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완역 출간!
날카로운 통찰과 정확한 명문의 대가 서머싯 몸의 대표 에세이
<인간의 굴레>, <달과 6펜스>의 작가 윌리엄 서머싯 몸의 대표 에세이 <서밍 업>이 위즈덤하우스에서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되었다. 70~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고급 영어를 공부하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원서로 읽었을 정도로 <서밍업>은 가장 표준형의 영어와 명료한 문장을 구사하는 서머싯 몸의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서머싯 몸이 64세에 쓴 문학적 회상록으로 1890년~1938년까지의 생애와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그의 어린 시절, 초기에 희곡으로 성공을 거둔 시절, 소설로의 전환기, 그리고 여행과 철학 같은 여러 가지 주제들을 망라하고 있다. 77편의 철학적인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의 글들이 문학과 예술, 극장과 희곡, 글쓰기, 형이상학, 그의 성공적인 긴 생애 동안 만났던 흥미로운 사람들에 관한 서머싯 몸 특유의 독특하고 매혹적인 견해와 신념을 담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고백적인 특징 때문에 자서전 같지 않은 자서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은 기억에 남을 인상적인 문장들로 가득하다.
“인생은 통속적이고,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인생이다!”
글쓰기를 통해 인생의 패턴을 완성하고 싶었던 한 작가의 인생론
<서밍업>은 몸이 64세가 되던 해인 1938년에 발표한 책으로, 생애 만년에 도달하여 일종의 문학적 자서전으로 집필한 것이다. 몸은 이 책에서 인생의 패턴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자신은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며 살았고 그래서 늘 미래를 예측하기를 바랐는데, 그 예측의 기준이라는 뜻으로 이 말을 썼다. 서머싯 몸은 서두에서 그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인생의 질문들에 대하여 일거에 시원하게 답변해주는 한 권의 책을 찾는다고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인생의 패턴이란 곧 그의 인생에서 생겨난 모든 고뇌와 질문에 관한 대답을 정연하게 분류해놓은 한 권의 책 같은 것이 되는데, 그 책에 들어간 스토리를 『서밍업』에서 요약해보겠다는 뜻이다.
이 책을 구성하는 스토리는 대략 네 가지로 1~29장은 문장론, 30~42장은 연극론, 43~62장은 소설론, 63~77장은 인생론이다.
먼저 문장론에서 몸은 당대에 화려한 문장으로 유명했던 월터 페이터나 존 러스킨의 수식 많고 복잡한 문장을 아무리 흉내 내려고 해도 잘 되지 않자, 결국 평범한 사람의 글쓰기에 착안하여 자신이 소망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실천할 수 있는 글쓰기를 하게 됐다면서 그 요령으로 첫째 명석함, 둘째 단순함, 셋째 좋은 소리를 들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고루 갖춘 문장은 결과적으로 힘을 하나도 들이지 않고 쓴 자연스러운 문장의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연극론에서는 몸이 대중적인 드라마를 쓰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돈 되는 희곡만 쓴다고 해서 돈의 신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남자라는 비난을 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이 결코 돈만 밝히는 사람은 아니고, 결국에는 드라마 공연과 관련하여 연출가와 뜻이 맞지 않아 연극계를 떠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세 번째 소설론에서는 자신이 당대의 모더니스트 작가들이나 좌파 작가들보다 더 평가받지 못하는 것을 은근히 한탄하면서, 예술은 날것 그대로의 소재나 기발한 실험으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창조 정신이 스며들어 있어야 하는데 오늘날의 소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한다.
마지막으로 인생론에서는 세상의 악을 구제하지 못하는 신에 대하여 회의를 품고 결국 무신론자가 된 경위를 적으면서, 인생의 보람은 결국 진선미인데 그중에서도 선이 가장 좋다고 말하면서 책을 끝맺는다.
서머싯 몸이 이 글을 쓴 시대는 20세기 초이지만, 특유의 명료한 문장과 예리한 시선으로 풀어낸 문학과 예술,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에도 충분히 유효한 통찰로 빛난다. 다소 주관적인 견해와 완고함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으나, 완벽한 문장과 스토리로 인생의 패턴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대작가의 신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187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10세 때 양친을 잃고 목사인 백부 집에서 성장한 몸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런던의 성 토머스 의학교에 입학하여 의사면허를 취득하지만, 작가를 지망하여 10년간 파리에서 가난한 생활을 했으며 1897년 첫 소설 「챔버드 구의 라이자」를 발표했다. 첫 번째 희곡이었던 <덕망 있는 사람A Man of Honour>(1903)을 시작으로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까지 일련의 성공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내놓았다. 1921년 ‘남태평양 제도의 작은 이야기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나뭇잎의 하늘거림The Trembling of a Leaf>을 출간하면서 단편 작가로서도 명성을 쌓았고, 이후로도 10권이 넘는 단편선집을 더 출간했다. 지은 책으로는 <돈 페르난도Don Fernando>(1935)를 비롯한 기행문들, <서밍업>(1938)과 <작가노트A Writer’s Notebook>(1949)를 비롯한 자전적 에세이들과 평론들을 남겼다. <인간의 굴레Of Human Bondage>(1915)와 <달과 6펜스The Moon and Sixpence>(1919) 같은 작품은 그에게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서머싯 몸은 1927년 남부 프랑스에 정착했으며, 그곳에서 1965년 사망할 때까지 살았다.
― 문장에 대하여 …… 007
― 연극에 대하여 …… 135
― 소설에 대하여 …… 203
― 인생에 대하여 …… 297
‣ 서머싯 몸 연보 …… 391
‣ 옮긴이의 말 …… 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