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산업화, 세계대전을 거쳐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기까지
“애증의 노동을 버텨온 회사원 연대기”
어쩌다 우리는, 눈뜬 시간의 대부분을
칸막이 안에서 보내게 되었나
‘앉아서 손만 쓰는 일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안락한 만큼 갑갑한 칸막이는 왜 생겼을까?’
‘회사에 얽매이는 우리는 노예의 명맥을 이어온 것은 아닐까?’
‘우리는 왜 그렇게 사무직원이 되길 바랐을까?’
‘집단에 소속되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없었을까?’
끝이 안 보이는 업무와 만성화된 피로, 낙 없는 삶….
칸막이 안의 시공간이 문득 아득하게 느껴질 때 사무인간들은 질문한다.
여긴 어디이고,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군가를 대체했듯, 누군가가 나를 대체할 것이라는 ‘사무인간의 숙명’은 오늘날 유난히 고달프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 여기’를 해석하는 일이 난망할 때마다 인간은 과거를 돌아보며 가야 할 길을 내어왔다. 이 책은 파피루스에 문자를 새기던 고대의 필경사로부터 ‘육체노동에 무임승차하는 존재’라는 조소를 감내해야 했던 산업화 초기의 화이트칼라를 거쳐,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버티고 과학기술에 쫓기다 이제는 인공지능과 경쟁하기에 이른 사무인간들의 분투기를 담았다.
역사의 한편에서 묵묵히 하루를 기록해온 과거의 동지들과 마주하다 보면, 당신이 ‘갇힌’ 그 자리에서도 소박한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무인간을 둘러싼 좌충우돌 세계사
검댕도 기름때도 안 묻은 채 일하는 ‘희한한’ 사람들의 역사
이 책은 사무 노동을 통해 본 세계사다. 역사, 경제, 사회, 기술의 변화에 따라 사무 노동의 의미와 입지는 계속해서 변해왔다. 그러나 ‘사무인간’은 기본적으로 늘 앉아서 무언가를 쓰는 사람들이었다. 기원전 파피루스에 글을 쓰던 사람이 있었고, 고대와 중세의 필경사들이 있었고, 산업화를 거쳐 타자기로 전보를 써 부치던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호황에 웃고 불황에 울며 공황에 내몰리기도 했다가, 급변하는 과학기술에 자리를 내주기도 하고 간신히 발을 맞추기도 하면서 오늘날 키보드로 보고서를 타이핑하는 회사원으로 변모했다.
그들이 다루는 문자가 변해왔듯 무언가를 쓰는 일의 형태도 바뀌어왔지만, 노동의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전통적인 노동자들과 달리, 허연 낯빛 아래 흰 깃을 세운 사무인간들은 언제나 ‘과연 내가 무엇을 생산하는 사람인지’ 혼란스러웠다. 그 와중에 경쟁을 부추기는 조직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지금, 여기의 우리도 밤새워 작성한 문서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지식노동’이라는 막연한 개념 속에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지 회의하고 고민한다.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과거에 비슷한 고민을 거듭하고 작은 해답을 찾아갔던 사무인간의 역사는, 오늘날 파티션 한구석에서 문득 ‘멍을 때리는’ 독자들에게 다시금 정체성을 세우고 한 걸음 더 길을 내어갈 기회를 선사해줄 것이다.
후배이기도, 동료이기도, 팀장이기도,
그리고 나 자신이기도 한 회사원 ’이사무‘,
사무인간의 현재로부터 과거를 소환하다
“엉겁결에 직장 대선배의 환송회에 따라 나온 이사무는 문득 생각에 잠겼습니다. 직장인은 정말 희망 고문을 당하는 존재일까? 왜 우리는 그렇게 사무직원이 되길 바랐을까? 직장에 들어오긴 했지만,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었을까? 직장인의 운명이란 시대만 달라졌지 사실상 노예의 명맥을 이어온 것은 아닐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마침내 이사무는 역사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일터나 퇴근 후 집에서조차 공상에 빠지기 일쑤인 ‘이사무’는 우리들이 한번쯤 해봤을 고민들을 대신해준다. 아무런 준비 없이 퇴사한 김 부장의 한탄에서 생존을 위해 운명을 개척해야만 했던 고대의 노예의 모습을 떠올리다, 노예제와 그들의 노동의 의미를 고찰해 오늘날의 직장인의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밝히는 식이다.
