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보는 see의 영역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는 look, 세심하고 주의 깊게 관찰하는 watch,
마지막으로 감동 받기 위해 음미하고 감상하는 appreciation까지의 단계를 잊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전문가 못지않은 심미안을 가지게 될 것이다.
“황금색 장식의 화려함 속에 드리워진 죽음의 공포와 잔인함 그리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관능과 쾌락이 섞여 있는 클림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왠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기분이 상쾌하지 않아. 하지만 그 어색함이 오히려 존재를 자각하게 하는 측면이 있거든. 태어나는 순간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끊임없이 번식행위를 갈망하고 있는지도 몰라.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이미지인 셈이지. 결론적으로 저 작품의 배경에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에로스(쾌락 원칙)와 타나토스(죽음 충동)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주장한 논제와 깊은 관련이 있어.”
“왜요? 내가 정면으로 그대를 쳐다보니까 부담스러운가요? 호호.”
올랭피아 속의 벗은 여자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미숙에게 이야기를 하는 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그렇게 어리둥절할 필요 없어요. 내가 전시될 당시 모두 당신 같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지요. 나는 <풀밭 위에 점심식사>가 완성 된 지 2년 뒤에 그려졌는데, 파리의 살롱 전에 출품된 나를 보기 위해 엄청난 관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어요. 관객의 대부분이 남자였던 당시엔 나를 혐오와 분노의 시선으로 쳐다보았어요. 심지어 신문 기사에는 임산부와 노약자는 마네의 <올랭피아>를 보지 말라는 비아냥의 기사도 실렸지요.”
그림 속의 주인공은 마치 노출증에 걸린 여자처럼 의미심장한 미소까지 지어가며 당당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 와중에도 도도한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4차원의 세계는 미지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교양의 문이 열리는 그 순간 존재한다. 이 책을 통하여 문자로는 전할 수 없는 이미지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길 바란다.
1967년 서울 출생,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서 사진으로 석, 박사를 취득하고 영국 Kingston university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하였다. 사진 개인전 7회 및 다수의 그룹전. 2017년 현재 영산대학교 창조융합소프트웨어대학 소속 교수로 있다.
들어가는 말
1 구스타프 클림트
2 에두아르 마네
3 에드바르드 뭉크
4 아! 르네상스 - 레오나드로 다빈치
5 아! 르네상스 - 미켈란젤로, 보티첼리
6 아! 르네상스 - 티치아노
7 아! 르네상스 - 틴토레토, 미켈란젤로
8 아! 르네상스 - 라파엘로
9 피렌체 이외의 르네상스 화가들
10 매너리즘 시대 - 파르미자니노
11 매너리즘 - 브론치노
12 매너리즘 - 엘 그레코
13 바로크 시대 - 카라바조
14 바로크 시대 - 루벤스, 벨라스케스
15 바로크 시대 - 렘브란트
16 바로크 시대 - 요하네스 베르메르
17 로코코 시대 - 와토, 부셰, 프라고나르
18 신고전주의 - 다비드, 앵그르
19 낭만주의 - 제리코, 드라크루아
20 프란시스 고야
21 월리엄 터너 / 사실주의, 구스타프 쿠르베
22 사실주의 - 밀레 / 인상파 - 고흐, 마네
23 인상파 - 르누아르, 모네
24 후기 인상파 - 고갱, 세잔
25 현대미술의 시작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