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현재의 중국과 중국인을 만들었는가?
중국인이 쓴 중국사에서 그 답을 얻다
“긴 강은 거세고 도도한 물줄기로 나는 듯 흘러가는데, 책을 덮고 들으니 만 마리 말이 달리는 듯하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누가 역사를 쓸지 묻는데, 홀로 횃불을 들어 중국을 비추네.”
-저자의 시, 서문
역사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민족과 제도,
두 요소를 기준으로 들여다본 새로운 시각의 중국사
중국사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지만, 전체 전개 과정은 매우 복잡해 시대 구분조차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이것이 중국의 역사다》가 가진 장점은 우리가 중국사에 대해 느끼는 이런 일반적인 어려움 때문에 더욱 빛난다. 이 책은 단숨에 읽히면서 시대의 맥을 짚어주어 중국사를 조망하는 전체 그림을 우리 머릿속에 정확하게 잡아주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은 저자가 중국 역사의 변화와 발전을 새로운 기준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저자는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것은 두 가지 결정적 근본 요소, 즉 제도와 민족의 유전적 자질이라고 주장한다. 민족의 유전적 자질은 잠재력을 대표하고 제도는 잠재력이 발휘되는 정도를 결정하며, 국가의 발전은 이 두 가지가 누적되어 이루어진다는 얘기다.
역사적 시기를 4단계로 나누어
요순시대부터 시진핑시대를 관통한다
이 책은 중국의 장구한 역사에서 왜 어떤 시대는 흥했고, 다른 시대는 쇠퇴할 수밖에 없는지 평가할 때 지배계층을 이루던 민족과 법.제도를 중요한 잣대로 평가한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제도의 변천에 주안점을 두고, 이를 기준으로 중국사의 변화와 발전을 분석한 뒤 중국사를 새로운 네 단계로 나누었다.
즉 ‘혼돈의 시대-봉건시대-제국시대-대국의 길을 묻는 단계’로 역사의 프레임 자체를 새롭게 설정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원시사회-노예사회-봉건사회-자본주의 사회-공산주의 사회’라는 역사발전 ‘5단계론’을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이다. 역사학계에서 보편적인 기준으로 삼던 정치적 변동이나 경제 발전 단계가 아닌 법.제도를 기준으로 시대를 평하는 것이다.
저자는 시대별 제도 변화의 성격과 특성을 선명하게 보여주어 그것이 중국 역사 흐름의 깊이와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최근의 학술 연구와 고고학적 발견을 근거로 이전의 역사서를 종합하고 학술적 정확성을 추구하는 점도 잊지 않았다.
시진핑 시대 중국의 의식과 정서에
면면히 흐르는 속살을 보여주다
저자는 학술적인 목적보다 일반 독자를 위해, 그리고 각 시대에 부응하는 역사책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 책을 썼다. 그는 “좋은 역사책은 망원경이지 눈을 가리는 뜬구름이 아니다. 역사의 기원과 발전을 분석하고 전략적 시야와 역사관을 제공해야 하며, 시대의 중심이 되는 사건에 필요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또 중국을 현대화하려면 고전 문명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이 핵심 임무이며, 그중 핵심 가치 체계의 좌표는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을 밝힌다. 저자에게 중국 통사의 서술은 과거 속에서 현재의 중국을 비추기 위한 작업이며,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E.H 카의 말과 맥을 같이하는 목적성을 가진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전반적인 측면에서 중화주의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중국인의 의식과 정서에 흐르는 내면의 깊은 속살을 돌아보게 해주는 요소이자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영리하게 접근한다면, 이 책이 오랜 시간에 걸쳐 뿌리 깊게 체화된 중국과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정서, 내면을 이해하는 데 역사적 배경 지식을 제공하는 원천이 되어줄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역사다 2》
수당시대부터 현대까지
남북조가 끝난 후 300여 년 동안 수당시대가 열린다. 수나라와 당나라는 제도, 경제, 문화 각 방면에서 거의 완전히 일치해 종종 합쳐서 부른다. 이 시기에 국가는 다시 통일되고, 제국은 가장 찬란한 정오를 맞이한다. 수나라는 무리한 토목사업 등으로 단명했지만, 당나라는 수나라의 전통을 계승하고 남조의 의기소침한 기운을 바꿔, 자유분방하고 적극적인 기세로 문화예술에서 찬란한 성당의 기상을 뽐냈다. 중국 문화를 주류로 하면서도 외부 문화를 흡수해 개방적이고 융합적이며 생명력과 창의력이 가득한 문화를 만들었다. 또 상무정신을 바탕으로 100년 내내 대외적 우세를 유지했다.