책의 매 꼭지를 이끌어가는 이사무는 오랜 사무직 생활을 거쳐 콘텐츠 기획사를 운영하는 저자의 직간접적 경험이 녹아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다. ‘평생 조직인’이 아니라 ‘평생 직업인’의 길을 택한 한 사무인간이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사무의 이야기는 눈앞의 일과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오늘날의 평범한 사무인간인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랜 경험에서 탄생한 인물인 이사무의 이야기는 노동의 의미, 업무 환경, 사무 기기 등, 사무인간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에서 역사 속 사건들을 길어 올린다. 말하는 사람의 입장이 우리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느낄 때 공감이 더 큰 법이다. 사무인간의 연대기를 사무인간 이사무가 들려주는 이유다.
오랜 직장생활 경험을 지적 자산 삼아 1인 기업가로 시작 해 콘텐츠 기획사를 운영 중이다. 평생 공부를 지향하며 독 서, 글쓰기를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현재 네이버 카페 〈한국지식창업협회〉를 운영하며, 1인 기업가 양성 강의, 책 쓰기 강의를 통해 조직을 벗어나도 자신만의 콘텐츠로 살아가는 방법을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사무 인간 의 모험》, 《책 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지금은 없다》,《출근 하지 않고 퇴직하지 않는 1인 지식창업》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ID ljs0916
한국지식창업협회 cafe.naver.com/caroline0
프롤로그
: 100년 후 지금의 사무인간을 추억한다면
PART 1
아주 오래된 모험: 사무인간의 역사
노예, 일의 대가는 생존뿐
문자, 사무원의 정체성
필경사, 단순 자료 입력의 시작
‘쓰기’와 ‘생각’이 결합하다
인쇄술로 폭발한 일거리와 읽을거리
타자기가 대신 써주다
넥타이, 목을 죄는 소속감
일을 해도 땀이 안 나는 사람들
동료와의 경쟁이 시작되다
파티션 속에서 공존하는 법
PART 2
먹고살기 위한 모험: 사무인간의 경제
수렵과 채집엔 정년이 없었다
농경의 시대, 소유의 시대
빛나는 경제는 누가 떠받쳤던가
로마의 길이 모두에게 통하진 않았다
울타리 속 위계
떼돈을 위해 바다를 건너다
쟁기를 버린 사람들
호황과 불황 그리고 공황
기계가 사람을 통제하기 시작하다
두 번의 세계대전, 그 후
PART 3
인정 투쟁의 모험: 사무인간의 사회
사무실의 ‘문’이 나뉘다
노동하는 자, 감독하는 자
놀라운 속도로 타자를 치는 여자들
언젠가 딛고 올라서리라
‘지식노동자’의 말 못할 애환
칸막이, 숨거나 갇히거나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노동이 아니라 ‘자신’을 판다
PART 4
기술을 쫓는 모험: 사무인간의 과학
연필과 지우개
철도가 분리한 일과 삶
전화기를 쥔 사무원
네 바퀴에 몸을 싣고
복사기에 자리를 내준 사람들
주판에서 계산기까지
컴퓨터, 사무실에 침투한 괴물체
PART 5
불안 속의 모험: 사무인간의 현실과 이상
여가는 업무의 연장이다
평범함을 꿈꾼 것은 아닌데
평생 조직인보다 평생 직업인
화이트칼라의 위기
당신은 왜 일하고 있습니까
참고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