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어슬렁, 그것은 삶이 펼쳐 보이는
뜻밖의 다양성에 언제든 온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의 눈부신 여유다.
너무 급하게 돌진하지 않고,
목적 없이도 얼마든지 삶을 즐길 수 있을 때
가능해지는 여행자와 산책자의 몸짓이다.
무언가를 깊이 오래 관찰한다는 것,
그것은 세상을 사랑하는 멋진 방법이자
감정의 격랑을 다스리는 훌륭한 치유의 기술이다.
매일을 여행하듯
산책하듯 꾸려가는 삶
매일을 여행하듯 산책하듯 살아간다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단 한 번밖에 열리지 않을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월간 정여울 일곱 번째 이야기 『어슬렁어슬렁』의 제목은 작가 정여울이 제일 잘하고 좋아하는 몸짓을 나타낸 의태어다. 목적지 없는 산책, 나 홀로 여행, 한낮의 몽상, 사소한 것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눈길, 적극적인 일탈…… 이 책은 마음껏 두리번거리며 우연히 맞닥뜨리는 삶의 가능성에 몸을 맡길 줄 아는 사람의 여유를 담은 에세이다.
1927년 6월, 부산을 출발해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과 미국을 1년 9개월 동안 여행한 조선 최초의 여성 화가 나혜석. 시대적 제약을 뛰어넘어 인간으로서 당당해지고 싶었던 그의 세계 여행을 통해 작가는 “꺾이지 않는 의지와 불굴의 투지, 무엇보다도 삶과 예술이 하나 되는 여행의 유토피아”를 발견한다. 또한 10년 동안 매년 한 번씩 아무리 힘들어도 꼬박꼬박 유럽 여행을 떠났던 작가는 길 위에서 얻은 깨달음과 헤아릴 수 없는 독자를 매혹시킨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이라는 여행기를 탄생시키기까지의 마음가짐과 과정들을 찬찬히 풀어놓는다. 그가 어떻게 사유하고 글을 써 내려가는지를 살피다 보면, 떠나는 데 두려움을 간직한 사람도, 글쓰기는 재능 있는 이들만 하는 행위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넌지시 자기 자신만의 여행 에세이를 써야 하는 이유와 쓰는 데 필요한 묘약을 얻게 될 것이다.
한편 이번 책의 특집인 「여울과의 만남 관계학 상담소」는 10명의 정기 구독자와 작가가 저녁 식사를 하며 가족, 상사와 동료,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나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나눈 진솔한 대화를 갈무리한 것으로서 작가의 다정한 처방은 남몰래 속앓이하는 문제를 다시 탐구할 계기를 마련한다.
붓으로 음악을 작곡하는
7월의 화가 파울 클레
월간 정여울 7월의 책 『어슬렁어슬렁』에 초대한 화가는 어릴 적부터 음악과 미술 모두에 천부적 재능을 나타내었던 파울 클레다. 화가의 길을 선택한 후에도 음악은 그의 미술 작품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는데, 이 책에서는 파울 클레 하면 떠오르는 작품뿐 아니라 낯설어서 더욱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생경한 그림들도 함께한다.
파울 클레의 그림들은 마치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천상의 음악 소리처럼 아련한 그리움을 자아낸다. 노년기의 그림들은 지병으로 인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웠던 탓에 더욱 안타까운 망설임을 담아낸다. 그는 일필휘지로 과감하게 붓질을 하는 전사형 아티스트가 아니라 신중하고 끈기 있게, 오랜 망설임 속에 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은 사랑과 배려를 담아, 붓으로 음악을 작곡하듯 캔버스를 아름다운 색채의 멜로디로 수놓았다. ― 「들어가는 말 ― 어슬렁어슬렁, 허우적허우적, 머뭇머뭇」 중에서
월간 정여울은 당신의 잃어버린 감각과
감수성을 깨우는 12개월 프로젝트입니다
2018년, 자신의 상처를 담담히 드러내면서도 따뜻한 에세이로 무수한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작가 정여울과 총 3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출판사 천년의상상이 만나 새로운 실험이자 커다란 모험을 시작한다. 12개의 우리말 의성어·의태어 아래 1년간 매달 한 권의 읽을거리가 풍성한 잡지이자 소담한 책을 내는 기획이다. 매체의 성향이나 단행본의 통일된 형식이나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작가 정여울 스스로가 하나의 주제가 되어 자유롭고 창조적인 글쓰기를 펼치고 싶다는 목마름에서 시작되었다. 지금 이 순간 작가가 고민하고 사유하는 지점을 현장감 있게 보여줄 것이며, 영화, 시, 음악, 그림, 소설 등을 소재 삼아 일상에서의 다채로운 에세이가 담길 예정이다.
책의 편집 요소 또한 흥미롭다. 매달 글과 어울리는 화가의 그림으로 책의 안팎이 꾸며지고, 2017년 올해의 출판인 디자인 부문상에 빛나는 심우진 디자이너의 의성어·의태어 레터링 작업을 통해 책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한다. 한편, 독자들과 ‘아날로그적 소통’을 꿈꾸는 작가의 마음을 담아, 책의 끄트머리에는 ‘우편 요금 수취인부담’ 엽서를 수록하였다. 그동안 작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나, 궁금한 점 등을 손글씨로 담아 보낼 수 있다. 정기구독 신청: http://imagine1000.shop.blogpay.co.kr
또한 네이버 오디오 클립 「월간 정여울: 당신의 감성을 깨우는 글쓰기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작가의 목소리로 ‘월간 정여울’의 뒷이야기와 글쓰기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http://audioclip.naver.com/channels/621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드러내며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 글쓰기·듣기·읽기·말하기 네 가지는 그를 살아가게 하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세상 속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한없이 넓고도 깊은 글을 쓰고자 한다. 일정한 틀에 매이기보다 스스로가 주제가 되어 더욱 자유롭고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은 목마름으로 ‘월간 정여울’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와 소란하지 않게, 좀 더 천천히, 아날로그적으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네이버 오디오 클립 「월간 정여울: 당신의 감성을 깨우는 글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산문집 『마음의 서재』, 심리 치유 에세이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낯섦과 헤맴에서 발견한 눈부신 순간의 기록 『내성적인 여행자』, 삶의 숨은 가능성들이 빛을 발하는 시기 『마흔에 관하여』, 인문 교양서 『헤세로 가는 길』, 『공부할 권리』 등을 출간했다.
들어가는 말 어슬렁어슬렁, 허우적허우적, 머뭇머뭇
아라비안나이트, 이야기의 힘으로 세상을 구하다
한국 최초의 여성 화가 나혜석의 세계 여행
여행 에세이, 좀 더 나 자신과 가까워지는 글쓰기
내 인생의 의자들, 공간은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는가
우리가 한눈파는 동안 스쳐 가는 세상의 아름다움
아주 작은 존재가 내는 뜻밖의 커다란 목소리
여울과의 만남 관계학 상담소
나를 가로막는 것은 오직 나뿐이었음을
내면의 괴물과 화해할 때 이루어지는 기적
정신분석과 불교, 그 공통의 언어를 찾아서
개인적 치유를 넘어 사회적 치유가 필요한 시간
접촉, 언어 이전의 원초적 언어
끝끝내 이별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
현실의 결핍을 뛰어넘는 상상의 힘
7월의 화가 파울 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