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그동안 ‘직접’ 책을 만들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왜 다시 아날로그에 관심을 가질까. 우리는 여전히 LP판과 카세트테이프를 사 모으고,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추억을 간직하고, 주말에는 직접 장을 봐 요리를 한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고 쥐고 조작하는 감각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선물한다. 그중에서도 책은 누구나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한 물건이다. 종이를 어루만지고, 칼과 자를 단단히 쥐고, 표지와 내지를 잇대 실로 단단하게 꿰매다 보면 어느새 세상에 하나뿐이 나만의 책이 완성된다. 핸드크래프트 북바인딩은 지금 여기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가장 간편하고 우아한 방법이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주말 오전, 테이블 위에 칼과 자를 올려놓고 나만의 책을 만들어보자. 완성된 모양이 이 책에 나오는 것과 달라도 상관없다. 종이를 칼로 자르고 실로 잇는 순간, 우리의 취향은 몸 밖으로 나와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무언가로 변할 것이다.
런던북아트센터, 유럽의 수많은 북아티스트가 다녀간 북바인딩의 중심지
런던북아트센터는 핸드크래프트 북바인딩에 대한 열망을 품은 런던의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영국 최초의 북아트 공방이다. 2012년 10월 영국 피시 아일랜드에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3000명이 넘는 대중을 대상으로 수많은 북바인딩 강좌를 운영했다. 센터의 공동 운영자 사이먼 구드와 요네무라 이라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며 북바인딩을 지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가장 쉽고 간편하게 책 만드는 방법 12가지를 ??메이킹 북스??에서 소개한다. 책의 초반부에는 북바인딩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와 재료, 기법 등을 설명한다. 하지만 책에 나오는 모든 것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일단 일상에 있는 도구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입문자라면 간단한 바느질과 접지만으로 만들 수 있는 쓰리홀 팸플릿이나 콘서티나(아코디언북)를 만들면 된다. 북바인딩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실과 바늘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4침 제책과 노출 제책, 양장 제책에 바로 도전해볼 수 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풍부한 사진과 친절한 설명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비와 재료의 모양은 물론이고 책 만들기 과정의 각 세부사항을 빠짐없이 사진으로 찍어 과정별로 나열했다. 또 규격·무게·결 등 종이를 고르는 방법과 북바인딩의 가장 기본 작업인 ‘대수 만드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이론과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한국의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북바인딩 전문가 신명희(꼬북스튜디오)가 본문 곳곳에 보충 설명을 달았다. 책 말미에는 다양한 북바인딩 도구나 재료를 취급하는 영국 현지의 가게 목록과 함께, 감수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직접 작성한 국내 핸드크래프트 북바인딩 관련 구매처 정보가 담겨 있다.
[메이킹 북스]는 책을 아름답고 예쁘게 꾸미는 북아트 안내서가 아니다. 북바인딩의 참 기능은 ‘책을 단단하게 엮어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실용적이고 단단한 북바인딩을 추구해온 런던북아트센터는 유럽의 정통 제책 기법에 현대적 감수성을 더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핸드크래프트 북바인딩 기법 12가지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전문가들의 안내를 따라 나만의 책을 만들다보면 일부러 무언가를 덧붙이고 치장해서 꾸미는 것보다, 책의 기본에 집중해 단순하게 물성을 구현해나가는 것이 아름다운 책을 만드는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B># 런던북아트센터가 제안하는 12가지 책 만들기
1번째 책 - 쓰리홀 팸플릿
입문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형태가 단순하고 기초적인 북바인딩
2번째 책 - 더블 팸플릿
쓰리홀 팸플릿 두 권을 이어 붙여 꿰매는 북바인딩
3번째 책 - 쌍방향 팸플릿
쓰리홀 팸플릿 두 권을 하나의 표지로 엮어 만드는 북바인딩
4번째 책 - 콘서티나
펼치면 파노라마처럼 쭉 이어지는 책으로 접지만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북바인딩
5번째 책 - 4침 제책
송곳을 사용해 책등의 접선부를 따라 책 전체를 통째로 꿰뚫어 실로 엮는 북바인딩
6번째 책 - 하드커버 4침 제책
4침 제책으로 만든 내지에 두꺼운 판지를 앞뒤로 덧대어 책의 내구성을 보강한 북바인딩
7번째 책 - 홑대수 양장 제책
한 대수짜리 내지를 따로 만들고, 그 내지 앞뒤에 천이나 두꺼운 판지를 덧대는 북바인딩
8번째 책 - 겹대수 양장 제책
여러 대수를 이어 내지를 만들고, 그 내지 앞뒤에 천이나 두꺼운 판지를 덧대는 북바인딩
9번째 책 - 사슬짜기 제책
사슬짜기 형식으로 바느질이 되어 있는 책등을 그대로 노출하는 북바인딩
10번째 책 - 프랑스식 사슬짜기 제책
크고 두꺼운 책을 바느질 할 때 사용하는 프랑스식 사슬짜기 기법을 이용해 책등을 그대로 노출하는 북바인딩
11번째 책 - 모난등 양장 제책
여러 대수로 된 내지를 앞뒤 판지와 책등으로 완전히 싸맨 뒤 책등을 네모나게 마감하는 북바인딩
12번째 책 - 둥근등 양장 제책
여러 대수로 된 내지를 앞뒤 판지와 책등으로 완전히 싸맨 뒤 책등을 둥글게 마감하는 북바인딩
2010년에 설립된 런던북아트센터London Centre for Book Arts, LCBA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북아트 공방이다. 사이먼 구드Simon Goode와 요네무라 이라Ira Yonemura가 운영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북아트를 친숙하게 느끼고 경험하도록 다양한 워크숍과 강좌를 개설해 진행하고 있다. 유럽의 수많은 예술가와 디자이너, 독립출판물 제작자가 방문했으며, 한국에서도 핸드크래프트 북바인딩을 배우기 위해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고 있다.
사이먼 구드와 요네무라 이라는 런던북아트센터를 방문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축적한 지식과 노하우를 여섯 가지 제책 방법으로 체계화해 『메이킹 북스』에 담았다. 『메이킹 북스』는 전통적인 제책 방법론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으로 책을 만드는 핸드크래프트 북바인딩 가이드북이다.
책을 읽기 전에 … 5
머리말 … 9
제책소 … 12
도구와 장비 … 20
재료 … 34
기법들 … 46
12가지 책 만들기 … 62
팸플릿(1~3번째 책) … 66
콘서티나(4번째 책) … 90
동양식 침 제책(5~6번째 책) … 106
얇은 양장 제책(7~8번째 책) … 130
노출 제책(9~10번째 책) … 150
여러 대수 양장 제책(11~12번째 책) … 172
구매처 목록 … 194
용어 … 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