당 왕조가 멸망한 뒤에 오대십국의 분열 양상이 이어지다 송나라에 의해 다시 대륙이 통일된다. 하지만 송조는 시종일관 빈곤한 운명을 면치 못했다. 이민족과 화친도 도모하기 힘들 만큼 무기력해져서 굴욕적인 조약과 뇌물로 침략을 막아 간신히 평화를 유지했을 정도다. 이처럼 무력 면에서는 뒤처졌지만 경제와 문화에서는 크게 번영했고, 이학(理學)의 흥행과 발전은 사상사 면에서도 중요한 시대였다.
송나라는 새롭게 부상한 몽골의 원나라에게 멸망함으로써 중원을 이민족에게 내준다. 원나라는 한족에 대한 강압적 통치로 일관했는데, 끊임없는 내분으로 통치체제의 혼란을 겪다가 주원장이 세운 명나라에 쓰러진다. 명나라 시기를 기점으로 유럽은 중세기를 벗어나 중국을 앞서가기 시작한다. 명나라는 말기에 토지겸병이 심각해지고 국가의 세수가 점차 감소하고 외환까지 겹쳐 농민 봉기가 일어남으로써 국가의 기운이 더욱 쇠하게 된다. 결국 금나라를 이은 청나라가 중국을 점령한다.
청나라 시기에 중국은 외부와 철저히 단절해 결국 세계사의 흐름에서 뒤처지고 강대국에 속절없이 당하게 될 운명에 처한다. 청 왕조가 망함으로써 제국시대는 종결되고 중국사는 근대화라는 대전환을 맞는다. 중화민국은 혼란과 시행착오 속에서 분열을 겪다가 일본에게 침략당한다. 국공합작으로 항일전쟁을 펼치던 중 제2차 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이 물러가자 이번에는 내전을 겪는다. 그리고 공산당이 국민당을 이김으로써 신중국, 즉 현대의 중국으로 나아간다.
이름은 왕페이린(王培霖), 자(字) 홍이. 역사학자이자 칼럼니스트, 사회활동가로 현재 상하이와 쏘저우에 거주한다. 어려서부터 역사책을 읽었으며 시안교통대학, 칭화대학에서 경제사 등을 공부하였다. 이후 장타이옌(章太炎)의 마지막 제자인 국학대사 주지하이(朱季海)와 쉬잔첸(徐戰前), 웨이자짠(魏嘉瓚) 같은 대가들을 스승으로 삼아 중국 문화유산 및 학술에 대해 연구했다. 그의 저서는 고금의 학자에게서 사상적 자원을 섭취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중국의 국운과 미래를 예측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11장 수당: 제국의 정오
12장 송: 문약한 시대
13장 세계 제국 원의 간략한 역사
14장 명: 서양의 발전, 동양의 퇴보
15장 세 번째 생존 위기: 청나라 정부 설립의 전말
16장 청 말기: 근대로 향하다
제4부 대국의 길을 묻다
17장 민국: 제도를 찾는 고난 역정
18장 일본의 중국 침략: 네 번째 생존 위기
19장 세계체제의 변천과 중국의 국운
20장 복괘(復卦), 점괘가 되돌아오다: 역사 대전환이 진행될 때
감수자의 글
부록 - 핵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