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는 시시콜콜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하게 느낄만한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다. 취업, 연애, 인간관계…. 이미 사람들이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고로쇠 단물 빼먹듯 다 빼먹은 종목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하지만 그게 다라면, 제목처럼 ‘센스’는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취업에 성공한지 어언 삼 년 반이 지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건 평생 못할 짓이니 “낙타가 사막에 낙타났다.”라고 바꾸는 건 어떨까? 이런 언어유희가 내가 말하고 싶은 센스인 걸까? 음. 주변인들로부터 간담이 서늘한 시선을 받을 것이다.” - 23p
눈치챘는가?
이 책은 ‘아재개그’ 범벅이다.
한 장에 한 번은 나오는 이 아재개그. 어쩌면 시시할 수도,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아재개그가 대세라고 하지 않던가? 시시콜콜한 가운데서도 저자의 유머는 책의 센스를 더한다. 허탈하기도 하면서도 은근한 매력이 있는 유머는 미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취향에 맞는 독자라면 배꼽 달아나도록 방바닥에서 구를 수도 있으리라. 이 책에서 잘 배워 어디선가 써먹는 법도 추천한다. 성공은 보장할 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 책의 ‘센스’가 부족하다. 조미료만으로 간을 한 것처럼 이 책을 온전히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진한 맛이 없다. 아재개그만 잔뜩 있다면 책이 그저 가볍기만 한 것, ‘센스’로는 자격 박탈 아닐까?
유머도 그렇지만, 사실 책을 진국으로 만들어내는 요소는 무엇보다도 저자의 일상 관찰력에 있다.
저자는 시시콜콜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잘 잡아낸다. 소개팅 주선에서 있었던 이야기, 어느 떡볶이집에서 본 센스 있는 광경 등 다분히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어떻게 센스 있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가, 사람을 대할 수 있는가?’에 대해 배우며, 이를 책에서 앞서 말한 아재개그와 함께 유쾌하게 잘 버무려 진상한다.
“여기 내가 계속해서 강조한 센.스.가 있다. 센스=배려라고 앞에서 말한 적이 있다. 길을 걷다가 광고판이 넘어져 있으면 올려놓기, 전단을 나눠주시는 아주머니의 손이 무안하지 않게 광고지 받기, 놀이동산에서 길을 잃은 아이를 관리소에 데려다주는 등의 행동 등등 남을 위한 배려는 결국 나의 인격으로 돌아온다.” - 119p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는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센스’의 핵심은 크게 특별하지 않지만,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할 만한 것이다. 주위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남을 배려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 이것이 바로 <센스>를 ‘센스’ 있게 만들어주는 저자의 메시지다. 시시콜콜하지만, 시시콜콜하기에 더욱 친숙하고 진한 맛이 책에서 느껴진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그 속에서 배운 점이 나 자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는,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저자의 진심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란다.
머릿속이 말장난 칠 생각으로 가득 차 있지만 세상 진지한 30대 남자.
패션에 대한 열정으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럽여행을 떠나 현재 유랑 중(2017년 3월 기준).
1장 센스로 취업하라
2장 센스로 연애하라
3장 센스로 관계하라
4장 센스로 물들어라