헤이세이로 옮겨가는 시대를 배경으로, 글을 쓰고 다듬으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나’와 아내의 일상을, 한 마리 고양이와 인연을 매개로 그린 소설이다. 쇼와 초기에 지어진 넓은 정원이 딸린 저택의 별채를 빌려 살게 된 부부의 거처에 옆집 새끼고양이 치비가 드나들게끔 된다. 이 소설에서 치비의 첫 등장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어느 날씨 화창한 오후, 그 열린 문의 작은 틈새로 치비는 어느새 기어들어와 하얗게 빛나는 네 개의 발끝으로 반쯤 햇볕에 빛바랜 발판을 살포시 딛고 예의 바른 호기심을 온몸으로 드러내며 가난한 집 안을 조용히 둘러보고 있었다.”
치비는 변덕쟁이로, 매번 뜻밖의 행동을 한다. 우는 일은 도통 없으며 사람에게 안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아내는 “나는 공연히 껴안으려 하지 않아. 치비를 자유롭게 놀다 가게 해줄 거야”라고 말하지만, 그런 아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치비는 차츰차츰 부부의 생활 속에 깊이 들어온다. 치비만을 위한 전용 문을 만들고, 귤 상자를 전용 방으로 만들어준다. 치비를 두고 아내는 ‘친구’라고 하나, 사실 부부에게 있어 치비는 자기 마음대로 ‘손님’으로 찾아오는 친구라고밖에 할 수 없는 존재이다.
손바닥에 아름다운 구슬을 얹어놓은 듯한 소설!
―이나바 마유미(소설가)
경계와 소유. 치비가 부부에게 선사한 기쁨과 슬픔은 이 두 단어로 집약된다. 옆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인 치비는 판자 담을 넘어 부부가 빌려 살고 있는 별채로 찾아든다. 고양이에게 인간이 그어놓은 경계선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간이 그은 경계를 훌쩍 넘어 찾아오는 고양이가 귀엽지 않을 리가 없다. “동물이 자기 좋을 대로 하는 게 너무 흐뭇”하다며 치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자 했던 아내의 말은 어느샌가 “얘, 이제 우리 집 고양이 아니야?”라고 바뀌어 있다.
고양이에게 각인된다는 게 묘한 상황이지만, 아내는 옆집이 부재중에 맡아두었던 택배를 가져다주러 갔을 때 현관에서 가장 먼저 나온 게 치비라는 데 놀란다. 우는 모습을 보여준 적 없었던 치비가 길게 울며 인사를 차리는 것이었다. “그 내용은, 항상 신세를 진 것에 대한 인사라기보다 좀 더 겉치레를 차리는 것으로, 이를테면 날씨 인사나 이웃 간의 공치사였던 것 같다”라고 아내는 남편에게 알려준다. ‘우리 집 고양이’나 진배없다고 여겼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 ‘우리 집 고양이가 아니다’라는 사실이 부부에게 깊은 슬픔을 야기한다. 바람이 창문을 타고 방 안으로 들어오듯이 자연스레 찾아들었던 고양이가 두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는 그 슬픔.
갑작스런 이별이 찾아오고 새로운 집에 이사 와서 고양이를 키우게 되며 아내는 “치비가 잠이 들었던 똑같은 소파에서 꼭 닮은 목걸이를 차고 똑같은 곡옥 자세로 잠든 고양이를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내 고양이.”
그 자그마한 생물에서 인간은 수많은 것을 본다. 물론 고양이도 그렇게 수많은 것을 보고 있으리라.
시인, 소설가, 다마 미술대학 교수. 1950년 후쿠오카 기타큐슈 시에서 태어났다. 히토쓰바시 대학 사회학부를 졸업하였다. 대학 재학 중 <유리이카>에 시와 시론을 발표하며 데뷔한 후 1975년에 시 잡지 <쇼키(書紀)>를 발간하여 70년대 시적인 급진주의의 선구자로서 활동을 펼쳤다. 이후 언어의 다양한 체재가 서로 혼재하는 영역에서의 독자적인 산문 및 소설 세계를 구축해왔다. 오에 겐자부로는 그를 가리켜 ‘시 안에서 새로운 산문을 만들어내는 시인’이라 평하였다. 2009년에는 한중일 동아시아문학 포럼에 참가한 바 있다.
시집 《호두의 전의(戰意)를 위하여》로 예술선장 문부대신 신인상, 산문집 《왼손일기예언(左手日記例言)》으로 요미우리 문학상, 소설 《고양이 손님》으로 기야마 쇼헤이 문학상, 산문집 《베를린의 순간》으로 기행문학 대상, 평전 《이라코 세이하쿠》로 예술선장 문부과학대신상 및 도손 기념역정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소설 《새를 찾아서》, 시집 《집의 초록빛 섬광》 《젊은 접골사의 초상》, 평론집 《파선(破船)의 행방》 《공격의 칼끝》 《다방통행로(多方通行路)》, 산문집 《베이스볼의 시학(詩學)》 《윌리엄 블레이크의 배트》 《백구예찬(白球禮讚)》 《엽서로 도널드 에번스에게》 《산책의 그래피즘》 등이 있다. 영어로 번역된 《호두의 전의를 위하여》는 2009년에 미국에서 최우수 번역도서상(Best Translated Award)을 수상했다.
《고양이 손님》은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중국어 등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뉴욕타임스>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어린 왕자》, 《동물 농장》, 《갈매기의 꿈》, 그리고 안도현 작가의 《연어》와 함께 ‘최고의 현대 우화 5편Top Five Modern Fables’에 선정되었다.
1~29장
문고판에 부치는 글 - 번개의 위치
해설 - 치비는 프랑스의 하늘을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